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쪼하 Apr 07. 2023

챗GPT와 쾌변 영양제 홍보 문구로 씨름한 썰

<쪼하의 부캐 이야기>-SNS 편(3)

퇴사한 이후 잉여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서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2015년에 잠깐 글을 올리다가 취직을 하면서 한동안 버려뒀던 블로그였다. 친구가 블로그에 재미 들렸다는 말에 '이 기회에 여러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방치된 블로그를 전면 개편했다. 그러자 순 방문자 수 0명이던 블로그는 약 2주 만에 순 방문자 수 50명을 넘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왜 퇴사를 하게 됐는지에 대한 글도 조만간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소문 도는 게 싫어서 퇴사 소식조차 제대로 말하지 않았는데 한 달이 지나니 이미 소문이 다 퍼진 것 같아서.)


네이버 블로그는 브런치보다 데이터를 더 세부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어떤 유입 경로에선 어떤 키워드가 섬색이 잘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새삼 '키워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제목에 적절한 키워드만 잘 넣어도 순 방문자 수, 조회수가 확 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 '[내돈내산] 차전자피환' 콘텐츠를 쓰면서 제목을 짓느라 머리를 많이 굴렸다. 홍보용 콘텐츠도 아닌데 뭐 그리 제목에 목숨 거냐 싶겠지만, 제목과 키워드가 방문자 유입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기에 그냥 콘텐츠라고 할지라도 제목을 대충 붙일 수는 없었다. 일단 '변'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았고, '가볍다', '상쾌하다'는 표현도 너무 식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챗GPT를 켰다. 요새 책 작업을 하면서 챗GPT에게 도움을 꽤나 받은 만큼, 나름의 신뢰가 쌓여 있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질문을 넣어봤다. 


Q. 쾌변을 위한 영양제를 홍보하면서도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할 수 있는 제목을 지어줘. 변비 환자들을 주요 타깃층으로 삼았으면 좋겠어.


A. "변비 고민은 이제 그만! 자연의 힘으로 건강한 쾌변을 즐기세요" "변비 환자들의 구원, 영양제로 쾌변 간편하게!" "건강한 변은 건강한 삶의 시작, 쾌변 영양제로 신나는 일상 만들기" "변비로 고민하지 마세요! 변비 예방부터 쾌변 케어까지, 한 번에 해결하세요" "변비는 이제 그만! 변비 환자들을 위한 영양제로 쾌변 경험해보세요"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요청을 다시 넣었다.


Q. 식이섬유 성분에 대한 내용을 활용해 변비 환자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 홍보 문구를 만들어줘. 주요 타깃층은 30~40대 여성, 특히 임신으로 인한 변비 환자들. 


A.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 건강한 배변습관으로 편안한 임신생활 즐겨보세요!"

"30~40대 여성들의 건강한 변을 위한 영양제, 식이섬유가 풍부해 쾌변 케어까지 한 번에 해결하세요"

"변비, 이제 그만!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 건강한 배변습관으로 스트레스 없는 임신생활 시작해보세요"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 식이섬유로 건강한 대장, 건강한 미래 만들어보세요"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시나요? 건강한 변을 위한 쾌변 영양제로 쉽게 케어하세요"


자꾸 '변'이란 단어가 나오는 게 거슬렸다.


Q. '변비'라는 단어는 제외해줘


A. 

좋습니다! 변비와 관련된 단어를 제외하고 다시 문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건강한 배변 습관 유지를 위한 쾌변 영양제, 30~40대 여성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책임져드립니다." 

"임신으로 인한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 건강한 식이섬유와 함께 건강한 임신 생활을 누리세요." 

"쾌변 영양제로 건강한 대장 환경을 만들어보세요,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의 편안한 임신 생활을 위해!" 

"건강한 변으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세요,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 

"식이섬유를 섭취하여 건강한 배변을 유지하세요, 임신 중 변비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쾌변 영양제로 쉽게 케어하세요."


여기서부터 뒷목을 잡게 됐다. 분명 '변비'를 빼달라고 했는데 계속해서 '변비'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Q. 배변과 변비 등 '변' 또는 '똥'과 관련된 단어를 모두 빼주고, '아랫배에 힘을 준다'는 표현을 잘 활용해봐.


A.

"아랫배 건강은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쾌변 영양제로 아랫배 건강 관리를 쉽게 해보세요!"

"아랫배 건강은 몸 전체 건강의 시작입니다. 쾌변 영양제와 함께 아랫배 건강 관리를 놓치지 마세요!"

"건강한 아랫배는 행복한 일상을 만듭니다. 쾌변 영양제와 함께 아랫배 건강을 유지하세요."

"아랫배 건강 관리로 자신감을 되찾아보세요. 쾌변 영양제와 함께 건강한 아랫배를 유지하세요."

"건강한 아랫배로 더욱 살아가는 기분을 느껴보세요. 쾌변 영양제와 함께 아랫배 건강을 관리하세요."


챗GPT(GPT-3.5)와 씨름하는 모습.


아까보단 괜찮아졌지만 역시나 많이 부족했다.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 만들겠다"고 투덜거리면서 남편이 쓰는 유료 버전(GPT-4)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GPT-4는 월 2만 5000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무료 버전보다 답하는 속도가 빠르다. 확실히 돈을 내내서 그런지, GPT-4는 GPT-3.5보다 더 나은 답변을 내놨다. 일단 '변'이라는 키워드는 무조건 제외했다. 그리고 임신부에게 이 영양제를 추천하기가 조심스러워져서 '임신', '임신부'라는 키워드도 배제했다.


"아랫배의 행복 꽃 피우기: 30~40대 여성을 위한 식이섬유 영양제의 마법"


눈에 띄는 키워드가 없어서 '아랫배에 힘을 주다'라는 표현을 은유적으로 활용해달라는 요청을 추가로 넣었다.


A.

"아랫배 부스터 작동! 식이섬유 영양제로 원활한 일상 되찾기"

"건강 부스터 가동: 식이섬유 영양제로 아랫배에 활력을 불어넣다"

"아랫배의 에너지 부스터: 식이섬유 영양제로 삶의 질 올리기"

"부스터 효과로 아랫배 활력 찾기: 식이섬유 영양제의 숨겨진 힘"

"아랫배 힘이 쏟아지다: 식이섬유 영양제로 에너지 부스터 업그레이드"

"아랫배 부스터 ON! 식이섬유 영양제로 건강한 변화 만들기"

"아랫배 부스터 활성화: 식이섬유 영양제로 쾌적한 생활 즐기기"

"아랫배의 원동력 부스터: 식이섬유 영양제로 건강한 삶의 시작"

"아랫배의 에너지 부스터 효과: 식이섬유 영양제로 힘이 넘치는 삶"

"부스터로 아랫배 건강 지키기: 식이섬유 영양제의 파워를 느껴보다"


여전히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부스터'라는 표현을 건진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결국 최종 제목은 '부스터'라는 키워드를 뽑아서 "[내돈내산] 힘주기 어려웠던 아랫배를 위한 부스터, 차전자피환!"으로 결정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챗GPT에게 적절한 입력 값을 넣는다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홍보 문구를 만들어줘"라는 질문만 넣었을 때는 '"변비 고민은 이제 그만! 자연의 힘으로 건강한 쾌변을 즐기세요"라는 답변만 나올 뿐이었다. 중간중간 넣길 원하는 키워드와 배제하길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먼서 챗GPT의 답변이 점점 개선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무료 버전인 GPT-3.5는 배제 키워드를 그대로 넣는 등의 오류로 인해 실무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겠다고 느꼈다. 앞으로 챗GPT에서 원하는 결과 값을 제대로 얻어낼 수 있게 하는 프롬프터(Prompter)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이 3가지가 마케팅/홍보에 챗GPT를 적절하게 쓸 수 있는 꿀팁이 되겠다.


1) 필수로 넣어야 하는 키워드와 배제해야 하는 키워드를 꼭 명시할 것!

2) 참고할 만한 정보나 사례를 추가적으로 넣어줄 것!

3)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선 유료 버전(GPT-4)를 써라!


끝으로 GPT-4가 차전자피환을 소재로 쓴 시를 동봉하면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차전자피


챗GPT 지음



차전자피의 신비로운 세계에 빠져들다,

힘들었던 어제와 작별 인사하고,

다가올 아침 햇살 속에 행복을 찾다.


기운 없던 날들은 이제 안녕,

식이섬유의 힘이 새로운 기쁨을 안기네,

내일 아침에 기쁜 소식 함께 만나리.


어려운 시간도 스쳐 지나가고,

차전자피의 힘으로 웃음 꽃 피울 거야,

새로운 날에 마주칠 행복한 기운이여.


힘주기 어려운 날도 웃음 짓게 하리,

차전자피 식이섬유가 던져준 이 선물,

이제부터 시작, 아름다운 우리의 여행




매거진의 이전글 트위터에도 '터지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