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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과 에세이는 누군가를 향한다

코딩 그리고 에세이의 닮은 점을 말하다. "글쓰기" (1)

by 고코더

코딩 그리고 에세이가 닮은 점 (1)

낮 코딩, 저녁 에세이


브런치에 글을 50개쯤 올렸을 무렵 출판사에서 브런치에 썼던 글을 기초로 개발자를 위한 에세이를 내자고 했을 때부터 정확히는 집필계약서에 사인한 후에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낮에는 코딩, 저녁에는 글쓰기를 하는 삶이 되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신나게 코딩을 두드리던 그 손가락 그대로 집으로 들고 이동해 글자를 두드리는 그야말로 매일 무언가 끊임없이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원래도 저녁에는 개발 공부를 하면서 정리한 것을 티스토리 블로그에 남기면서 모인 자료를 레퍼런스로 정리하여 전자책 내는 일을 꾸준히 하였지만 코딩에서 코딩이 아닌 코딩에서 에세이로 이동하는 글쓰기는 온도 차이가 명확했습니다. 축구와 농구 동아리를 동시에 활동했을 때 코너킥으로 날아오는 축구공을 손으로 잡아 리바운드했던 중3때 기억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3개월 정도 흐르고 보니 글쓰기와 코딩은 참 많이 닮아 있다는걸 깨닮았습니다. 코딩은 공대, 글쓰기는 문과라는 인식이 강해서 이렇게 말하면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정말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코딩과 작가로서 글쓰기를 동시에 한다면 이런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개발자가 무슨 글쓰기를 해?"


라고 말하면 이제는 " 개발 자니깐 글쓰기를 하죠."라고 반문을 합니다. 보이는 모습도 매우 닮아 있습니다. 매일 에디터 편집기에 코드를 수두룩하게 적어 가는 모습이나 워드 프로세서에 글을 써 내려가는 모양만 봐도 얼추 비슷합니다. 코딩을 하여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과 글쓰기로 에세이를 한편을 만드는 순서는 매우 비슷합니다. 어쩌면 코딩도 한 편의 에세이였을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은 모든 글자를 기록하는 행위는 비슷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 글을 짓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과정이 비슷해 함께 다뤄보겠습니다. )



코딩하기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을 한번 설명해보겠습니다.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게 작성하는 언어입니다. 보통은 사람 언어와 가장 가까운 고급언어로 개발을 하게 됩니다. 필요한 고급 프로그래밍 언어를 선정했다면 이제 프로그램 설계에 나서야 합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지 생각하고 개발 순서와 변수는 어떻게 네이밍을 정할지 기초작업을 합니다. 그런 다음 코드 작성을 합니다. 에디터 편집기에서 설계한 프로그램을 그대로 구현하도록 개발을 합니다. 작성이 완료되었다면 기계어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컴파일을 해야 합니다. 고급언어에서 저급 언어로 변경하는 과정으로 오브젝트 파일을 생성하게 합니다. 이제 만들어진 프로그램일 실행합니다. 운영체제에 따라 다른 실행 환경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윈도와 리눅스 그리고 맥이 있습니다. 그리고 테스트와 디버깅을 실행하여 잘못 만들어져 있거나 문법이 틀린 부분을 잡아내어 프로그램을 수정합니다. 이 과정을 프로젝트 크기에 따라 야근하면서 반복하면 프로그램이 만들어집니다.



에세이 쓰기


그렇다면 이번에는 에세이를 쓰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주제를 정하는 것입니다. 어떤 주제로 글을 써 내려갈지 기본 주제를 정해야 방향을 정할 수 있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구체적이어야 하며 관점이나 생각이 들어간 구체적인 명제가 돼야 합니다. 그다음 할 일은 주제에 맞는 영감을 얻기 위해 관련 책을 읽거나 자료를 찾아봅니다. 그리고 이제 개요를 잡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구조를 만드는 작업을 합니다. 이제 본문을 써내려 갑니다. 초고를 작성하고 말하고 싶은 내용을 씁니다. 내용이 길어지면 이어지는 부분을 매끄럽게 만들어서 하나의 문장이 되도록 다듬습니다. 글이 완성되면 이제 마무리 작업을 합니다. 글의 구성이 알맞게 되었는지,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이해하기 쉽게 쓰였는지, 맞춤법 등을 검토합니다. 그렇게 한 단락, 한 페이지씩 작성하다 보면 한 편의 에세이가 먼 훗날 완성이 됩니다.



보고서 작성하기


보고서는 우선 전능하신 의사결정권자 마음에 흡족할 수 있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간결하게 정리되어야 합니다. 제목은 의사결정권자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면서 한눈에 들어오도록 지어야 하고 개요는 보고서의 핵심을 요약 압축해야 합니다. 내용부터가 피 말리는 글쓰기입니다. 추진배경에는 사업을 하게 된 계기, 취지, 이유 등을 기술합니다. 그리고 현재 이 사업의 현황을 정학하게 기록하고 문제점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해결 방안을 상세하고 명확하게 기록한 후에는 이 사업의 결과를 예측하여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지 기록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조치사항으로 이 사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주체, 예산, 일정, 역할분담, 규정, 장애요인, 극복 방안 등을 기록하면 보고서 초고 작성이 끝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3번 정도 반복되면은 드디어 보고서가 완료됩니다.




공통점은 누군가를 위해 쓴다는 것


프로그래밍은 인간이 원하는 일을 대신하도록 만들어 주는 기술입니다. 반복적으로 하는 과정을 컴퓨터가 대 신 함으로 사람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코딩은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글을 쓰는 과정입니다.


에세이는 작가 자신의 생각과 경험한 일을 토대로 자유롭게 써 나가는 글을 통해 타인에게 좋은 귀감을 주기도 하고 삶의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정신적 에너지를 채워주기 위해 글을 쓰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에는 교보문고 도서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용자와 관리자를 위해 코딩을

저녁에는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독자를 위한 글쓰기 작가로


오늘도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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