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코더 Mar 07. 2021

하드디스크의 저장 혁명

기억에서 창작으로

*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해당 브런치에 남김 글은 초고입니다. 완성된 작품은 해당 "오늘부터 IT를 시작합니다."로 출간하였습니다!!

구매하여서 완성된 글을 종이책의 정감과 편안함으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1417594


불태워진 종이



 1866년 한 수학자가 사망합니다. 그리고 현대 과학의 발전을 수 백 년 늦춰버린 사건이 발생합니다. 죽은 수학자의 집을 정리하던 가정부가 청소를 하던 중, 쓰레기처럼 보이는 수 백, 수 천장의 종이들을 모두 불속으로 던져 버립니다. 이 날 태워진 서류의 주인은 다름 아닌 "베른하르트 리만"입니다. 그가 평생 연구하던 논문은 밀레니엄 7대 난제 중에서도 최고의 난제로 여겨지는 "리만 가설"의 실마리가 들어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하지만 평생에 걸친 연구 성과는 실수 한 번으로 시커먼 재로 변해버린 사건입니다. 


 1956년 IBM은 ‘라맥(RAMAC) 350’라는 이름의 "하드 디스크"를 개발합니다. 1톤 가까운 무게에 5MB뿐이 저장할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종이에 기록할 수밖에 없던 정보를 디지털로 저장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납니다. 1986년 소형화된 하드디스크가 개발되면서 누구나 데이터를 쉽게 복사하고 백업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저장의 혁명이 일어납니다. 만약에 리만이 살던 그 시대에 컴퓨터가 있었다면, 하드 디스크와 같은 저장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태워진 종이의 정보가 디지털로 저장되어 있었다면, 각종 저장매체에 복사되어 있었다면, "소수"의 정체 또한 이미 정복되었고, 타임머신이 개발되었을지 모를 입니다. 



대형서점을 손바닥 만하게 만들기,
셰익스피어 대본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대형 서점을 가면 수 십만 권의 책들이 가득합니다. 한 권, 한 권마다. 누군가의 지식의 흔적과 역사가 묻어 있는 소우주 같은 생각이 듭니다. 책을 모두 가져와 집에 보관하고 싶다는 상상을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집이 아니라 빌딩을 소유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쓰는 하드 디스크는 제가 한 공상을 실현 가능하게 합니다. 디지털 정보로 바꿔서 이동식 디스크에 담는다면, 손바닥 만한 크기로 작아지고 이것을 컴퓨터에만 연결하면 빌딩을 소유하지 않고, 단칸방에서도 전자책으로 수백만 권의 책을 마우스 클릭으로 만나 볼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하드디스크가 가진 저장 능력입니다. 


 구텐 베르크는 아시아의 인쇄술을 가져와 대량화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누군가 만든 좋은 내용의 책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이때부터 진정한 복사라는 개념은 이때 시작되었습니다.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라는 명대사를 들을 수 있는 이유도 인쇄 기술로 영국 전역에 전파되었고, 번역된 종이가 전 세계 '복사'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햄릿' 대본이 전쟁으로 인해 절반이 파괴되었다고 해도 절반의 책은 다시 대량으로 복사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절대 없어지지 않을 지식의 유산이 되었습니다. 하드디스가 가져온 또 하나의 혁명은 바로 복사 능력입니다.



암기는 맡기고 창작을 할 수 있게 만든 하드디스크 혁명

  

 정보를 디지털 형태로 저장하는 "하드 디스크"가 생기기 전 데이터를 다루는 방법은 지금과 사뭇 달랐습니다. 글자가 발명되기 전에는 선조들이 물려주는 지혜를 다음 세대로 건네주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고, 외운다는 것에 많은 시간을 낭비하였습니다. 문자 체계가 생긴 후에는 종이에 기억을 담아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외우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하드디스크는 삶의 방법을 바꿔 놓았습니다. 저는 수첩과 노트에 빼곡히 필요한 정보들을 기록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썼던 종이는 누렇게 변해서 글씨를 알아볼 수 없거나, 어디에 처박혀 있는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정보를 이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번 저장된 정보를 관리만 한다면 평생 유실될 걱정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장장치는 이제 손위가 아닌 온라인 상으로 이동합니다. '에버노트', '노션'과 같은 클라우드 기반의 노트 프로그램을 통해 모든 기록을 저장하고 언제 어디서든 수첩을 찾아보지 않아도, 스마트 기기를 열어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저장 장치를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클라우드 서버에 기록하고, 다시 아무 때나 꺼내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앞으로는 저장 방법이 어떻게 발전해갈지 기대가 됩니다.


"기억이란 인간의 진정한 재산이다. 기억 속에서 인간은 가장 부유하면서 또 가장 빈곤하다." -알렉산더 스미스-

 

 정보는 인간을 가장 부유하게 혹은 빈곤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IT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기억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어갑니다. 우리의 기억을 IT라는 기술로 어떻게 기록하고 이용해나갈지 생각해볼 때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토리의 진화 "비트코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