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트립 후기
제 필명은 고첼 Go Challenge의 줄임 말이죠. 평생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살겠다며 고첼이란 좌우명을 좌심방 우심실에 문신처럼 새긴 것입니다. 는 개뿔 그냥 브런치 활동하면서 (a.k.a) 필명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별생각 없이 우사인볼트 100미터 기록 정도로 순식간에 생각해 낸 이름입니다.
그래도 이왕 제가 지은 필명인데 이름처럼 살면 좋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올해는 어떤 도전을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미 결혼이라는 인생 끝판 보스 급 도전에 첫 발을 디딘 한 해이니 재미있고 생산적인 활동을 생각했습니다.
그거슨 바로!!! 에어비앤비 트립
신혼 여행을 유럽으로 다녀왔는데 거기서 현지인들이 데려가 주는 로컬 맛집이나 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상 했었죠. 그런 생각 덕분에 에어비앤비 트립의 호스트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주제는 무엇이냐!!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다른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외국인 관광객들은 잘 모를 한국의 뽕 맛 짙은 곳들을 데려가서 같이 술이나 마시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술 마시면 영어가 조큼 늘그든요.
우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결심을 한 자리에서 곧바로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 신청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네... 그렇게 약 1시간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귀찮고 공기청정기 필터마냥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더군요. 그래도 저는 해냈습니다. 짧은 영어를 영혼까지 끌어 모아 호스트 등록을 마무리하고 기다렸습니다. 내 첫 트립의 몰모트 쥐가 되어 줄 게스트님들을요.
참.. 신기하게도 5명이나 되는 분들이 신청을 해주시더라구요. 물론 호스트 등록을 하자마자 신청한 것은 아닌데 한 분이 신청을 하니까 쭉쭉 신청을 해주시더라구요. 러시아 커플과 영국인 초 훈남 그리고 베트남계 호주인 한 분 그리고 한국인 여성분. 그렇게 우리는 4월 5일 식목일<식사를 목까지 채우는 날>을 맞이해서 트립을 떠났습니다.
이번 트립의 모임 장소는 을지로3가역. 저는 첫 번째 코스로 한국의 미세먼지에 답답했을 그들의 목구멍을 한국 참 맥주로 촉촉이 씻어 주기로 했습니다. 바로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서 말이죠!! 맥주의 성지죠. 저는 뮌헨호프에 좋은 기억이 있어서 오비베어 보다 뮌헨호프를 선택했습니다. 4시에 모여서 맥주와 노가리를 시켜 놓고 어색한 침묵을 타계해 보려는 전략적 사고가 곁들여진 첫 코스였죠.
우선 앉자마자 시킨 적도 없는 맥주가 사람 수대로 나오는 초스피드 원격 주문 시스템에 다들 놀라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맥주가 나오지 않았다면 어색한 침묵 때문에 질식사 하기 일보 직전이었거든요. 맥주가 한두 잔 들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영국인 훈남 친구는 중국에 사는데 휴가차 한국에 왔다. 러시아 커플은 남친이 스타크래프 광팬이라서 경기를 보러왔다. 호주 친구는 그냥 여행을 좋아해서 와봤다." 전형적인 외국인 관광객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찾은 두 번째 집, 바로 원조녹두 이곳은 전집인데 외국인 친구들에게 막걸리와 소맥의 참맛을 보여주러 왔습니다. 생각보다 다들 젓가락질에 능숙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젓가락을 서로 부딪혀서 쏘맥에 크리미한 거품을 만들었을 때 그들은 제 젓가락을 해리포터 마법봉 보듯 하는 눈치였죠. 특히 해리포터의 본고장 영국인 형님이 특히 저를 경외감 넘치게 쳐다 보더라구요.
그렇게 기름진 전과 막걸리 쏘맥 콤보를 먹였더니 우리는 위아더월드가 되었죠. 정말 마지막 코스로 원조녹두 앞 을지로 힙스터들의 성지 "신도시"로 안내하고 공식적인 일정을 마쳤습니다.
총정리: 트립 어려움. 콘텐츠 부재. 외국인 관광객들과 술마시는 게 쉬운 게 아님. 7천500원이었으니까 망정이지 이런 프로그램으로 대접하면 막판에 때릴지도 모를 것 같은 위협 감지함. 이 친구들 착함 나한테 좋았다는 리뷰도 써줬음. 가격을 올리려면 좀 더 철저한 기획이 필요할 것 같음
역시 세상에 쉬운일은 없는 듯합니다. 1인당 7천500원을 받았는데 수수료 떼면 6천원 정도고 그날 차비에 내 몫의 술값까지 하면 진짜 놀기 위해 하는 활동이 아니면 안하는게 맞겠다는 결론이 들었습니다. 다음엔 조금 더 철저하게 콘텐츠를 기획해야 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고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야 더 나은 트립 호스트가 될 수 있을지 감이 온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평범한 주말을 조금은 특별하게 만든 값진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여러분들도 올해는 늘상 해오던 활동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험을 능동적으로 만들어 보면 합니다. Go Challenge!! 고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