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소심인' 리뷰

by 고첼

브런치를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브런치 셀럽들과 SNS 친구가 되곤 한다. (브런치의 순기능)

그중 최근 브런치의 힙스터, 애프터모멘트 크리에이티브 랩의 대표이자, 디자이너 사용설명서의 저자이기도 한 박창선 님 과도 최근에 페친이 되었다. 물론 그는 나의 존재를 몰랐지만, 나는 그의 존재를 익히, 너무도, 대단히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친구 추가’ 버튼에 살포시 나의 지문을 얹혔다.


그리고 얼마 후, 감사하게도 박창선 님의 ‘수락’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브런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로서 나에겐 그가 골 D로져 고, 스티브 잡스나 마찬가지다.

아이돌,

동일하게 활동하는 플랫폼 상에서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정점에 오른 남자.


그런 그가 오프라인 행사에 연사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장소는 책 리뷰 유튜버 '책일찌라'님이 운영하는 카페, 합정동 찌라살롱.


그때까지 미디어 힙스타들을 만날 생각 외에는 행사의 주제가 뭔지 어떤 연사들이 나오는지 그닥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시간에 맞춰 행사에 참여했고 자리를 잡았다. 이내 연사들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KakaoTalk_20180918_165725225.jpg 톰빌리의 소심한 대표님, 소심함의 정석을 설명 중.

첫 번째 연사, 향수 브랜드 톰빌리 대표님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녀는 자신처럼 소심한 사람이 어떻게 한 회사의 대표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이번 토크콘서트의 주제와 나는 월요일에서 금요일만큼이나 까마득히 먼 이야기구나.'


그렇게 나는 어디 여긴 누구를 시전하고 있다 보니 어느덧, 왕고래님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그 역시 브런치 작가이자, 심리학 전공을 했으며, '소심해서 좋다'의 저자이다.

그 역시 소위 말하는 '소심한' 사람이라고 자백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책 제목처럼 소심한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또한 소심한 사람들의 강점과 그들의 내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성향의 사람을 소심인, 그와 반대되는 성향을 대범인으로 가정한다.


"소심인과 대범인이 아주 멋진 풍경이나 경치를 동시에 봤을 때, 그 둘의 표현이 어떻게 다를까요?"

[당신은 어떤 반응을 하나요?]


'멋진 풍경을 보면 당연히 감탄할 것이고, 자신의 감동을 옆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 말을 걸거나 감탄사를 연발하지. 누. 구. 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누구나 나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옆 사람이 나처럼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감정이 없거나,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하지만 왕고래 작가의 대답은 나의 예상 또는 그동안의 선입견과는 전혀 달랐다.


나처럼 외향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은 멋진 풍경을 봤을 때, 내가 언제나 그런 것처럼 감탄사를 입 밖으로 내뱉으며 주변 사람에게 공감을 요구한다고 한다. 맞다. 나는 항상 그런다.


반대로 내성적인 사람, 즉 표현상 소심인이 표현을 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의 내면에서 대범인의 감동만큼을 느끼고 있는 중일뿐 결코 감정이 무디거나 표현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런 사람이 경치를 보고 탄성을 내 뱉는다면 대범인의 그것에 비해 훨씬 강렬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고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그들이 나만큼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는 교만. 부끄러웠다.


일상에서 겪는 부당한 대우에 당당하게 반박하지 못하는 사람,

초면인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사람,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나는 소심하다고 여기며 나와 다른 그들을 공감하지 못할뿐더러, 답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더 큰 불화를 만들고 싶지 않은 평화주의자라서 반박을 하지 않는 것이고,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편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이 단순히 즐겁지 않을 수 있고, [내가 맥주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맥주를 좋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기보다 타인의 의사를 더욱 존중하는 사람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이런 성격은 소심이라는 단어로 평가절하할 수 없겠고 생각했다.

그래서 왕고래님의 이야기를 듣고 '소심함'이란 단어를 다시 정의해 보기로 했다.


'소심인'

小心 = 마음이 작다.


스스로의 마음이 너무 작아서 자신의 마음 상태를 보기 힘들거나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

가령,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거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작고,

베푸려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


이런 사람을 소심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의미있는 토크콘서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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