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쪼하 Oct 09. 2022

Ooki DAO, 현재 상황은?

<DAO, 조직 문화를 바꿔다오!> 11-1편

이번 글은 지난 글에서 다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오오키 다오(Ooki DAO)' 제재에 대한 후속 내용을 다루고자 한다. 그런 만큼, 12편이 아닌 '11-1편'이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CFTC는 오오키 다오의 구성원이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활동한다는 점을 고려해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온라인으로 소송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더 블록(The Block)에 따르면, 윌리엄 오릭(William Orrick)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3일(미국 시간) CFTC가 오오키 다오의 온라인 포럼에 출석 요구서를 게재하는 것뿐 아니라 DAO 내 챗봇을 통해 온라인 소송 절차를 진행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법원은 "재판부는 위원회가 9월 22일(미국 시간) DAO 내 포럼을 통해 (소송 관련) 문건을 제공한 것이 유효하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오오키 다오 백서를 보면, 포럼에 제안(OOIP)을 올리기 위한 자격을 별도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백서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맞춰 올리기만 하면 된다. 이로 인해 오오키 다오 거버넌스 토큰이 있을 리 만무한 CFTC가 포럼에서 출석 요구서를 올릴 수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CFTC가 오오키 다오 포럼에 올린 출석 요구서.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변호사 맥스 딜렌도르프(Max Dilendorf)는 트위터를 통해 "다음 주 금요일이 출석요구서에 대한 응답 마감일인데, 만약 아무도 출석하지 않는다면 채무불이행 소송으로 진행될까"라며 "누가 답변을 제출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개발자가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던졌다.


그는 "CFTC가 오오키 다오에게 제출한 고소장은 DAO도 고객 본인인증(KYC)과 자금세탁 방지(AML) 절차를 내재하도록 압박한다"라고 분석했다.




현재 오오키 다오 포럼에는 '오오키 다오의 미래'라는 제안이 올라온 상태다.


해당 제안은 ▲미국 기반 이용자의 활용을 막는 '지오펜싱(Geofencing: 위치 정보를 토대로 반경을 설정하는 기술)' 활성화 ▲오오키 다오 트레저리(금고) 자금을 소송에 휘말린 구성원 방어에 활용 ▲Gitcoin에 오오키 다오의 법적 대응을 돕기 위한 기금 조성 요청서 작성 ▲오오키 다오 비상사태를 지원하기 위한 대체불가능토큰(NFT) 배포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제안에 대한 투표는 10월 8일 오후 6시(미국 시간)부터 10월 10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오오키 다오의 한 구성원은 "거래, 마진, 대출 등과 같은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서비스를 다루는 아베 다오(Aave DAO), 컴파운드 다오, 스시 다오, 카이버 다오, 리도 다오, 유니스왑 다오, 깃 코인 다오 등 수많은 다오들이 이번 CFTC의 행위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CFTC의 오오키 다오 제재는 탈중앙화 정신을 크게 위축시킬 전망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디파이를 취급하는 DAO 대부분이 CFTC 규제에 해당할 수 있다. 메이커 다오의 볼트(Vault) 서비스도 안전하지는 않다. 이용자들은 볼트를 담보로 최대 3배의 레버리지를 걸어 대출받을 수 있다. CFTC가 오오키 다오의 사례처럼 모든 DAO를 중개인으로 본다면 볼트 기반 레버리지 서비스 역시 불법 마진으로 간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윌키 디지털 웍스의 공동 회장 저스틴 브로더(Justin Browder)는 트위터를 통해 "CFTC의 이번 제재에서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CFTC가 지금처럼 DAO 거버넌스를 방해하면 향후 많은 프로젝트들이 하위 테스트(Howey Test)에 걸릴 정도로 중앙화 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CFTC가 (가상자산 프로젝트에 대한) 관할권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넘기게 될 위험성도 존재한다"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 나서서 정부 당국의 눈밖에 난 서비스를 차단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14일(미국 시간) 부로 OOKI/BNB 현물 거래 쌍을 제거한다고 6일(미국 시간) 밝혔다. 이는 법원이 CFTC의 온라인 소송을 승인한 이후에 벌어졌다.


바이낸스 내 OOKI 거래 쌍이 하나뿐인 만큼, 사실상 완전히 상장 폐지되는 셈이다. 아직 소송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데 말이다. 마치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토네이도 캐시'를 블랙리스트에 올리자 유니스왑 등 여러 프로젝트가 관련 주소들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작가의 이전글 끝내 울지 못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