매거진 Beer Speak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는 성공이었을까?

by 고첼

https://brunch.co.kr/@gochall/28

제주맥주 팝업스토어 시작 즈음에 주주로서 비평글을 썼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팝업스토어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평가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월 24일을 기점으로 제주맥주의 연남동 팝업스토어가 약 한 달여간의 팝업스토어 운영을 하고 성황리에 마감했다.

팝업스토어 기간 동안 날씨가 무척 좋았다. 비가 오는 날도 거의 없었고 습도도 낮아서 야외에서 맥주를 마시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연트럴 파크라고 불리는 연남동 공원에는 좋은 날씨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그 중심에는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가 있었다. 팝업스토어 운영기간 동안 연남동 주변은 제주맥주의 브랜드 컬러인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이나 소비자 경험 측면에서는 두말할 것 없이 성공적으로 보였다. 심지어 맥주에 관심이 1도 없는 나의 누이 조차도 제주맥주를 언급했고, 평소 연락이 없던 지인에게서 조차 내가 제주맥주 투자를 한 사실을 기억하곤 돈 벌었겠다고 부러워하는 연락이 왔을 정도였다. 그렇다면 과연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는 성공적이었을까?

이슈라이징 (화제몰이) 측면에서는 무조건 성공적….


어떤 맥주 브랜드 팝업스토어도 이 정도 이슈를 시키지는 못 했다고 확신한다.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는 결론적으로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팝업스토어의 결과로 제주맥주 이름 넉자 정도는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영리한 제주맥주의 마케팅팀은 공간을 확장시켰다.


제주맥주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연남동 주변 지역을 타깃으로 삼지 않았다. 주요 서울지역 노선버스를 통해서 효율적인 외부 광고를 함으로써 사실상 대규모 홍보를 했다.

음.. 저 해녀분 광고모델료 얼마 받았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는 광고였다.

또한 팝업스토어 공간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럿 업장들과 제주맥주 협업 스토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심지어 고객들에게 피크닉 세트를 무료로 나누어 줌으로써 영업 공간을 연남동 공원 전체로 확장을 시켰다. 이 피크닉 세트는 등받이 의자와 돗자리까지 있어서 야외 공원에서 제주맥주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줬다. 다시 말해서, 고객 수용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영업장의 테이블 수와 용적을 무한대(한계가 없는)로 늘려준 것이다. 이 아이템으로 인해서 내가 우려했던 고객의 한정적인 수용과 매출을 말끔하게 해결시켜주었다. 그로 인해서 제주맥주는 팝업스토에 투자했던 마케팅 비용을 기분 좋게 회수했을 것이다. 하지만 피크닉 세트는 양날의 검이었다. 제주맥주가 예상했을지 안 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로 인해서, 연남동 지역과 마포구는 많은 피해를 보았다.

피크닉 세트라는 아이템 자체는 기발하고 너무 좋다.

우선 피크닉 세트는 연남동 공원을 술판으로 만들어버렸다. 다수의 시민들이 쉬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공공시설을 사기업의 영업장으로, 그것도 술을 마시는 공간으로 만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곳은 미성년자도 쉴 수 있어야 하는 곳이다. 그리고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편안히 쉬어야 할 권리도 있다. 하지만 제주맥주의 팝업스토어 때문에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서 공원은 쓰레기와 고성방가 그리고 취객들로 넘쳐났다. 그로 인해서 무엇보다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이 큰 피해를 받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크게 보면, 이런 사건을 조장했다는 제주맥주의 브랜드도 좋은 이미지를 갖지 못하게 했다. 야외에서 맥주를 퍼 마시며 취하는 문화가 제주도의 이미지는 아니지 않은가? 제주도의 청량함과 편안함을 주고 싶다는 제주맥주의 가치와 너무나 상반되는 행위를 조장했다는데 이의가 없을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제주맥주 팝업스토어의 원래 영업장이었던 카페는 마포구로부터 불법 영업으로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제주맥주의 영업 방식이 불법이라는 결론이었다. 때문에 뉴스에도 오르내리고 적지 않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었다.

음주 청정 지역은 개뿔...



물론 제주맥주가 의도적으로 이런 부정적인 이슈를 만들었을 리는 없다. 하지만 욕심을 과도하게 부렸다는 것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조금 더 브랜드를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주맥주를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과해서 컨트롤할 수 있는 수용 범위를 벗어났다.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 이것이 핵심이다. 제주맥주가 이번 팝업스토어로 얼마를 벌었고 어떤 이슈를 만들었고 얼마나 브랜드 인지도를 쌓았는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소비자를 염두하는 기업이라면 적어도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자아냈는가 분명하게 생각하고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고 멋스러운 브랜드와 마케팅만 생각하는 기업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수제 맥주의 문화가 올바르게 정착하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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