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졌어,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남들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살라는 말은 많이 듣습니다. 누구도 눈치를 주지 않아도 알아서 눈치를 보는 세상 속에서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가고 있는 오늘입니다. 그 속에서 느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음악

-이정봉 (어떤가요)

[BALLAD] 이정봉 - 어떤가요? | 가사 (Lyrics) - YouTube



사연

저는 SNS를 하지 않습니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며 잘 지낼 자신이 없습니다. SNS 속은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좋은 것들만 가지고 있더라고요. 순간을 포착해서 올린 사진과 짧은 글을 보면서 그냥 넘어갈 자신이 없어서 보기를 위한 계정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거르지 않고 알게 되는 것도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큰 물욕은 없지만 여행에 대한 로망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여행을 어디로 갔다 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부러움에 빠져 삽니다. 간 장소는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여행은 가기 전에 계획을 짤 때부터 설레고, 하는 동안 행복하고, 다녀오고 나서도 추억거리로 남기에 여행이라는 것은 특별하게 반응합니다.


SNS 속 다른 사람이 간 여행 사진 한 장에 제 신세를 한탄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각자의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여행은 갔다는 것 자체에서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을 것이고, 그 속에서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하고 오겠다 싶은 마음이 들면 지금 이 순간은 제가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사진 한 장에 너무 멀리까지 가 버리는 저를 발견하는 게 가끔은 우습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게 드는 감정마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국민 아이템으로 지정되는 것들은 SNS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이때부터였습니다. 하기 시작하면 온전하게 빠지는 성격에 SNS 아예 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던 것이.


아이 것이기에 욕심을 내면 끝도 없이 욕심을 부릴 것이고, 남의 집 아이가 가지고 노는 걸 보면 내 아이에게 사주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릴 것은 분명하고, 살 것과 사지 않을 것을 분별하는 사고가 아이의 대한 사랑으로 가려질 저라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카톡의 프로필 사진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매일 열어보는 카톡에 업데이트되는 사진으로 저장만 되어 있는 사람의 근황을 추리하게 되고, 또다시 비교 지옥을 빠지게 됩니다. 상태 메시지까지 더해지면 게임오버입니다. 그렇게 상대적 박탈감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나쁜 감정으로 남아 있는 사람의 연락처를 지우지 않았는데 보란 듯이 올리는 사진에 저는 오늘도 졌습니다.

그렇게 타인의 일상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거립니다. 그렇다고 카톡마저 안쓸 용기는 없습니다. 안 써도 괜찮을 텐데.


이래서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가 봅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들만 검색해서 사용하던 때가 그립습니다.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 제공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무기력이 더 크게 옵니다.

그렇다고 나의 무기력을 느끼지 않게 그런 사진을 올리지 말라고 할 방법도 없습니다.

타인이 저의 삶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지도 않은데 저는 남의 눈치를 보고 자책을 합니다.

저는 오늘도 마음이 단단하지 않은 저를 탓해봅니다.



음악

-이승기 (되돌리다)

이승기 - 되돌리다 [가사/Lyrics] - YouTube



클로징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보이는 걸로 판단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그 주관 속에서 저처럼 자신이 작아지지는 마세요. 분명 누군가도 당신이 올린 사진 한 장으로 부러워할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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