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익선이야, 과유불급 아니고?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컵에 물이 반이 차있는 걸 보고 어떤 사람은 “반밖에 없네.”라고 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반씩이나 남았네.”라고 합니다.

같은 상황인데 받아들이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예시로 자주 언급됩니다.

오늘은 어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음악

-옥상달빛 (달리기)

https://www.youtube.com/watch?v=bT-pAKr-Ro0



사연

6년째 줄넘기 학원을 다니고 있는 아이는 발에 땀이 차는 게 싫다고 맨발로 줄넘기를 합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건조함을 못 이기고, 힘을 가장 많이 주는 엄지발가락의 살이 갈라집니다. 맨살이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굳은살이 갈라지는 거라 피가 나거나 아프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딱딱하게 굳은살이 조금씩 잘라주면 되지만 이제 막 갈라지기 시작한 곳에는 로션을 듬뿍 발라주라고 합니다.


어제도 갈라진 발가락을 보여주길래 로션을 많이 촉촉하게 발라주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하고 나와서 아이를 보니 로션이 아닌 바셀린을 바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발라주면 다다익선이지.”라며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저는 바로 “과유불급이 아닐까?”라고 되받아쳤습니다.


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내뱉은 말은 서로가 달랐습니다. 한자성어를 익혀가면서 실생활에서 하나씩 써보라고 시켰던 걸 이렇게 써먹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아이에게 반대말로 응수하는 저입니다.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아이가 어릴 적부터 다양한 상황을 맞이하게 하고 다방면으로 생각할 수 있게 강하게 키운다는 육아신념을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단련이 되어서 그런지 별 타격감도 없습니다.


귤 한 박스를 사놨는데 빠른 시간에 먹은 남편에게 “이걸 다 먹었어? 내가 먹고 싶다고 사온 귤인데. 완전 배은망덕이네.”하니 남편은 그저 웃고만 있는데 그 말을 놓치치 않고

아이는 “아니지, 결초보은이지. 빨리 먹고 다시 한 박스 사 오려는 아빠의 마음일 수도 있잖아.”라며 되받아친 적도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말에 놀랐습니다.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선택을 할지는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상황이 화가 나는 것보다는 화를 내는 걸 선택한 건 본인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건 확실합니다.

컵을 쓰려 뜨려 우유를 엎지른 아이를 보며 “야!”라고 큰소리치는 저와는 달리 조용히 걸레를 가져와서 우유를 닦으며 “다음부터는 조심해.”라고 말하는 남편만 보더라도.

가족끼리도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데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과는 맞는다는 것이 더 신기한 거겠죠?

이런 마음을 갖고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면 그렇게까지 화가 나지 않습니다.


내가 다 맞는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르다고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은 만큼 편해집니다.

성급한 기질은 바뀌지 않지만, 좋은 면을 보자고 나를 다독여가면서 여유를 갖자는 성격을 제가 통제를 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숨 한번 크게 쉬고 여유를 갖습니다.


호사다마라고 믿었던 인생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처해진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빨리 찾아서 행동에 옮기는 것이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걸 알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걸 압니다. 그래도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음악

-캔 (내 생의 봄날은)

https://www.youtube.com/watch?v=6iVi37aaeG0



클로징

한쪽으로 치우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오늘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좋은 쪽을 보고 싶습니다. 일희일비하는 사람이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잖아요.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행복을 만드세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