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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쿠나 마타타 Jan 13. 2023

영원한 나의 오빠들, god

데뷔 24년 차 최장수 아이돌 그룹

 1999년 1월 13일.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찡한 가사가 들어있는 노래를 하는 그룹이 데뷔했다.



사실 나는 그전부터 god가 나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파격적인 비닐바지를 입은 박진영이 연세대(당시 연대농구부를 좋아하고 있었다) 망신을 시킨다고 tv에 나오기만 하면 채널을 돌리기에 바빴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박진영이 공익근무요원으로 들어가기 전에 했던 마지막 방송을 보고 박진영에게 빠져버렸다.

머리 좋은 게 말로써 티 나는 사람이 좋다고 말하고 다니던 나였는데  하필 마지막 방송에서  그런 모습을 보았다.

그런 박진영 님께서 프로듀서 하신 그룹이 나온다는 거다.

그 당시는

박진영 is 뭔들


그렇게 god의 첫 방송을 보기도 전부터

팬이 되어있었다.


god가 데뷔하고 나서 육아일기로 뜨기 전부터 나는 그들이 가진 소박함이 좋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 아이돌인 H.O.T와 젝스키스처럼 화려함이나 카리스마가 있는 멤버들이 아니라

옆집 오빠와 같은 순박함이 있었다.


사랑스러운 재민이를 키우는 육아일기는 대박이 났다.

재민이가 너무 예쁜 모습인 것도,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남자 5명이 좌충우돌 아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리얼버라어티 시초였다.


god라는 그룹은 그렇게  국민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처음 달게  되었다.

그런 그룹이 부르는 곡도 내 정서와 잘 맞았다.

너무 빠른 랩은 알아들을 수도 따라 부를 수 없는 나였지만 god의 랩은 다 알아듣고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잠실 주 경기장에서 했던 콘서트도 갔고, 100회 콘서트도 열심히 다녔다.


그리고 2019년 데뷔 20주년 콘서트도 다녀왔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데뷔 20주년 콘서트는 꼭 가고 싶었다.

5시간가량 되는 시간 동안 우리 오빠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거 하나만으로 너무 행복했다.


5명 중 나이가 제일 어린 김태우도 나보다 나이가 많다.

그래서 영원히 오빠라 불러도 되는 점이 참 좋다.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싶은 것도 god에 관한 것도 있다.

하루는 god가 20주년 콘서트 홍보차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딸이 tv를 가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비켜. 우리 오빠들 나오잖아." 그랬더니 여섯 살 된 딸이

"오빠들이 어딨어? 전부 아저씨들뿐인데."라고 하는 것이었다.


맞다.

나에게만 오빠지.

전부 아저씨들이지 싶었다.


그렇게 내 인생의 반 이상을 god를 좋아하고 그들은 여전히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


내 차에는 언제나 '길'이라는 노래가 나온다.

이 노래가 나온 시점 나의 20살부터 지금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힘들 때나 언제나 이 노래를 들으며 답을 내려한다.


그런 나의 영원한 오빠들이 오늘로써 데뷔 24주년을 맞이했다.

험한 연예계에서 24년을 버텼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리고 사회적 물의를 불러일으킬 만큼의 사건 사고 없이 최장수 아이돌로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이제는 콘서트를 하게 되면 노래에 맞춰서 안무를 따라 하는데 무리가 있다며

앉아서 노래를 하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자기네들끼리 우스갯소리를 하며 콘서트 홍보를 하는 평균 나이 46.8세의 아저씨 들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영원한 오빠들이다.

나는 우리 오빠들이 지금 함께한 시간보다 더 오래 나와 함께 해 주었으면 좋겠다.


어머님이 짜장면 싫다고 하신 노래를 들으며 엄마 생각을 합니다.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로 인해 내가 웃을 수 있는 추억도 있습니다.

나의 길에서 방향을 잃지 않고, 지치지 않고 계속 갈 수 있게 힘을 줍니다.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좋은 노래를 많이 남겨주었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나의 영원한 오빠들에게

고맙다는 말과 함께

데뷔 24주년을 축하합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무엇이 내게 정말 기쁨을 주는지 돈인지 명옌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인지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알고 싶지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네     

자신 있게 나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고 그렇게

믿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걷고 싶지만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지금 내가 어디로 어디로 가는 걸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살아야만 하는가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일까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 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



-god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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