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하의 부캐 이야기-SNS 편(2)
지난 콘텐츠에서 다뤘듯이 트위터 커뮤니티에 소속되거나 트위터에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다 보면 팔로워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곤 한다. 하지만 그 방법만으론 트위터에서 인플루언서가 되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팔로워 수가 1000명은 넘어야 '트위터를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데, 위의 방법만으로는 어느 순간 팔로워가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팔로워를 빠르게 늘리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목적의식을 명확히 하라.
2. 리트윗이 될 만한 '터지는 콘텐츠'를 스레드 형태로 준비하라.
3. 속도감 있고 솔직한 콘텐츠가 호응을 받는다.
4. 나름의 전문성을 보여 줄 콘텐츠도 보여줘야 한다.
우선 트위터를 운영하는 목적의식이 명확해야 한다.
원래 가상자산 업계 유명인사를 모니터링하려는 목적으로 트위터를 시작했으나 이후 '가상자산 이슈를 정리해서 소개해야겠다'는 목표로 변경했다. 그동안 특정 가상자산의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했을 때 그 이유를 알기 어려웠는데 스스로 공부도 할 겸 가상자산 업계와 관련된 이슈를 정리해서 공유하기로 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 트위터 이용자들은 외부 링크로 이동하는 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듯하다. 그 점을 고려해 '쪼하의 이슈 떠먹여 주는 시리즈'는 외부 채널이 아니라 트위터 스레드(Thread; 여러 개의 트윗을 연결해 추가적인 의견을 제공하는 것)로 연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쓴 글 중 가장 인기를 끈 콘텐츠는 'FTX 파산 사태 시발점'을 요약한 글이었다. 글이 업로드된 시점은 FTX 사태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11월 7일 오전 9시 42분이었다. FTX 파산의 전조 증상이 나타난 시점이 일요일이라 아직 관련 뉴스도 별로 없을 때였다. "기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빨리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대부분이 막 업무를 시작했을 시간에 맞춰 스레드를 올렸다.
내 생각은 적중했다. 해당 글은 4만 7816건의 조회수를 올렸으며 293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리트윗과 인용도 총 85건에 달했다. 리트윗 수보다도 더 중요한 점은 리트윗 한 주체였다. 공식 채널인 알고란 TV, 블루밍비트와 트위터에서 팔로워 수가 많은 이용자들이 리트윗 한 것이다. 해당 콘텐츠로 인해 팔로워가 36명이나 늘었다.
해당 경험으로 때로는 '깊이'보다도 '속도감' 있는 콘텐츠가 더 크게 터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물론 트위터 인플루언서 중 남들보다 깊이 있는 콘텐츠로 인기를 끄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달리 나는 6년 동안의 기자 생활을 통해 사안을 요약 정리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고 그것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마침 FTX 사태는 많은 가상자산 업계 종사자들이 궁금해하던 사안이었고, 해당 콘텐츠를 트위터뿐 아니라 여러 텔레그램 채널에도 공유됐다. 다른 트위터, 텔레그램 채널을 본 투자자들이 내 트위터로 들어온 것이다.
또한, 있는 척보다는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내보이는 콘텐츠가 더 반응이 좋다. <지금 시국에 현타를 느낄 사람(본인 포함)을 격려하기 위한 스레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FTX 사태 이후 나조차도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환멸감을 느낄 때였다. 그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 가상자산 업계에서만 모럴 해저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조목조목 정리했다. 해당 콘텐츠도 3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184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런 사태가 터져도 나는 문제없다"라는 허세보다는 "이런 사태로 인해 나도 현타를 느끼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솔직함이 호응을 얻은 것이다.
속도감, 솔직함 그리고 전문성은 킬러 콘텐츠를 위한 세 가지 무기이다. 나는 브런치에서 <DAO, 조직 문화를 바꿔다오!>를 연재하고 있기에 DAO와 거버넌스 관련 전문성을 앞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DAO 개념을 창시한 비탈릭 부테린의 DAO 관련 논문을 번역해 트위터 스레드로 제공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영어로 장문의 글을 쓰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쉽게 보기 어렵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외에 DAO와 긴밀한 프로젝트 코스모스의 거버넌스 논란 사태도 정리한 글이 내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물론 아직 나는 '트위터 인플루언서'라고 자처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몇 번 콘텐츠가 터진 경험을 토대로 이번 글을 적어봤다.
내 트위터가 성장하기 위해선 영어 콘텐츠도 따로 마련해야 할 것 같다. 한글 콘텐츠만 쓰다 보니 국내 이용자들만 유입되기 때문이다. 영어 콘텐츠를 만들어 본 후에 그 경험을 또다시 <쪼하의 부캐 이야기-SNS 편>으로 다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