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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리나이 Apr 29. 2021

[서평] 통합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무엇인가

‘특수교사 교육을 말하다’를 읽고



결혼하기 전 직업이 교사인 지인이 직장생활에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우리 반에 자폐 아이가 있는 데, 수업 중에 자위도 하고 통제도 안되고 그 아이 때문에 다른 애들 수업도 제대로 못해서 너무 싫어. 심지어 부모님이 수학여행도 보내서 수학여행지에서 엄청 고생했어. 2박 3일 편하고 싶어서 보낸 거 아냐?


 7살 자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나는 수 없이 그 대화가 떠오른다. 우리 아들이 학교에 가면 그런 취급을 받진 않을까.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선으로 친구를 바라보는데.. 담임선생님이 이상하게 보면 아이들이 따라서 이상한 눈으로 보고 짐짝 취급하진 않을까..


다음 해에는 초등학교를 입학해야 하는데, 1년을 유예할지 아니면 입학을 시킬지 아직도 판단이 서지 못했다. 아마  이 고민은 매해마다 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유치원과 다르게 특수반 선생님이 통합수업이 들어올 수도 없고, 항상 챙겨 줄 수 도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고민이 생기면 늘 그러듯이 관련 책을 찾아본다. ‘교사 특수교육을 말하다’ 딱 내가 하는 고민의 답을 내려줄 것 만 같은 책을 찾았다. 이 책은 크게 특수교육현장의 최전선에서 일하시는(일하 시 던) 선생님들의 고민과 경험 그리고 조언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눠서 얘기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관계(아이들과의 관계, 부모님들, 관계 학교 관리자, 동료 교사 등 과의 관계)의 문제
통합교육에 대한 고민
아이들의 미래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자폐성 장애 아이들이 일정한 규칙을 따르는 것이 편해하더라도 시키는 대로만 실행하는 로봇은 아니며 다른 사람과 감정을 나누고 싶지만 그것이 참 어렵고 뜻대로 되지 않는 자라나는 어린아이라는 것이다.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할 땐 친절함을 택하라’


시각장애 아이들이 시각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자폐성 장애아이들에게는 충동적이거나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부분이 취약한 부분이다. 고쳐야 하는 대상으로 보기 전에 아이게 가진 어려움을 가지고 이해해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과 어려워하는 몽이는 자주 구석이나 침대 뒤 좁은 공간에 들어가 있는다. 처음에는 ‘거기서 나와~, 나와서 놀자’라고 계속 나오라는 말을 하였는데 어느 순간 아이가 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안정감을 찾는지 이해가 되고, 그 안에서 장난스러운 놀이를 해주니 반응이 훨씬 좋은 것을 느꼈다. 다행히 유치원에서도 통합반 선생님과 특수반 선생님께서 몽이의 성향을 알기 때문에 반에 ‘빈백’을 가져둬 주시고, 유아소파 밑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뭔가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 채 주신다.

 

아이들이 뒤 처지는 것 같을 때, 감정을 앞세우거나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잠시 아이의 마음이 되어 보자..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함께 하는 사람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아이도 어른도 옳은 것만 강조하다 보면 지쳐버릴 때가 있다. 지쳐있는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봐줘야 하는 순간을 흘려버리지 말자.



*특수교사와 사람들의 관계

 특수교사라는 직업은 외롭고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투쟁하는 존재 같다. 어쩌면 ‘정상’이라는 말로 다수가 기준이 되는 교육현장에서  ‘비정상’으로 분류되는 소수의 장애아들을 편에 서서 아이들을 이해하는 유일 한 사람이 아닐까.


많은 부모들이 그렇겠지만 장애아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라면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아이의 학교생활을 관찰할 것이다. 물론 기대하는 바도 클 것 같다. 그래서 특수반 선생님께 바라는 게 많을 수밖에 없다. 돌보아야 할 아이들은 많고, 그 아이들을 통합반에서 잘 어울리게도 해주어야 하고, 통합반 선생님께 설명도 해줘야 하며, 실무사 및 사회 복무요원과도 원활한 소통이 돼야 하며, 규제나 틀이 많은 보수적인 학교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학교 관리자와의 소통도 이루어져야 한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지 않을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특수교육의 상당 부분은 선생님들의 재량에 맡겨진 현실이 선생님을 얼마나 힘들게 할지 와 닿았다. 아무리 ‘직업의식’을 강요하고 윤리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선생님도 사람인데.. 버거움을 느끼지 않을까? 그 버거움이 아이들에 대한 감정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시스템에서 뒷받침을 해줘야만 하는 데, 학부모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이 많아졌다



*통합교육에 대한 고민

 통합교육은 장애학생의 ‘권리’가 맞는 걸까. 강요되는 ‘의무’는 아닐까? 정말 필요한 것인가? 통합교육을 통해 장애학생은 비장애 학생과 함께 지내며 사회성이 향상되고 언어적인 자극을 받으며 미래에 사회에서 살아갈 준비를 하며, 비장애학생에게는 나와 다른 친구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하는 것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는데.. 현실에서 적합한 얘기인가?


통합교육은 통합반 친구 들과 특수반 친구들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특수반 아이들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건 그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합반 친구들도 자라나는 아이일 뿐이고,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이다. 통합반 친구들과 특수반 친구들의 관계를 평등하게 놓고 대하는 것 다름을 이해하고 공생할 수 있음을 알려줘야 하는 것도 하나의 일이다.


유치원 특수반에 다니는 몽이는 평소 통합반에서 통학교육을 받는다. 그러다 특수반 선생님이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수업이라고 생각되면 특수반에 데려가 개별화 교육을 하신다. 평소 친구들은 몽이에게 관심이 많아 종이 접기로 선물을 만들어주거나 다가와 말을 걸고 같이 놀고 싶어 하기도 한단다. 그런데 함께 노는 게 익숙하지 않은 몽이는 그걸 받아는 걸 어려워하는데, 아직 어린 통합반 친구들이 몽이의 거절을 받아 들이 기 쉬울까? 몇몇 친구는 ‘몽이는 말을 늦게 배워서 그런 거죠?’라며 특수반 선생님이 해주신 설명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다른 친구들은 자신을 거절한 몽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아직 7살인 어린이들이 거절당하는 걸 쉽기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어른들이 이 어린아이의 상처 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아이는 점점 특수반 아이들에게 마음을 닫아 버리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의 미래

 늘 하는 얘기지만 우리 아이들의 목표는 ‘완치’ 또는 ‘정상발달’이 아니다. 자신만이 가진 장점을 살려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고, 언젠가 도와줄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가 학부모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길고 긴 터널을 지나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지식이나 정보 하나라도 더 담아주기 위해 바빠져 늘 아이의 부족한 부분에만 집중하다 보면 아이들이 사회의 평범한 일상을 누리도록 하는데 인색해진다.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 메꾸어주기보단 무조건 적인 정서적 지지를 통해 무너진 자존감을 세워주고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먼저 일깨워주는 것이 어쩌면 이 세상을 살 아기는데 더 기름진 양식이 되지 않을까.


맞닥뜨리게 될 삶이 가이드라인 안에서만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다양한 도전을 통해 스스로의 경계를 조금씩 넓혀 가야 한다. 경계를 넓히고 사회에 나가서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해도 록 준비시키는 것이 교육이 아닌가?
...
아이들이 자기 삶의 경계를 넘어 점점 넓혀 갈 수 있도록 교사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안전이란 이름으로 아이들의  도전을 차단하는 게 아니라 안전하게 도전하고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정한 안전이 아닐까?


  초보 엄마인 나에겐 아이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생활은 깜깜한 어둠 속이다. 이 책을 읽고 그나마 아이에게 어떤 시기를 조심해 주어야 할지, 어떤 준비를 해주어야 할지 조금이나마 밑그림을 그리게 된 것 같다. 예를 들어,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가 다른 아이들보다 몇 배는 힘들 거라는 것 그때의 행동을 문제행동으로만 보고 수정하려고 하지 않고, 스스로 감정을 읽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거나 고등학생쯤이 되면 사회에서 자립을 위한 길을 미리 준비해야 한 다는 거 또 우리 아이들도 자라서 언젠가는 누군가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는 기대까지 책을 읽는 동안 아이의 초 중 고 학교생활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몽이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갈 때에도 꼭 다시 꺼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령기를 준비하는 엄마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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