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자마자 무기력함을 느낄 때
매일 아침 6시. 알람에 맞춰 눈을 뜨고 간단한 세수를 하고 따뜻한 물을 한 잔 마신다. 평소와 다를 것도 없는 일상의 시작 시간.
다들 잠을 자고 있는 시간에 혼자 눈을 떠 있으면 나만의 세상이 생긴 것 만 같고, 책을 읽을 까 글을 쓸까 고민을 하다 마음 가는 곳에 정착해 원하는 일을 한다. 그러다 아이들을 깨울 시간이 되면 책을 덮고, (혹은 아이패드를 끄고) 아이들을 깨우고 준비를 한 다음 등원을 시키고, 나는 출근을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불현듯 안 좋은 생각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가.'
며칠 전 누군가가 나에게 '넌 원래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는 걸 좋아했잖아. 쉬는 날에는 꼭 누구를 만나야 하고 그런데 이젠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
내가 살아온 삶은 누군가 에게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삶이 었던 건가?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갖춰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내공이 부족한 가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그 말이 내 마음을 찌르는 것을 보면..
다시 원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사는가'
언젠가부터 든 생각이지만 인생은 적립식이다. 적금, 변액보험도 아닌데 무슨 적립식이냐고? 어떤 일도 한 번에 이루어지는 건 없다. 우리 아들을 성장도 나의 글쓰기도 하다 못해 회사에서 맡는 프로젝트도 많은 action plan이 만든 결과물이 쌓여야 성공할 수 있다. 나의 아침 활동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위한 적립이 아닐까. 그 미래는 원하는 다른 일을 찾을 수도 있고, 내적인 성장을 이루어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마인드를 갖출 수도 있고, 아이에게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음.. 이렇게 적다 보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단기적으로는 나의 생각과 기분을 정리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기도 하다.
7시 30분이 넘어가는구나. 이제 아이들을 깨울 시간이다.
오늘은 그냥 그런 날인 것 같다. 생각을 조금 해야 하면 하루가 풀리는 날. 아직 시작되지 않는 나의 일상들도 잘 풀려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