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압박보다는 심리적 압박

-읽는 라디오

by 하쿠나 마타타

오프닝

몸과 마음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정말 답답합니다. 그 답답함을 견디면 시간이 약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순간은 그걸 알지 못한 채 영원히 이 상황이 지속될 듯해서 더 힘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 방법조차 모를 때가 참 버겁습니다. 그게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아는데도 그렇습니다.



음악

-악뮤 (답답해)

AKMU(악뮤) - 답답해 [가사/Lyrics]



사연

태어나서 처음으로 통깁스를 했습니다. 불편할 뿐만 아니라 답답합니다. 솔직히 발이 답답한 것보다 심리적으로 더 답답합니다.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답답함을 상상 그 이상입니다.

한 달 동안 해야 하는데 오늘이 첫날인데 벌써 이러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공황장애가 오는 느낌이랑 비슷하게 들어서 깁스를 잘라야 하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남편은 말렸습니다. 나중에 더 고생한다고.

저도 아는 사실이지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습니다. 답답을 무어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지만 발이 답답한 것과는 달랐습니다.


심리적으로 받는 압박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그 어느 것도 할 수없었습니다. 불편한 다리로 앉지도, 서지도, 눕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심장도 불규칙하게 뛰고 있다는 거 느껴질 정도로 불안했습니다. 오죽하면 나중에 고생할 때 고생하더라도 깁스를 풀러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남편이 딱 하루만 참아보라고 했습니다. 참는 건 누구보다 잘한다고 자부하던 저였는데 아니었습니다.


하루를 떠나 1분, 1시간이 저에게는 고통스러웠습니다.

잠시 밖으로 나와 찬 바람을 맞았습니다. 찬 공기가 피부에 닿으면서 머리가 맑아지길 기대하는 마음에.

다행히도 찬 공기의 효과는 있었습니다. 답답함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불안함은 조금 경감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해소가 아니라 경감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이런 답답함을 가지고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 밖에 나가는 건 생각도 못하고, 집에서도 화장실 한 번 다녀오는 것조차 힘든 생활을 일주일 하다 보니 마음이 약해질 대로 약해졌나 봅니다. 반깁스는 너무 답답하면 잠깐 풀어놓을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지만 통깁스는 내 의지로 풀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누워있으면 깁스로 불편해지면 또다시 불안감이 올라왔습니다. 책상에 앉아 있으면 다리에 무리가 간다는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은 기억이 났지만 지금은 책상에 앉아 책을 펼치는 게 가장 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내용이 다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읽어야 하는 책을 이 시간에 읽어낸다는 심정으로 읽었습니다. 머리가 아팠지만, 두통으로 답답함이 사라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게 답답한 상황을 외면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이런 생활이 지속되면 어떡하죠?

빨리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두렵습니다.



음악

-새봄 (정답은 없어)

Saevom (새봄) With Lee Aram (이아람) - 정답은 없어 (There is no answer) [가사]



클로징

엄마께는 다행스럽게 겨울에 깁스를 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여름에는 더 힘들다고.

그걸 생각하면 다행이다 싶긴 했지만 힘든 건 사실입니다.

오늘 하루 버티고, 내일도 버티면 나아질 거라는 희망만 가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오늘도 수고 많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행복을 만드세요.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