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 별 모양이 브랜드의 메인 엠블럼이다.
그렇습니다. 이 밖에도 최근에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인도네시아의 국민 맥주 ‘빈땅’ 영국의 ‘뉴캐슬 브라운’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오키나와 맥주라는 이름으로 수입되는 ‘오리온’ 맥주도 별을 심볼로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들입니다.
맥주 로고에 유독 별 모양이 많이 사용되는 느낌 안 드시나요?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느낌이 아닙니다. 많은 맥주 브랜드들이 별 모양을 사랑하는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 혹시 아셨나요? 오늘은 맥주와 별 모양의 연관성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양조사의 별에 관한 별별 썰
맥주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가장 손쉽게 빚어 마셨던 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를 빚을 때마다 같은 맛을 내거나 음용 가능한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일은 우연에 가까웠습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선 맥주에 대한 간단한 상식이 필요합니다.
맥주의 주재료는 맥아(보리), 홉, 물, 그리고 효모입니다. 이 네 가지 최소 단위 재료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서, 우리가 흔히 마시는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맥주의 알콜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효모(미생물 균) 덕분입니다. 효모는 보리를 맥주로 변신(화학작용)시키는 마법같은 일을 관장하는 재료입니다.
그런데 동일한 재료와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로 맥주를 빚는다 해도, 과거에는 온도나 습도 그리고 공기중에 떠다니는 미생물 균까지 통제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발효 중에 맥주가 부패하거나, 발효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알코올이 생성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습니다.
그래서 맥주가 맛있게 만들어지는 것은 오랫동안 신의 영역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맥주 효모를 배양해서 사용하기 이전에는 공기중에 떠다니던 야생 효모균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발효가 되었기 때문에 먼 옛날, 양조사들은 맥주가 발효되는 과학적인 이유를 알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맥주가 망하면, 양조사들은 사탄이나 악마와 같은 미지의 무언가가 맥주에 저주를 부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대로 맥주가 맛 좋게 만들어지면 신의 축복과 가호 덕분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양조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맥주를 악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육각별, 헥사그램을 사용했습니다.
헥사그램은 역사적으로 가호, 균형, 오컬트, 악마 등 다양한 심볼로 사용됐습니다. 특히 중세시대 연금술사에게 이 별 문양은 만물의 조화를 뜻했습니다.
위로 솟아 오르는 속성의 불과 공기를 남성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향하는 속성의 물과 땅은 여성, 그리고 이 둘을 맞물려 표현한 헥사그램을 만물의 완벽한 균형과 평화를 상징하는 인장으로 사용했습니다. 또한 헥사그램은 종교적인 의미에서 천사나 신의 수호와 가호를 뜻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양조사들도 맥주를 담글 때 모든 재료가 조화롭게 융합 되고 악마의 저주를 막기 위해서 연금술사의 별을 인용한 것입니다. 당시에 양조사는 헥사그램 액세서리를 맥주 위에 걸어 놓고 주문을 읊조리면서 맥주를 빚는다거나, 발효와 숙성을 하는 드럼통(케그)에 육각별을 그려 넣어서 부정한 기운으로부터 자신의 맥주를 보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실, 중세시대에는 연금술사, 수도승, 양조사는 뚜렷한 경계로 나뉘어진 직업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엔 엘리트였던 수도승이 연금술을 공부했고 맥주를 만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한 발상을 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그리고 수세기가 지난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도 유럽과 미국의 대다수 맥주 양조사들은 그들의 선조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만든 맥주 케그에 당연한 의식과 유행처럼 헥사그램을 그려 넣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 그려진 별은 중세시대 양조사들처럼 미지의 것으로부터 맥주를 보호한다는 순진한 의도는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대신에 자신들의 맥주가 다른 양조사들의 맥주에 비해서 부정한 어떠한 이물질도 첨가하지 않은 순수하고 깨끗한 맥주임을 나태 내는 품질보증 마크에 가까웠습니다. 이러한 표식의 발전이 브랜드 로고의 발달로 이어졌고 따라서 별 모양이 그려진 맥주는 좋은 품질을 의미하는 일종의 브랜드로 발전한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다양한 맥주 브랜드가 별 모양을 자신의 심볼로 삼은 것은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썰~이 있습니다.
다윗의 별을 들어 보셨나요? 고대 유대인의 왕 다윗이 최초로 헥사그램을 만든 주인공이라는 전설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후손인 이스라엘의 국기에도 육각별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근대에 들어서 사람들은 양조사들이 사용하는 육각별이 유대인의 왕, 다윗의 별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맥주의 많은 비법이 유대인들에 의해서 개발 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게 되었죠. 하지만 이 둘의 의미마저 같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고대 유대인의 왕이었던 다윗이 만들었다고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 다윗의 별은 사실 양조사의 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이는 마치 불교의 ‘만자’와 나치의 문양이 닮았지만 전혀 상관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헥사그램은 역사적으로 전세계에 걸쳐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봉건제도 시대에는 헥사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했습니다. 그 사용 중에는 당연히 맥주와 관련된 것도 있습니다.
당시엔 각 가정에서 맥주를 양조하거나 숙박업을 하는 것이 합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집에서 맥주가 완성되면 이웃이나 여행객들에게 이용이 가능하다는 표식으로 헥사그램을 집 문 앞에다 걸어 두었습니다. 그러면 숙박과 음식 그리고 맥주가 필요한 사람들은 그 사인을 보고 각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 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론, 유태인이 유럽 양조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양조사들이 다윗의 별을 사용하지 않았냐는 의견도 있긴 합니다. 그러나 유태인은 유럽 양조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맥주의 재료 중 하나인 홉 생산이나 소매 업무를 주로 담당했습니다. 그러므로 유태인들이 유럽의 양조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양조사들이 다윗의 별을 사용했다는 논리는 적절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해는 단순히 오해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독일 나치시대에는 양조의 표식으로 이 별 문양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 또한 양조사가 사용하는 별이 다윗의 별이라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치 패망 후에, 이 별의 의미는 나치 패망을 축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같은 모양 때문에 양조사의 별이 유태인 다윗의 별로 종종 오해 받기도 했으며, 양조사가 사용하는 별의 의미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지녀왔습니다.
여담이지만 역사적으로 밝혀진 사실을 하나 말씀 드리자면, 다윗이 이 헥사그램을 최초로 만들었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증명됐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이나 고대 문서에서는 다윗의 별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중동과 아프리카 심지어 중국에서는 다윗 이전 시대에서 이 문양을 언급한 문서가 꽤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Shield of David’라는 용어는 1300년대, 한 스페인 신비주의자의 저서에서 언급된 것이 최초였습니다.
지금까지 현대 맥주 브랜드의 심볼 중 유독 별모양이 많은 이유와 양조사의 별의 유례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로 별 모양을 브랜드 심볼로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를 알아보고 그 브랜드에 얽힌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참고문헌
www.brewingmuseum.org
www.beerhistory.com/library/holdings/brewerstar.shtml
theuijunkie.com/heineken-red-star/
wikipi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