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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걱정은

걱정의 다른 말 '염려', 'Worry'

by 고코더

염려

염려하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염려하지 말아요", "염려됩니다." 한 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지만 실생활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가 바로 '염려'입니다. 국립국어원이 말하는 두 단어의 차이의 해석을 보면 '염려'와 '걱정'은 의미상 별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다만 '걱정'은 '몸이 약해서 걱정이다'와 같이 쓰이는 반면, '염려'는 '몸이 아파서 염려(이)다'와 보단 이렇게 씁니다. '여러분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와 같은 인사 표현에서는 '걱정'보다는 '염려'가 더 잘 쓰인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걱정이란 단어에 다른 표현이 바로 염려입니다.


염려는 신약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빌립보서 4장에 6절을 보면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성경에서 사용하는 염려의 어원을 보면 걱정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염려'는 헬라어로 '메림나테(merimnate)'입니다. 이 말의 어원은 '메림나오'인데 '나누다'라는 뜻의 동사와 '마음'이라는 명사가 합쳐진 말입니다. 의미를 풀이해 보자면 '마음이 나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염려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갈라지게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Worry

영어로는 걱정을 'worry'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이 말의 어원은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13세기 고대 영어에서는 '물어뜯는다', '이빨로 목을 물어뜯어 질식시킨다'는 뜻으로 다른 동물의 목을 물고 흔들어 죽이거나 해치는 (개나 늑대가 그렇듯이) 행동을 뜻했다고 합니다. 14세기에는 "정신적 고통이나 문제를 일으키다"라는 의미로 남을 괴롭히고 짜증 나게 한다는 의미로 바뀌었습니다. 19세기 중엽에 혼자서 하는 근심이나 걱정이라는 뜻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단어를 들으면 미국의 유명 팝가수 '바비맥퍼린(Bobby McFerrin)'의 'don't worry be happy(걱정하지 말고 행복해)' 음악이 절로 생각이 납니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나요? 그만큼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 단어입니다. 여기서 "Don't worry"는 누군가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얘기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초조해하거나 머리 싸매고 진지하게 걱정하는 사람을 위로할 때 사용합니다.



성경에서 바라본 걱정

마태복음 6장 34절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 즉 미리 걱정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사람이 염려하는 이유를 마태복음 6장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보물을 땅에 쌓아 두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자가 되려는 욕심이 걱정을 만드는 건 그 시대나 지금이나 똑같은 교훈으로 해당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유는 신앙적인 부분입니다. 진리를 볼 수 없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기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성경에서는 염려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나와 있을까요? 역시 마태복음 6장에 기록을 참고해 보겠습니다. 27절을 보면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사람은 성장판이 닫히면 성장이 멈춥니다. 작은 키로 염려해도 어차피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현대의학이 발전되어 키수술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노력으로 조금 더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150Cm 단신이 180Cm 장신이 되는 건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처럼 염려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합니다. 성경에서는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이 '550번'이나 나온다고 합니다. 이처럼 성경에서도 걱정에 대해서는 여러 번 강조합니다. '걱정하지 말라'라고 합니다. 성경에서 염려 즉 걱정을 바라보는 시각과 현재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걱정의 시각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스님들의 걱정에 대한 지혜


"걱정을 하면 할수록 걱정이 더 많아지는 것이 걱정의 속성입니다. 걱정을 없애는 방법은 걱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달라지지 않을 거면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삶의 태도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면 걱정은 사라집니다."

- 성전스님,『그래, 다 이유가 있는 거야』, 마음의숲(2018) -


불교 대표문장가 꼽는 '성전스님'의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에세이 '그래, 다 이유가 있는 거야'에서는 걱정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삶의 태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합니다.


"다들 너무 걱정하지 마라. 걱정할 거면 딱 두 가지만 걱정해라 지금 아픈가? 안 아픈가? 아프면 나을 병인가? 안 나을 병인가? 안 나을 병이면 죽을병인가? 안 죽을병인가? 죽을병이면 천국에 갈 거 같은가? 지옥에 갈 거 같은가? 지옥에 갈 거 같으면 지옥 갈 사람이 무슨 걱정이냐?”

- 성철스님 -


성철 스님은 딱 두 가지만 걱정하라고 생각을 단순화시킵니다. 복잡 할수록 걱정은 많아진다고 걱정은 정신적 소모일 뿐이라고 핵심을 찌르는 성철 스님의 말씀이 명언입니다. 걱정할 거면 육체에 아픔인가 아닌가라고 딱 잘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마저도 사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석가모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무 큰 걱정을 하는 것은 불행을 일으키는 큰 원인이 된다." 그렇습니다. 불교에서도 역시 걱정을 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정말 걱정은 하지 않는 것이 답인가 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염려, Worry의 어원과 성경에서 바라본 걱정 그리고 불교에 대한 시각을 찾아보았습니다. 공통적인 점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걱정에 대해서도 '하지 말라'라는 의미도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걱정은 사람의 한평생 고민거리였고 어느 사회나 시대상황에 관계없이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거 같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걱정은 조금도 변함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우리도 변함없이 예나 지금이나 걱정에 지지 말고 계속해서 승리하길 바랍니다.




* 출처

- 성전스님,『그래, 다 이유가 있는 거야』, 마음의숲(2018) -

- http://www.ksmnews.co.kr/news/view.php?idx=294501

- https://duga.tistory.com/3766

- https://www.christianreview.com.au/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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