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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리나이 Aug 22. 2020

코로나 판데믹의 최대 피해자

발달 장애아이들의 성장 기회를 빼앗기다.




 8개월째 계속되는 코로나 여파로 줄줄이 계약취소와 운항 중단을 맞는 여행사와 항공사, 사람들이 안 다녀 문 닫는 자영업자들에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발을 구르는 맞벌이 부부들까지 세계 대혼란을 만든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혼란에 빠져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고통받는 피해자들이 있다.

얼마전 제주와 광주에서 있었던 안타까운 자살소식



 얼마 전 안타까운 소식이 기사화되고 국민청원에 올라왔던 발달장애인들이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가 장애인 자녀와 함께 동반자결’ 소식은 복지관 폐쇄와 특수학교의 개학 연기가 이 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문제라는 걸 극적으로 보여준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성인 중증장애인을 전문인력 없이 부모가 혼자 보살핀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한 커뮤니티는 오늘도 하소연의 글들이 올라온다. 커뮤니티 특성상 걱정과 하소연의 글이 난무하는 곳이지만 코로나 사태가 일어나고 하루에 수십 개의 게시물들이 올라온다. ‘복지관이 문을 닫아요.’ ‘언어센터가 문을 닫아요’  이 커뮤니티는 느린 아이들 즉 발달 장애나 발달지연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들이 소통하는 커뮤니티이다. 발달장애를 가진 성인들도 치료를 중단한다는 건 당장의 생활이 막막해지는 부분이지만,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 황금기를 놓치게 돼 버리는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이나 지적 장애 같은 발달장애아들은 조기에 개입이 될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현실을 알게 된 부모들이 제일 적극적으로 치료 개입을 시작하는 시기가 유아기부터 학령기 전이다. 5살부터라고 해도 7살까지 3년 정도인데(물론 아이들마다 시기가 다를 수 있다) 이미 코로나 사태로 인해 5개월 간 복지관이 문을 닫았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면서 겨우 문을 연 곳들도 다시 문을 닫기 시작했다. 재활치료를 중단한다는 말은 발달장애 아이들의 성장기가 5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 접어들면서 모든 다중 공공기관은 문을 닫았고, 그에 따라 복지관도 폐쇄되었다. 복지관에서 이루어지는 치료들을 ‘재활치료’라고 하는데, 이 재활치료들은 대부분 전문치료사와 장애아동이 1대 1로 수업이 이루어지며, 그룹수업이 있다고 해도 3~5명 이내의 아이들만 함께하기 때문에 일반 학원보다도 발병될 확률이 낮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예외 시설로 분류해 운영을 유지하는 대신 방역을 더 강화하는 방안은 없는 걸까.




 복지관이 문을 닫는 것만큼 이 아이들의 성장을 위협하는 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휴원이다. 일반 아이들과는 다르게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물론 아이들마다 그 능력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그런 이유로 발달장애 아이들에게는 전문치료사와 1대 1로 이루어지는 개별치료만큼 전문교육을 받은 특수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다른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하는 통합수업이 중요하다. 호주 멜버른에서는 특수학교는 일반 학교와 다르게 봉쇄 예외 시설로 간주하여 아이들의 등원을 허용한다고 한다. 모든 부모들이 아이들의 등원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하지 않을까


.(중략).
멜버른에 있는 특수학교는 코로나 19 팬데믹 정국에서 예외적인 규정을 적용한다. 대부분의 기관과 시설들에 엄격한 봉쇄 조치가 내려졌지만, 요양원, 병원, 약국, 슈퍼마켓처럼 필수 시설은 예외를 두 듯, 일반 학교가 봉쇄된 상황에서도 특수학교는 운영되고 있다.

특수학교의 특성상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어도 특별한 케어와 안전과 위생이 필요하고 그에 맞춰 운영을 해 온 곳이다. 아동들의 특성상 온라인 수업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고, 계속적인 교육과 발달과 치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부모가 원하면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 있다...
.

‘ADHD 지닌 내 아이, 호주에서 코로나 겪어보니’ _오마이뉴스 인용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37435


한국에서도 복지관과 특수학교, 일반학교나 유치원의 특수 학급의 봉쇄, 등교 중지에 대해서 다른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가차원에서 모든 발달장애인들에 대해 책임질 수 없지만 최소한의 보장은 이루어져야 한다. 복지관과 특수교육은 이들에게 최소한의 보장이다.


안타까운 건 이 곳에서도 빈부격차가 나타난다. 발달 장애아동의 치료시설은 복지관부터 정부에서 지원하는 발달 바우처가 사용 가능한 발달센터, 사설 발달 센터 등이 있지만, 이런 사태에 제일 먼저 문을 닫게 되는 것이 공공기관에 속하는 복지관이다. 보통 복지관에서 하는 치료는 회당 5000~15,000원 꼴이며 발달 센터 중 발달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다. (아직 한국은 발달 장애에 대한 인식이 낮으며, 발달센터를 설립하는데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사설 발달 센터는 난무하고 그중 입소문 난 유명한 치료사들은 대기가 몇 개월씩 밀려있다.) 보통 사설 발달 센터의 치료 가격은 회당 45,000~100,000원 정도이고, 일주일에 2회만 듣는다고 해도 360,000원~800,000원이니 복지관이 문을 닫는다고 해도 가계에 여유가 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쉽게 사설 발달센터를 데리고 갈 수가 없다.
 
 우리의 생활은 다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현재는 세계 곳곳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는 팬더믹 상황 속에 있다. 불평한다고 전염병이 없어지지 않으며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국가는 방역과 적절한 통제, 국민은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이 시기를 이겨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대처에 대한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최소한의 생존권 보장이 바로 이 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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