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마트폰 중독이다
아마 현대인들의 많은 숫자가 나처럼 스마트폰 중독일 것이다. 중독인 것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조금 특이한 게 있다면... 나는 특정 앱 중독이다.
SNS 중독은 아니다. 팔로우한 계정들의 업데이트 피드를 보면 이내 시시해져서 금방 SNS를 끈다. 난 내 관심사가 아닌 것에는 그다지 큰 흥미를 갖지 않는 편인 거 같기도?
바로 냉큼 말하자면, 나는 구직 사이트 중독이다.
번역일감을 찾는 방법에 대해 옛날에는 '인맥'이라는 대답을 종종 들었다. 하지만 약 13년 전, 내가 번역일을 시작할 무렵 내게는 인맥이 없었고............. 그래서 나는 구직 사이트에서 번역일감을 찾곤 했다. 그리고 그 습관이 아직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번역일감이 올라오진 않았는지 검색하고, 읽어보고, 노릴만한 일감이라면 지원해본다. 그리고 진짜 일이 성사되었을 때는 꽤 큰 뿌듯함을 느끼며 한 건 해냈다는 도파민을 얻는다. 비록 프리랜서라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입으로 연결되진 않는데, 그래서 더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걸지도 모르곘다. 건건이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물론 이는 한가할 때만의 이야기다. 아주 바쁠 때는 구직사이트를 둘러볼 시간이 없으며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업체측에서 의뢰 연락이 온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프리랜서는 의뢰가 들어올 때 몰려들어오는 경향이 있으며 이때는 스케줄 정리로 정신이 없다. 365일 이렇게 인기 있는 번역가면 좋으련만, 뜻대로 되지 않으니 한가할 땐 먹고살기 위해 구직사이트라도 둘러보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직사이트 외에는 메일 앱과 카페 앱, 블로그 앱 등도 자주 들여다 본다. 아무래도 거의 모든 의뢰가 메일로 이뤄지다보니 메일 알람은 필수다. 아, 메일 알람에는 애플 워치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나는 작년부터 애플 워치를 쓰기 시작했는데, 메일 알람을 그때그때 확실하게 잘 알려주는 게 매우 마음에 든다. 덕분에 놓치는 메일도 거의 없는 듯하다. 그리고 카페 앱. 동네 카페나 번역 관련 카페의 글을 주로 열람한다. 인스타그램 같은 SN도 하고... 뭐 이렇게 보면 굳이 번역가의 스마트폰이라고 명명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별다를 거 있나 싶다. 시시하네. 스마트폰으로 번역을 할 것도 아니고.
여튼 그렇다. 의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일감 하나라도 더 찾기 위해 스마트폰 중독이 되었지만 그것말고는 별 것 없다는 것. 그래도 의뢰 메일 받을 때만은 한 건 한 건이 짜릿하긴 하니, 고마운 전령사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