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장점
"개발자가 하고 싶은데.."
오늘도 어김없이 친구의 친구라는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한 달에 한번 많을 땐 주에 한 번씩 개발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나를 찾아와 질문을 쏟아낸다. 대부분 카카오톡 메시지로 대화를 걸어온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대부분 20대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상담도 해주고 밥도 내가 사주는 경우가 많아 시간도 뺐기고 돈도 나가지만 그래도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건 꽤 기쁜 일인건 확실하다. 2021년 출간한 <오늘도 우리는 코딩을 합니다.>라는 책은 이런 상담자들과 나눈 내용을 정리하여 책으로 내었다. 그 후로 개발자 상담은 더 많아졌다. 어제도 낯선 인스타그램 DM 메시지에는 개발자가 되고 싶은 대학 진학을 실패한 21살에 이야기가 구구절절하게 써져 있었다. 상담이 끝날 쯤에는 대부분의 상담자들은 개발자가 되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고 갔다. 사실 단 한 명도 개발자를 포기한 사람은 없었다. 그들에게 개발자는 마치 거친 사막 속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나는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항상 말한다. "그 꿈은 멀지 않다고" 나는 IT 현장에서 10년을 넘게 일한 시니어 개발자이다. 이 직업을 선택하고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 내가 지금 하는 말은 어쩌면 내가 일하는 IT 직군 사람들에게 반대 의견이 달릴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난 단지 현장에서 내가 느끼는 바를 그대로 전달하려고 한다. 주관적인 이야기라는 사실을 명시하고 읽어보길 바란다.
개발자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나라에서는 적극적으로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해 '국비지원'이라는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이 제도로 학원을 다니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거뿐만 아니라 훈련비라는 명목상의 소정의 돈까지 받을 수 있다. 국비지원 대한 자세한 부분은 이 책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즉 다시 말하면 언제든지 공짜로 코딩을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학원만 다니면 저절로 개발자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스로의 노력과 적성이 맞아야 한다. 그런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국비지원 과정을 수료하게 된다. 짧은 연수 과정을 끝내고 취업포털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려두면 놀라운 상황을 맞이한다. 정말 많은 IT회사에서 면접 제의가 들어온다. 그저 공짜로 열심히 학원 다닌 거뿐이 없는데 말이다.
개발자란 직업의 수요는 높다. 디지털의 전환은 오늘날 기업들이 피할 수 없는 숙제이다. 특히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기업들은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온라인 비대면 서비스로 발 빠르게 전환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IT 인력들의 수요를 증가시켰다.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만 약 14,000명에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한다. 필자가 재직 중인 회사에서도 개발자가 앉아 있어야 할 옆과 뒷자리가 비어있다. 다음 달에 신입직원이 입사하기로 했지만 보통의 개발자들은 여러 군데 기업을 합격해놓고 골라가고 있기 때문에 딱히 온다는 기대를 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개발자들의 품귀 현상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자의 진입장벽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10년 동안 항상 개발자는 부족해왔고, 미래에도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2022년 7월 4일부터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하였다. 원격은 정말 축복이다. 지옥철을 타고 1시간 넘게 출근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지고, 눈치 보면서 퇴근하는 일도 없어진다. 그리고 피곤하면 잠깐 누워서 쉬고 다시 일어나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육아와 일을 병행한다는 건 가족이란 공동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이다. 개발자는 어디든 컴퓨터와 함께 있다면 그곳이 일터가 될 수가 있다. 즉 장소에 제약이 높지 않은 직종이다. 필자도 코로나를 맞이해 1년을 넘게 주 4일 재택근무를 하였다. 처음에는 집중도 통 되지 않고, 효율이 나지 않았지만 금세 적응하였고 더 높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IT업계라고 모든 회사가 다 재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회사는 코로나 시기에도 재택을 하지 않은 곳도 많다. 하지만 개발자라는 직업은 기본적으로 컴퓨터로 코드를 작성하는 직업이기에 원격이 가능한 직무이다. 그러므로 다른 서비스 직종보다 근무공간의 자유가 허락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직업이다. 친한 선배 개발자는 제주도에 상주하면서 서울에 있는 회사와 원격으로 일하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코딩을 하고 있는 셈이다. 모두가 해당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개발자는 원초적으로 원격이 가능한 직업이다.
좀 더 가까운 미래에는 아마도 개발자는 원래 출근을 하지 않는 직업으로 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개발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라는 말을 시작하면 이미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일부 개발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에이 무슨 돈을 많이 줘"라고 하지만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개발자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종이다. 연봉제를 택한 기업에서는 통상적으로 개발자에게 좀 더 많은 급여를 제공한다. 필자가 다닌 회사에서도 항상 일반 사무직군보다 개발자는 좀 더 연봉을 많이 받았던 경험이 있다. 물론 개인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희소성이 있는 직군이기에 연봉협상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봉제를 택한 회사에서도 개발자는 좀 더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개발자가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한다. 한가지 예를 들면 '프리랜서 개발자'이다. 일명 '프랜 개발자'만 되어도 꽤 많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다. 물론 4대보험과 복지를 경험할 수 없지만 두둑한 현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 프리랜서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그리고 창업을 하는데 개발자는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기본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그 서비스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운영된다. 즉 애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를 이용해 창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발자는 사업을 시작함에 있어서 스스로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에 매유 유리하다. 물론 사업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서비스를 자신이 구축했다면 설계 비용이 들지 않는다. 운이 좋아 사업에 성공하기라도 한다면 정말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있을 것이다.
모든 개발자가 좋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건 아닐것이다. 하지만 실력만 있다면 몸값을 정직하게 올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이다.
개발자라는 직업의 장점을 신나게 늘어놓았다. 내가 모두 느끼고 체험하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진짜 당신이 개발자가 되었으면 하는 나의 주관적인 바람은 이렇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자전거 타지 못했다.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동네 일주를 할 때 동네 슈퍼에서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느 날 의지가 불타오른 고코더라는 초등학생은 형의 자전거를 몰래 운동장으로 끌거나와 정말 열심히 넘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 어느 날 갑자기 두 발 자전거의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손에 힘을 주지 않아도 내 몸이 균형을 맞추어 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때에 짜릿함은 아직도 선명하다. 무언가를 열심히 해서 완주하는 기분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이 아닐까?
당신이 짜는 코드가 아름답게 시스템에 물려서 돌아갈 때의 그 기쁨을 누려봤으면 한다. 개발자라는 직업만이 주는 매력을 당신도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