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성모 발현 성당을 찾아서

첫 경유지 멕시코의 반나절의 추억 _1

by 지음

여행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여행 가방을 꺼내 놓고 약 일주일간의 시간을 그냥 보냈다

여행을 갈 때마다 겪는 상황이지만 마음만 분주하지 실제로는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상황이 또 반복되었다

일주일 동안 거실 한쪽에 있는 여행가방은 그냥 두고 여행 가는 날만 기다리다 결국은 여행 전날이 되었다.

2주간의 여행기간 동안 해야 할 일과 집안의 여러 가지 일을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화살같이 빨리 지나갔다.

이번 여행도 새벽 2시가 넘도록 여행 가방을 싸고 잠자리에 들었다. 실제로 공항까지 가기 위해서는 약 3시간 정도밖에 잘 수 없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고등학생 아들에게 여러 당부 사항을 알려준 뒤 가방을 끌고 공항버스에 몸을 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공항에 가면서도 한편으로 살짝 긴장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서 잘 사용하지 않던 마스크도 착용했다. 토요일 아침이라 공항은 생각보다 한산한 것 같았다. 제2공항 청사의 출국장 C-카운터로 향했다. 약 3주 전 여행 사전 모임에서는 5분만 봤을 뿐 나머지 분들은 처음 만나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 가운데 마스크를 한 로이스의 모습이 보였다. 다들 마스크를 하고 있어 실제로 누가 누구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다. 나도 안 쓰던 마스크로 인해 안경에 입김이 서리고 실제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공항뿐만 아니라 모든 서비스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근무시간 동안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불편하다고 말할 처지도 아니다. 그분들은 근무 시간 내내 늘 쓰고 있기 때문이다.


모임 시간에 다다르자 여행을 같이 갈 여행친구 17명이 다 모인 것 같다. 로이스가 여행사 대표이면서도 여행을 전체를 디자인하고 리드할 사람이다. 그리고 디자인된 여행을 같이 갈 여행 친구 17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사는 곳과 하는 일이 다르지만 ‘쿠바’라는 단어에 뜻이 맞아 2주간의 여행을 하기에 뭉쳤다. 아직 통성명이나 얼굴도 모르면서 마스크를 한 채로 탑승 수속을 했다. 아마도 통성명과 얼굴 익히는 것은 중간 기착지인 멕시코에 도착해야 가능할 것이리라.

쿠바출발.jpg [ 여행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삶의 혁명을 되살리기 위해 출전 준비 완료 @ Artisway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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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까지 가기 위해서는 멕시코 시티까지 가는 직항 기를 타고 거기서 다시 쿠바로 들어가는 연결 편을 타야 한다. 아마 이 루트가 가장 빠르게 쿠바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전에는 캐나다 또는 미국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쿠바로 가는 비행기를 탔던 것이다. 에어로멕시코 항공의 직항 편을 이용하면 수화물을 한국에서 부치고 쿠바에 도착하면서 찾을 수 있는 편리함이 있다. 이렇게 편하게 가는 쿠바까지의 시간이 앞으로 족히 하루 정도는 걸릴 것이다.


한국_멕시코_쿠바.JPG [ 한국에서 멕시코시티까지, 다시 멕시코에서 쿠바 아바나로 이동, 하루의 이동 거리 ]


약 13시간 이상 걸리는 비행시간 동안 읽은 책 한 권과 편하게 입을 것과 멕시코에 도착해서 약 반나절 동안 입고 다닐 간편한 옷을 챙겼다. 여기서 낮 12시 25분에 출발하지만 멕시코 시티에 도착하면 다시 토요일 아침이고 거기서 몇 군데 관광지를 들린 다음 저녁 비행기를 타고 아바나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겨울인데 가는 곳은 여름이다 보니 옷차림이 쉽지 않다. 그렇지 않아도 집을 나설 때 최대한 외투를 가벼운 것을 골랐다. 어제 얇은 패딩을 한 벌 샀다. 간단히 가방에 말아 넣으면 작은 부피를 차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어보지도 않고 챙겨 왔던 것이다.


이륙하는 비행기의 긴장감도 잠시, 비행기는 침묵모드로 들어갔다. 어떤 분은 낮 시간이라 좌석 앞에 있는 모티터에서 영화를, 어떤 분은 잠을 설치셨는지 취침모드로 들어갔다. 우리 팀은 대부분 좌석이 비슷한 위치에 있어서 가족끼리 앉을 수 있도록 바꾸어 줄 수 있었다. 나도 책을 꺼냈지만 쉽게 집중하기 쉽지 않았다. 가는 시간이 길다 보니 기내식도 2번 그리고 중간에 나누어주는 컵라면도 빠짐없이 먹고 영화 몇 편을 본 것 같다. 시차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 잘 적응하려면 최대한 도착하는 여행지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출장을 하면서 나름대로 배운 노하우이다. 멕시코시티에 도착하면 한국 시간으로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지만 현지 시간은 오전이라 약 12시간 이상을 더 버티어야 한다. 아바나 기준으로는 토요일 하루가 38시간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영화를 몇 편을 봐도 아직도 기내 안, 일반석이라 움직이기 쉽지 않고 맨 뒷좌석이라 뒤로 좌석이 젖혀지지 않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멕시코 상공으로 진입했다는 비행기 현재 위치가 표시된다. 조그만 버티면 중간 기착지인 멕시코시티에 도착한다. 실제로 여행 준비를 하면서 멕시코에 대해서는 공부를 하지 않았다. 멕시코에 약 하루 반 정도의 시간, 특히 멕시코시티에서만 머무는 이유도 한몫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입국 수속을 하는데 입국 장소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길게 늘어선 대기 줄에서 새로운 곳에 왔다는 설렘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한다.


입국 수속은 단지 여권의 사진과 얼굴을 대조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처리 속도가 너무 여유가 있어 빠른 속도에 익숙한 한국 사람에게는 느리게 느껴진다. 이 공항은 멕시코 초대 대통령 이름을 딴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Benito Juarez International airport)’이다. 국제공항이기 때문에 시설은 우리나라와 같은 줄 알았다. 다른 분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공항 화장실을 갔다 오면서 느낀 것은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시설만도 못했다. 어떤 시설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도 문제이겠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의 국제공항이라고 하면 그 나라의 얼굴이라서 최고로 좋을 것이라는 내 생각과는 달랐던 것이다.

멕시코도착.jpg [ 첫 경유지, 멕시코의 입국 수속, 여기서 7시간을 머물기 위해 입국하다 Artisway :Travel for Life]


오랜 비행시간 동안 지친 것 같은 데 다들 얼굴 표정이 밝으시다. 아마도 다들 숙면을 해서인지 아니면 새로운 여행지라서 숨겨진 에너지가 분출되는 것인지 표정은 밝아 보였다. 여기부터는 바이러스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제 얼굴들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우리 여행 팀은 남자 5명에 여자 13명이다. 나와 아내를 포함해서 가족 2팀, 친구가 같이 오신 3명, 그리고 각자 여행을 오신 분들이다. 이 분들과 앞으로 2주 동안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고 다니면서 추억을 같이 쌓아줄 분들이다.


간단한 입국 수속을 하고 나오니 우리를 기다리는 가이드와 버스 1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짐은 아바나로 가는 비행기에 실리고 있어 우리는 간단한 손가방만 들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이드의 멕시코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이어졌다. 멕시코는 아즈텍 문명과 마야문명이 꽃피었던 나라이다. 남북한의 면적의 9 배이 이르며 인구는 1억 2천4백만 명으로 인구가 세계 10번째이며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라고 한다. 기후도 열대성과 아열대 기후로 연중 기온이 5-25℃로 건기와 우기가 구분되는 나라이다. 우리가 도착한 2월은 건기에 해당하며 생활하기에 딱 적당한 날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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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내.jpg [ 멕시코 시내, 공항에서 과달루페 성모 발현 성당으로 Artisway :Travel for Life ]

세계 7대 관광대국으로 우리를 포함해서 많은 외국인들이 4천만 명이 방문하는 멕시코가 우리에게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다. 공항을 나서니 도로가 많이 막힌다. 토요일이라서 인지는 몰라도 대도시 어디를 가던 비슷할 것이다. 멕시코에서 첫 번째로 가는 곳은 과달루페 성모 발현 성당이다. 세계 3대 성모 발현 성당 중에 하나인 곳이다. 과달루페 성당은 포르투갈의 파티마와 프랑스의 루드르 동굴과 함께 세계 3대 성모 발현 성당으로 뽑힌다. 2002년 로마 교황청에서 정식으로 공표한 곳이라서 많은 신자들이 이 곳에 방문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우리 여행객 중에도 천주교 신자가 계셔 그분들에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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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방문하는 날이 토요일이라 그런지 과달루페 성당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우리처럼 외국에서 온 여행객도 있었지만 현지인도 많았다. 이 성당은 16세기에 건축되었지만 붕괴될 위험에 있어 1970년대에 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성당을 지었으며 과달루페의 동정녀 마리아 원화도 신축된 성당에 보관되어 있었다. 입구 좌측면에 전시되어 있는 원화를 보기 위해 많은 분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보았다. 과달루페 성모의 그림은 태양신을 섬기고 있는 멕시코에 가톨릭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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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상의 그림은 다음과 같다. 1531년 12월 어느 날 프란체스코 수도원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된 아즈텍인 후안 디에고가 미사를 드리기 위해 테페 야크 산을 오르고 있었다.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난 성모는 갈색 피부를 가진 원주민 여성의 모습으로 디에코에게 ‘코아 탈 호페’라는 성당을 건립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사라졌다. 이 말을 멕시코 주교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디에고를 믿지 않았다. 다시 돌아가는 길에 나타났고, 후안 디에고는 성모 마리아에게 주교가 자신의 말을 믿을 만한 증표를 요구하게 되었다. 이에 성모 마리아는 테페 야크 산에 올라가서 장미를 주워서 주교에게 증표라고 보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12월의 날씨에 산 정상에는 장미가 피기보다는 돌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에고는 성모 마리아의 말을 믿고 산에 오르자 거기에는 아름다운 장미가 많이 피어 있었다. 멕시코인들이 주로 입는 외투이자 보자기 같은 역할을 하는 틸마에 장미를 담아 주교에게 보여주었다. 주교는 활짝 핀 장미보다 디에고의 외투, 틸마에 새겨진 성모 마리아 그림을 보고 그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테페 야크 산 정상에 성당이 세워졌고 성모 마리아가 전한 ‘코아 탈 포페(Coatalxope)’는 스페인어로 ‘과달루페(Guadalupe)’라고 불리어 과달루페 성모라고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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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로 인해 태양숭배와 인신 제사를 지내던 멕시코인들이 대부분 가톨릭 신자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과달루페 성모가 멕시코의 수호자가 되는 계기로 되었다. 그래서 많은 멕시코인들의 신앙 속에 자리 잡고 로마 가톨릭에서도 정식으로 인정하여 세계 성모 발현 3대 성지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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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 신축된 성당에는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멕시코인들과 관광객들로 성당 안은 붐비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미사로 인한 경건함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성당 내부와 성모상을 관람하고 밖으로 나오니 넓은 광장이 펼쳐져 있다. 좌측에는 1979년에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교황 바오로 2세 동상도 있었다. 지반 침하로 인하여 살짝 기울어져 있는 고딕 양식의 성당도 보였다. 멀리서 보면 새로 신축한 성당 쪽으로 확실히 기운 것이 보인다. 아마도 피사의 사탑만큼은 아니지만 눈에 확실이 보일 만큼 기울어져 있다. 관광객들이 인증 숏을 찍은 포인트가 정해져 있다. 새파란 하늘에 밀가루처럼 흩어져 있는 구름과 살짝 기울어진 성당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과달루페성당_5.jpg [ 교황 바오로 2세 방문 기념상 Artisway :Travel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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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뒤편으로 돌아가면 성모 발현 모습을 재현해 놓은 조각상 외에도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난 상황을 실제 비율로 잘 표현되어 있었다. 한 낮이라 날씨가 덥기도 했지만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덥게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옷차림이 한국에서 떠나 올 때 약간은 두툼하게 입은 원인이기도 했다. 성당 정상에서는 멕시코시티 전경이 다 내려다 보인다. 새삼 이곳이 산 정상 부근이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하는 장소였다. 모든 시민들이 방향을 알면 다 볼 수 있는 곳에 자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당을 빠져나오는 과정에 예쁘게 치장을 한 아기들의 모습과 부모님들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오늘은 아이들의 영세를 받기 위해서 깔끔한 복장을 하고 한껏 멋을 내고 오는 것 같았다. 내려오는 중에 어떤 신자들은 꽃을 한 바구니에 갖고 무릎으로 계단을 오르는 이들도 보였다. 아마도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방법이기도 했지만 성모 발현 성지이기에 그러는 사람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과달루테성단전경.jpg [ 과달루페 성모 발현 성당에서 바라본 멕시코시티 전망 @Artisway :Travel for Life ]
성모발현모형.JPG


다음 편에 계속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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