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마셔야 제대로 맛이 나지
주변 지인들과 술자리를 종종 가지다 보면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맥주를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편견이 생긴다. 남녀 모두 술을 즐긴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맥주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안타깝다.
그래서 맥주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마다 그들에게 맥주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종종 묻곤 하는데 재미있게도 남자와 여자가 맥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서로 사뭇 다르다.
남자들이 맥주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의 절반은 허세에 가깝다.
1. 맥주는 술 같지가 않아서 먹어도 취하질 않아~
2. 배만 부르고 취하지도 않는 거 돈 아깝게 뭐더러 마시냐?
3. 소주 빨기 전 입가심 용 아니야?
등등. 내 주변 남자 사람들은 ‘술=취하는 용도’로 생각하는 무식한 녀석들이 주변에 상당히 많다.
반면에 여자들의 답변은 조금 더 디테일하고 취함과 조금 동떨어져 있다.
1. 맥주가 쓰다. 써서 맛이 없다.
2. 맥주는 너무 배가 부르다.
3. 맥주 마실 때 목이 너무 따갑다.
4. 화장실을 자주 다녀와야 해서 불편하다.
등등. 여성들의 답변은 단순히 술=알코올이 아니다.
그녀들에게 맥주는 복합적으로 불편한 주종인 것이었다.
내 여자 주당 지인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한다.
“쏘맥은 좋지만 ‘쌩’ 맥주는 싫다. 쏘맥은 탄산감이 줄어들어서 목 넘김도 부드럽고 맛도 달달하다. 그래서인지 배가 너무 부르거나 지나치게 목이 따갑지도 않다. 그래서 그냥 맥주보다 쏘맥을 선호한다”
나는 그녀의 설명을 듣고 왜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남성들에 비해서 맥주를 선호하지 않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내 가설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 후로 맥주를 마실 때마다 지인을 포함해 주변에 여자들이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해 왔다.
그 결과 여자와 남자에 상관없이 맥주의 음용 방법에 따라서 맥주 맛의 진실이 충분히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맥주를 쓰고 맛없다고 느끼는 이유
대부분의 여성들은 외출할 때, 그리고 수시로 립스틱을 바른다. 그래서 맥주잔이 입에 닿을 때 립스틱 자국이 묻는 것을 신경 쓴 나머지 대부분의 여성들이 올바르지 못한 맥주 음용 방식을 택하곤 한다. 그리고 이 잘못된 맥주 음용법은 목구멍이 작거나 물을 꿀떡꿀떡 넘기지 못하는 남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맥주가 맛이 없다고 느끼게 만든다.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올바른 음용법
우리는 보통 맥주 광고의 모델이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맥주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광고 속 모델은 맥주컵과 목의 각도가 약 120도 정도가 되게 끔(적어도 90도 정도는 돼야 한다.) 고개를 젖혀서 마신다. 이렇게 맥주를 마시면 중력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맥주가 목구멍으로 꿀떡~꿀떡~ 넘어가게 된다.
맥주 거품에는 맥주의 쓴맛을 내는 홉 (Hop)이라는 재료가 가득하기 때문에 이런 음용법으로 맥주를 마시면 맛이 없을 수밖에 없다.
또한 맥주 거품은 맥주를 산소로부터 보호하는 병뚜껑 같은 역할을 하는데, 거품을 먼저 홀짝임으로써 맥주의 보호막을 없애면 맥주는 공기 즉, 산소로부터 무방비 상태가 된다. 그러면 맥주의 산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맥주 맛이 시큼 씁쓰름하게 변질된다. 그래서 이런 음용법으로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맥주는 맛이 없다고 쉽게 선입견을 갖는 것이다.
◆맥주는 배가 부르고 목이 따갑고 화장실을 자주 다녀와야 해서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진짜 이유
일반적으로 맥주에 대한 오해가 너무 많이 있다. 그중,
맥주를 마시면 배가 부르고 목이 따갑고 화장실을 자주 다녀오게 만든다.
는 속설이 대표적인데,
하지만 이런 오해는 거의 대부분
맞다.
이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이 하나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중력의 아버지 뉴턴의 진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최대한 빠르고 맛있게 많이! 꿀떡꿀떡 마시는 것이다. 그러면 알코올이 체내로 빠르게 흡수돼서 몸의 감각이 무뎌진다. 그래서 배가 부르고 목이 따갑고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포함해 모든 감각이 둔해진다.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면 1시간 동안, 평균 3.3회 정도 화장실을 다녀오게 된다. 그다음부터는 적어도 배가 부른 느낌은 확실히 덜하다.
이것이 비법이다!
오늘의 교훈.
-뉴턴은 위대하다. 그리고 맥주는 맛있다!!-
-맥주 맛을 탓하기 전에 네 음용법을 확인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