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하의 부캐 이야기>는 방송 패널, 강연자, NFT 창작자 등으로 활동한 이야기를 풀고자 합니다. <DAO, 조직 문화를 바꿔다오!>와는 별도로 진행하는 코너입니다.
쪼하의 부캐 이야기 지난 글에서 썼듯이 매일경제 TV <코인 레이더> 프로그램에서 8개월 동안 고정 패널을 맡았었다.
이제 와서 말하자면 마무리가 다소 아쉬웠다. 미국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에야 마지막 방송임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너무나 급작스런 이별이었다. 게다가 다른 출연진들은 바로 다른 방송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좀 착잡하기도 했다.
(하필 마지막 방송 날 회사에서도 큰일이 터져서 방송 뒤풀이도 참석하지 못했다. 악재는 겹친다더니.)
고정 패널을 맡았으니 금방 다른 방송에서도 섭외 요청이 올 것이란 생각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이후 유튜브 <알고란>에서 미국 출장 일화를 풀기 위해 출연한 것이 끝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진짜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코인 레이더>에서 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지만 실제로는 뉴스 브리핑을 하는 데 그쳤다. 누구나 내 자리를 대체할 수 있었다. 진짜 전문가가 나와서 내 분량이 없다시피 한 날도 있었다.
블록체인/암호화폐라는 광범위한 분야로는 내게 승산이 없었다. NFT도 이미 전문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 DAO는 국내 도서도 없고, 그 분야를 잘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고정 패널을 끝낸 지 한 달 만인 7월부터 브런치 글을 연재하고 트위터를 운영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판단이었다. DAO 글을 꾸준히 쓰니 'DAO 전문가'로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블록체인 법학회에서 DAO 관련 점심 세미나에서 패널을 맡기도 했고 브런치를 통해 팟캐스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팟캐스트 출연 얘기는 나중에 풀겠다.)
그리고 9월 말부터 다시 방송 기회가 들어왔다. 이번엔 <내외경제 TV B뉴스>였다. 같이 일했던 PD님이 임시 패널로 불러주셔서 뉴스 브리핑으로 시작했다. (고정 패널로서 마지막까지 열심히 했기에 불러주신 거라 생각한다.) 방송 진행자 분도 아는 사이라서 좀 더 편했다.
특히 이전 방송 때와 달리 진행자가 가상자산 분야를 잘 알아서 중간중간 쉬운 말로 설명을 해주시니 좋았다.
그러던 중 전화가 왔다. 진행자 선배였다. "DAO 전문가로 출연해볼래요?". 냅다 그 기회를 잡았다.
이후로 일주일에 한 번은 전문가 세션에 출연하고 있다. 뉴스 브리핑 때보다 더 심도 있게 준비해야 하지만 즐겁다.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가 많이 된다.
특히 최근 방송은 반응도 좋았다. 뒷 타임에 출연하신 업계 실무 관계자 분이 내 방송을 보고 PD님한테 "내용이 깊이 있다"라고 하셨다고. PD님도 내용이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영어와 씨름하며 내용을 준비한 보람이 있었다.
방송 썸네일 화면.
이 글의 결론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한 번의 방송 출연이 곧바로 다음 방송 기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2) 장기적으로 방송을 하기 위해선 전문 분야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본인이 속한 분야를 좀 더 잘게 쪼개고 그중 어디가 블루오션인지 파악해야 한다.
3) 그런 분야는 국내 자료가 별로 없는 만큼 해외 자료 검색 능력을 갖춰야 한다.
4) 인맥의 도움을 받을 때가 많다. 사람을 언제 어떻게 다시 만날지 모르니 모든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