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수록 어려워지는 것
어느새 종이책 4권을 출간했습니다. '에세이', '교양서', '기술서', '어린이' 분야도 참 다양하네요. 이렇게 많은 책을 출간하고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한번 글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엄청난 작가님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출간 권수가 적을 때는 신경 쓸 시간도 없고 겨를도 없는 분들이었죠. 마치 다른 세상에 계신 분들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점점 보이네요. 라이벌이나 경쟁상대로의 인식이 아닌 눈이 밝아져서 보인다는 느낌일까요? 내가 얼마나 작은 작가인지 얼마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작가인지 더욱 느끼게 됩니다.
어떤 원고든 인공호흡을 해서 살려내는 그 기술이란 엄청납니다. 제가 만약 셀프 출판이나 독립 출판으로 에디터 없이 책을 냈다면 처참한 퀄리티의 책들이 출간됐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책이 하나둘씩 늘어갈수록 에디터를 더 신뢰하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에디터님이 다 집어주시니깐 이젠 거침없이 씁니다. 작가들의 영원한 원동력 에디터님들 파이팅!
저만 그런가요? 글 쓰는 게 더 어려워집니다. 가장 쉬웠을 때가 첫 종이책을 출간했을 때였습니다. 그냥 막 쓰면 되네?라는 하룻강아지 같은 마음으로 썼었는데 지금 5,6권째를 출간을 준비하면서 느낀 건 글 쓰는 게 너무 어렵습니다. 독자님들은 원래부터 부족한 글솜씨를 그대로 인정해 주시고 읽어주시는 거 같지만 스스로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헐벗겨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성장통이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발전해야겠습니다.
현업 개발자로 일하면서 요즘은 강의까지 하자니 컨디션 조절이 어렵습니다. 전업 작가라면 좀 다를까요? 책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육체의 나이도 함께 들어가는 걸 느낍니다. (아직.. 30대인데)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장 쉬웠는데 반대로 매일 글 쓰는 게 가장 어렵네요. 그렇게 한번 동굴에 들어가면 요즘은 몇 달은 금방 지나가네요. 컨디션 조절도 결국 글쓰기 능력이란 걸 느낍니다.
오래오래동안 글을 쓰고 싶습니다. 10권 100권까지 책을 내고 싶습니다.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좋은 시절이 영원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