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해주세요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날씨는 따뜻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커피를 마셔서 정신은 또렷했습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또렷하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힘든 날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음악

-아이유 (마음)

아이유(IU) - 마음 [가사/Lyrics]



사연

오늘 누군가 저에게 물었습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있냐고?

질문을 받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괜찮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괜찮지 않아서 이럴 때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요.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하려다가도 괜찮지 않은 부분들이 목에 생선 가시가 걸린 거처럼 거슬려서 대답을 망설였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는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저의 삶을 흔들어 놨습니다. 그 일이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는 대답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누군가는 너무도 태연하게 잘 지내고 있을 생각을 하니 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런 삶 속에서 생각을 하다 보니 괜찮다는 말이 얼마나 무거운 말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괜찮다는 말속에 포함된 많은 의미들을 다시 되새겨보게 됩니다.

책상 모서리에 찧었을 때도 다른 이가 "괜찮아?"라고 물어봐주면, "응, 괜찮아."라고 너무 쉽게 대답을 했던 지난날도 생각납니다. 잘 생각해 보면 찧었던 그 순간만 놓고 보면 괜찮지 않았을 아픔이었고, 괜찮다는 말은 내가 아닌 물어봐준 상대를 안심시키려 했던 말이라는 것도. 또, 더 심하게 다치지 않아서 괜찮다는 마음이 들어서 괜찮다고 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은 정말 괜찮지 않았습니다. 커피를 물처럼 마셔도 머리는 맑아졌으나, 마음은 진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이를 생각하니 화가 나고 분하고, 억울했습니다. 왜 잘못은 자기가 해 놓고, 내 마음을 이렇게 불편하게 해 놓은지 따져 묻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할 수 없었습니다. 같은 사람이 되기 싫다는 이유로. 그리도 다시 대면한다는 것 자체가 불쾌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심도 거르고. 그 사람의 잘못된 행동과 말만 곱씹으면서 제 마음을 힘들게 했습니다. 지금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더 슬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감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책을 읽어도 내용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서 같은 페이지만 세 번을 읽고 덮었습니다.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한 편을 재생시켰습니다. 역시나 들어오지 않아서 15분 만에 정지 버튼을 눌러버렸습니다. 달달한 믹스커피 한 봉지를 종이컵에 털어 넣었습니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스레인지의 불꽃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힘든 시간은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괜찮지 않은 상태로.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괜찮지 않습니다.

그래도 써야 하기에 쓰고 있습니다. 자판을 누르고는 있는데 말이 안 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괜찮지 않은 제 마음처럼 이 글도 괜찮지 않다는 걸요.

오늘은 이대로 마무리를 지어야겠습니다. 괜찮지 않은 날로.



음악

-아이유 (그 애 참 싫다)

Don’t Like Her (그 애 참 싫다)



클로징

제목과 어울리지 않은 글을 쓴 걸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렇게라도 쏟아내야 했습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괜찮아질 거 같아서 그랬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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