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자폐인 히가시다씨가 말하는 ‘말’로 할수 없는 이야기
책이 매력적인 이유는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은 삶을 대신 느껴 볼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수십권 읽는 다면 수십명의 삶을 들여다 볼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 책이 아니었다면 말을 할수 없는 자폐인 히가시다씨의 마음을 들어 볼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까?.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를 쓴 ‘히가시다 나오키’씨는 중증 자폐인이다. 말을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어렵고, 글자판이나 키보드 타이핑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사람들은 자폐또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은 의사표현이 안되기 때문에 아무생각이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도 아이가 멍 할때나, 옹알이 같은 소리를 낼 때 무슨생각을 하는지 왜 혼낼 때 웃음이 터지는지 도무지 이해 할수가 없었다. 다행이 상호작용이 원할하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아이라 간단한 것들은 대답을 해주지만, 복잡한 감정이나 이유는 설명해주지 못한다. 다른 것 보다 내가 놀란 부분은 히가시다씨는 외로움을 종종 느낀다는 점이다. 사람들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변에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사람들은 의지가 있으면 뭐든 할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외로움을 느낄정도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히가시다씨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어려운이유는 사람이 먼저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투브채널 ‘닥터토마토’의 김문주 원장님도 얘기하셨지만, 보통 사람들은 어느장면을 마주치더라도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눈이 간다고한다. 예를 들어 병원에 진료를 보러 진료실에 들어간다면 보통 사람들은 ‘의사 선생님’을 먼저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은 히가시다씨가 말하는 것처럼 사람도 풍경의 일부로 보일 뿐이라, 나무, 건물, 사물들이 모두 동시에 자기에게 말을 거는 기분이라 가장 매력적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거기에 먼저 관심을 두고 나면 사람들과 인사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고, 상대방은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히가시다씨는 실망한 얼굴을 보며 다시 풀이나 나무를 보며 위안을 삼으려고 고개를 돌린다.
히가시다씨의 이야기를 읽으며 제일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히가시다씨는 어릴적부터 스스로를 ‘나쁜사람’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주의를 들었고, 자신의 행동을 고쳐야한다고 들었지만 자신의 행동들을 고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 눈에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왔다갔다 뛰어다니거나, 물이 흐르는 수돗물을 하염없이 처다보고 있는 행동들이 반사회적이고 문제적인 행동으로 본다. 히가시다씨는 이 책에서 왜 본인과 같은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설명해주었다. 예를들어 갑자기 소리 지르는 경우는 어릴 적 무서웠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릴적 교통사고를 당할뻔 했던 기억이 ‘기억의 서랍’어딘가에 차곡차곡 들어가 있다가 갑자기 그 기억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놀라서 소리를 지르게 된다고 한다. 자폐는 수 십년간 연구되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고 상당 부분이 가설로 남아있다. 하지만 많은 의료인들이 동의하는 부분은 뇌나 신경계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보통 자폐인들은 지적장애 판정을 동시 받기도 한다. 히가시다씨 역시 어릴적 지적장애 판정을 같이 받았다 하지만 히가시다씨는 일반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역사에 대해 깊이 공부하였고, 책을 직접 쓰고 해외로 강연을 다닐 만큼 학습적 능력이 뛰어나다. 이 책을 읽다보니 현존하는 지능검사는 자폐인을의 지적능력을 판단할만한 범주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길지 않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짧게 든 생각은 그 들은 그냥 여러 성향의 사람들 중 한 부류가 아닐까 라는 것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1000피스 짜리 퍼즐을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엄청난 스피드를 즐기기 위해 레이싱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자폐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은 그냥 우리랑 조금 다르게 보고 느끼는 사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