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라디오
오프닝
사람이든, 사물이든, 어떤 일이든 마음이 떠나면 전과는 같을 수 없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대하는 마음이 달라져 버리니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마음이 그냥 마음이 떠나는 경우는 없습니다.
마음이 떠나기 전까지의 과정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음악
-이석훈 (웃으며 안녕)
사연
사람이 사람에게 마음을 준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끌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오랜 시간을 겪어보면서 마음이 서서히 열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걸리는 시간 동안 신뢰도 쌓이고, 반면 실망도 하면서 인간관계를 지속해야 해도 될지 그렇지 않을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나와 잘 맞다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단점도 품어가면서 그 관계를 이어갑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점이 많다 해도 감내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 더 이상의 관계로 이어지기는 어렵습니다. 가족이 아닌 이상 참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죽하면 직장에서 사직이나 이직의 가장 큰 이유가 업무의 어려움이 아닌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가족이면 싸우면서 화해하고 조율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되면 가족이더라도 의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가족마저 감당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민들레선생님은 도박으로 빚을 진 엄마를 버리면서 자신의 새 삶을 찾갑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겪어본 적은 없지만 이해는 됩니다. 오죽하면 엄마에게 자신이 지내는 방 보증금을 빼서 주면서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했을까 싶은 생각에 먹먹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살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한 민들레선생님의 앞날을 응원했습니다.
분명 민들레선생님이 이렇게 한 이유는 단 하나의 이유는 아닐 겁니다. 학창 시절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가면서 힘든 생활을 했으며, 병원에서도 돈을 더 벌기 위해서 연장근무까지 할 정도라면 민들레선생님의 지난 생활은 얼마나 고되었을지 상상이 됩니다. 엄마와 의절을 하면서 까지 지켜야 할 건 자신이라는 걸 알았기에 그런 선택을 했을 겁니다.
이렇게 한 순간에 마음이 돌아서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마음이 돌아서기까지 크고 작은 상처들이 자신에게 생채기를 내고, 남이 주는 상처에 아파하기도 했고, 그런 상처를 주는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도 했을 겁니다. 오랜 시간을 겪어가면서 마음의 온도가 처음과 같지 않다는 것에 자책도 하면서,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원망도 하면서 괴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는 끊어내는 결정을 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남과의 절연을 선택하지만, 화살의 방향이 잘못된 경우는 자신을 해하는 선택도 합니다.
마음이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변했을 수도 있고, 상대가 변했을 수도 있고, 상황이 변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를 바로 알아차리고 수정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상황에서 병들어가기 전에.
그 어떤 선택을 하던 분명한 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상대가 한 번만 봐달라고 하면서 떠난 마음을 되돌려할 때는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정말 잘못을 뉘우치고 행동과 상황이 변할 수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걸.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면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사실 저는 마음이 약한 편이라 한 번만 봐달라는 말에 많이 속았습니다. 그래서 그 뒤에 받는 상처는 몇 곱절이 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는 상황까지도 맞이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방어기제가 발현되는 건 나쁜 건 아닙니다. 본인이 살기 위해서 선택하는 건 그 어느 것도 틀린 게 없습니다. 방법이 다를 뿐, 모든 의도는 옳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떠난 마음을 잡기보다는 마음이 떠나기 전에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음악
-백예린 (그대로 나는 내가 더 소중해)
[MMML] 그래도 나는 내가 더 소중해 백예린(Yerin Baek) - London (가사/해석/자막)
클로징
그 어느 것도 자신만큼 소중한 건 없습니다. 자신을 귀하게 대해야 남들도 나를 귀하게 여깁니다.
남들에게 하는 응원을 자신에게도 해주고, 남들에게 베푸는 친절만큼 자신에게도 친절하게 대하세요.
떠난 마음에 너무 오래 아파하지도 말고, 자책이나 원망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