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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Feb 26. 2021

도토리의 진화 "비트코인"

도토리와 비트코인이 다른 이유

*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해당 브런치에 남김 글은 초고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해당 "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로 출간하였습니다!!

구매하여서 완성된 글을 종이책의 정감과 편안함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1417594


미니 홈피와 도토리
싸이월드 프로필 기본이미지(귀를 덜 그렸네요)



 페이스북 보다. 먼저 개발된 소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3,200만 명이라는 회원 수를 자랑하는 이 커뮤니티는 개인에게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간단하게 미니홈피를 만들 수 있는 최첨단 기능이 제공됩니다. 이 사이트는 팔로우, 팔로잉 개념의 원조격인 "일촌" 시스템을 활용하여 온라인 상의 낯선 회원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영혼 없이 팔로우를 맺는 방법이 아닌, 나와 상대방의 별명을 붙여서 제안을 하고 수락을 해야 하는 오프라인의 세심한 인맥 관계를 그대로 가져온 소셜 기능입니다. 하지만 페이스북, 트위터라는 글로벌 서비스에 조금씩 밀리더니 결국 2015년 10월 1일 부로 서비스를 종료한 찬란했던 한국형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싸이월드"는  CNN이 인증한 세계 최초의 SNS 서비스입니다. 물론 기술적인 부분과 마케팅 부분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지금 세계가 열광하는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우리는 이미 20년 전부터 즐겨오고 체험하던 시스템입니다.

도토리 가상화폐

 그리고 그 싸이월드의 광풍 속에서 디지털 화폐 개념이 있었습니다.  바로 "도토리" 시스템입니다. 당시의 미니홈피는 지금처럼 SNS 계정의 한 페이지라는 개념보다는, 하나의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이라는 개념으로 바라보고 이 공간을 꾸밀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메인 화면에 침대를 놓고, 창문을 달고, 테이블을 놓고, 식탁을 놓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공주가 살법한 성이나, 자연 가득한 농장으로 꾸밀 수 있게 되면서 치열한 인테리어 싸움이 시작되던 때입니다.


 이때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는 매우 신선하였습니다. 시가는 개당 "600원" 당시에는 학생이라 비싸게 느껴졌지만, 현재 천만 원이 넘는 비트코인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은 듯합니다. 이 도토리를 구매하면 온라인 지갑에 보관이 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사용해 자신의 가상공간을 꾸미고, 캐릭터를 입히고, 배경음악을 구입할 수도 있었습니다. 가상공간에서 물건을 거래하는 훌륭한 지폐가 되어주었고, 과도한 도토리 결제로 인해 핸드폰 요금이 급증하여, 어머니에게 등짝 스매싱을 맞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피자


 2010년 5월 22일 역사상 가장 비싼 피자가 거래된 날이자 비트코인이 세상을 뒤 바꿔놓은 날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에 한 네티즌이 자신의 비트코인과 파파존스 라지 사이즈 피자 2개(당시 약 30달러)를 교환할 사람을 찾았고, 이 거래가 성사되면서 최초의 비트코인 거래가 이루어진 날입니다. 이 날의 거래는 파파존스  피자 두 판을 10,000 비트코인에 구매했습니다. 이 날의 거래된 금액을 현재 기준(2021년 2월 26일)으로 환산하면 무려 5,200억입니다.


 그 후로 10여 년이 지난 지금 비트코인은 가상 지폐의 명함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미국 마이애미주는 공무원들에게 비트코인으로 월급을 지급하며, 페이코인은 편의점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 가능한 결제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미 생활 속에 스며든 이 비트코인과 토종 화폐 도토리는 많은 부분이 다릅니다.



도토리와 비트코인

 

저녁만 되면 졸려서 대충 그리네요..

 중고등 시절에 구매하고 남았던 도토리의 행방은 아직도 묘연합니다. 제가 쓰고 남은 개수만 해도 최소한 100개 이상은 될 거 같습니다. 현재 싸이월드는 서비스를 종료했고, 홈페이지는 폐쇄되어 있습니다. 2021년 3월에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지만, 과연 묻혀 있던 내 귀한 도토리 코인을 사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싸이월드의 도토리 데이터는 하나의 서버 혹은 특정 단체에서만 관리하는 '중앙관리시스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은 오랫동안 데이터를 관리하는 보편적인 방법입니다. 거의 모든 시스템이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단점은 중앙시스템이 파괴되면 모든 게 사라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에 구글이 운영하는 500여 개의 데이터 센터를 성공적으로 폭파한다면 당장에 구글링을 할 수 없게 되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만약 도토리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했었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안전하게 보관이 가능 했을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를 이룬 시스템입니다. 즉 다시 말하면 본사의 데이터베이스의 정보가 모두 지워진다 하더라도, 이미 다른 컴퓨터에게 정보를 복사해서 나누어주고, 이를 연결하여 다 같이 장부를 관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전쟁이 나고, 서버가 폭발하고 해커의 공격이 있을지라도 전 세계에 수백만 대에 연결된 정보를 비교함으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괸리 할 수 있습니다.


 쉬운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중학교 시절, 교실 비품을 관리하기 위해 9개의 버튼이 있는 비밀번호 자물쇠를 사서 잠가놓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만약 이 열쇠의 비밀번호를 저만 혼자 알게 되면 "중앙관리시스템"이 됩니다. 조회 시간에 다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반 인원 전체가 이것을 기억하게 되면 "블록체인" 방식이 됩니다. 지배자가 없다는 건 흡사 평온하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도토리의 감성은 어디로


  하지만 탈중앙화로 인한 감시자가 없다는 장점은 어느새 위기가 되고 있습니다. 화폐 가치를 투기로 만들어내는 일부 세력들과 마약처럼 불법적인 물건의 대가를 지불하는 검은 거래, 해커들은 개인의 정보를 빼내어 자금 추적이 어려운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일들도 다반사입니다. 절대 권력자가 없는 가상화폐에 세계는 아직 혼돈 이며 정립할게 많은 화폐입니다.


 이쯤에서 화폐 즉 돈이란 무엇인지 한번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돈은 우리 자신을 나타냅니다. 우리의 노동과 지식의 산물은 곧 돈으로 창출됩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들을 함으로 누군가에게 서비스(Service) 해주며, 그에 응당한 대가를 받는 돈을 버는 행위는 가치의 순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비는 타인이 생산하는 결과를 얻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을 갖습니다. 그래서 돈이란 가치는 우리의 사회를 돌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토리가 주었던 소박한 감성을 기억합니다. 500원짜리 배경음악을 사서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응원하기도 하고  일촌 방문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홈피를 디자인하기 위해 몇 천 원짜리 배경을 하루 종일 고르던 행복이 있었습니다. 진화된 기술의 편리함이 오히려 돈이라는 가치를 극도로 몰아가고 있는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진정한 가상화폐의 가치 또한 누군가의 성실한 마음이 이루어낸
축적의 결과물이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참조자료

- https://bitco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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