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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Mar 25. 2021

너 저렇게 끝날래?

여보, 딴짓 좀 하겠소_13


"인생은 
 마음에 그린대로 이루어진다. 
 강렬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실로 나타난다"는 
 이 '우주의 법칙'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라. 
 이런 이야기를 초자연적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 속에서 겪은 수많은 체험을 통해 
 확신하는 '절대 법칙'이다. 
 
 - 이나모리 가즈오의 《카르마 경영》중에서 –



중년을 벗어나려는 당신에게


당신은 따스한 봄 햇살이 비칠 때 그 햇빛을 누리기 위해 문지방에서 단잠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본 기억이 있어? 혹은 가을 햇빛을 즐기고 있는 동물들을 본 적이 있는지? 나도 때로는 지치고 힘들 때 봄이나 가을 햇볕을 쬐면서 낮잠을 자고 싶을 때가 있었지. 나는 2년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중에 그 날 걸어야 할 25km를 마무리하면서 도착한 자그마한 스페인의 마을의 초입에서 어느 집의 창문틀과 창살 사이에서 단잠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를 봤어. 얼마나 귀여운지 앞서가는 동행자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던 기억이 나. 하루 종일 걸어서 몸이 노곤 노곤해서 인지는 몰라도 창문가에서 가을볕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가 너무나도 부러웠던 것 기억이 있어.


우리 나이는 때로는 봄 햇살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 쉼 없이 달려오느라 피곤한 몸, 그리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생각이 40대들에게는 조금씩은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경험을 하는 것을 꺼려할 때도 있지. 우리는 지금의 직장, 지금의 위치가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고 하면 안주하고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누구에게나 있지. 나 또한 특별한 일이 없다고 하면 그냥 이 상태가 정년퇴직할 때까지 그럭저럭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 경제적으로 그다지 부족함이 없고 일을 함에 있어 배울 것 없이 그간의 경험을 가지고 한다고 하면 이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해.


이런 생활을 하다가 언젠가 책에서 읽은 구절이 나의 생각을 바꾸게 했어. 60세 때까지 일을 열심히 하고 정년퇴직하신 분이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내기 위해서 그럭저럭 살다가 어느새 90세가 넘기고 나서 후회를 하던 내용으로 기억해. 이렇게 오래 살 줄 알았으면 인생을 60부터 새롭게 살았으면 많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웠을 거라고 말이야. 이런 글을 읽은 다음부터는 내가 안이하게 생각한 것을 후회하고 늘 경각심을 가지고 살고 있어. 그리고 마음속에 다음과 같은 말을 품고 살고 있어.


 “너 이렇게 살다가 끝날래?”

라고 말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은 확실해. 오래 지속되고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는 때가 40대 인 것을 모르고 인생을 그냥 허비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 본인의 뜻이든 아니든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 같아. 무조건 오래 산다고 좋아할 것은 아니라는 거지. 오래 사는 기간이 모든 것이 갖추어진 완벽한 상황이라도 자신의 신체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혹시나 건강이 나쁘다고 하면 그다지 환영할 만한 것은 아니잖아. 여차하면 수명연장이 축복이 아니라 재앙으로 변할 수도 있지.


우스개 소리로 우리가 차를 운전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해. 그건 남자가 두 여자의 말만 잘 들으면 성공한다는 말이 있잖아. 그중 하나는 아내의 말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비게이션의 길을 안내하는 여자 성우의 목소리이지. 늘 옆에서 우리 남자를 잘 알기에 잔소리가 끊이지 않는 아내의 목소리는 다들 공감하지. 그리고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로 가다가 길을 잘못 들거나 헤매고 있을 때마다 새로운 길을 찾아서 계속해서 안내해 주잖아. 이런 내비게이션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을 이용하여 운전자의 위치를 위성과 비교하여 목적지까지 방향을 잡아주고 있어. 지금 내 나이 때가 아마도 목적지로 가다가 외진 길로 들어섰거나 이정표가 없는 지역을 지나는 때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보통 남자들은 운전할 때 하지 않은 습관이 있잖아. 길을 가다가 모르더라도 그냥 ‘감’을 믿고 간다는 거지.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더라도 말이야. 당신이 내게 늘 충고하는 말인데 행인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목적지를 근처에 두고 한참 헤맬 때도 말이야. 그럴 때에는 고집을 피울 것이 아니라 내비게이션에서 안내하는 방향을 따라 운전해야 하는 것이 상책이잖아. 우리도 지금은 우리의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혹시나 방향을 따라가지 않고 고집을 피우면서 자기가 안다고 하는 길로 우리 삶을 운전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생각해. 그동안 살아오면서 마음의 내비게이션의 알려주는 신호음과 메시지를 때로는 못 들은 척, 어떤 때는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외면하고 삶의 방향을 틀지 못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지 돌아보게 되네.


우리도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더 이상 늦기 전에 방향을 제대로 걸어가야 할 때라는 것은 잘 알고 들리는 것 같아. 주어진 환경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고 가고 있는 길이 익숙하고 잘 알기 때문에 벗어나지 않으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금 살펴볼 때지.  40대에는 같은 길을 가는 길동무들이 누가 있는지 주위를 돌아보아야 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이 있는지 잘 봐야 하고 같이 말도 걸고 친구도 삼아 가야 하는 때인 것 같아. 뭘 모르는 철부지 때의 친구도 중요하지만 40대에 인생을 좀 살다가 만나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만큼 좋은 것은 없는 것 같아.


여보, 내가 걸었던 산티아고 순례길은 하루에 걸으면 최소 20km에서 30km를 걷게 되어 있어. 매일 같은 길을 가다 보면 그날 길동무가 매일 바꾸게 되어 있어. 마치 우리나라 시골길과 같은 길을 걷다 보면 말이 통하는 사람,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하루를 걷게 되면 피곤하지 않고 걷는 길이 마냥 즐겁고 유쾌하더라고.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그런 사람들과 같이 길을 걷고 싶고 그런 친구들이라면 길가다가 마시는 스페인의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도 몇 잔이라도 사주면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서로에게 부담 없이 털어놓게 되지. 그러다 보면 걷는 길이 참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 이제는 우리는 이런 친구들을 만나야 할 것 같아. 이제는 나이에 상관없이 기존의 친구들보다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친구들을 만나면 더 좋은 것 같아. 인생이란 여행길을 가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는 것 같아.




여보, 40 대란 나이가 되면 스스로 가져야 할 힘이 있다고 생각해.  나이에 맞는 몇 가지 힘(力)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 세상의 어떤 시련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심력(心力)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100세대를 맞이해서 체력(體力)도 키워야 하지. 그리고 오래 살면서 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실력(實力)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내 생각에는 3가지 힘 정도는 반드시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먼저, 지금까지 많은 일을 경험했지만 앞으로 닥칠 많은 일을 꿋꿋이 견디어 내기 위해서는 마음의 평정심, 마음의 힘을 키워야 해. 그 마음의 힘이 누구보다 더 강해야 남들이 주는 상처를 견디어낼 수 있고 남들을 위로할 수 있는 여유가 넘치는 마음의 용량, 힘을 가져야 해. 또한 내가 번 돈으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기 위해 내 두 다리로 걸어갈 수 있는 체력은 있어야 하지. 먹고 싶은 것조차 자신의 두 다리로 걸어가지 못하면 그것처럼 비참함 것은 없지 않을까? 또한 100세까지 맛있는 것을 먹으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하지. 남들과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꿀리지 않는 실력은 40대부터 하나씩은 있으면 좋겠어. 자신의 직업의 연장선도 좋지만 직업과는 상관없는 자신만의 잘하는 분야, 전문 분야를 누군가는 인생의 필살기라고 부르기도 하지. 모든 스포츠에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고난도 필살기말이야.


여보, 40대에 모든 것이 귀찮아서 매사에 시큰둥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10가지 이루고 싶은 꿈을 꾸고 만들었으면 해. 정말로 복지부동 자세로 그럭저럭 노후를 보내고 싶지 않으면 아직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 10년 이내에 하고 싶은 10가지 꿈을 세워봐. 내가 책을 읽으면서 만나고 존경하는 두 분이 있어. 그분들은 구본형 님과 고도원 님이야. 


두 분의 공통점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꿈을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 쓰고 표현하면서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던 것 거지. 변화경영 사상가 구본형 선생은 이것을 “10대 풍광”이라고 부르셨고 아침편지 문화재단 고도원 이사장은  “꿈 너머 꿈”이라고 부르기도 하셨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벌써 이루어진 것처럼 10가지 꿈을 적고 그것을 남에게 공표하면 그 꿈은 망상이나 공상이 아니라 실제로 내 삶에 이루어질 꿈이 되고 목표가 되기 때문이라는 거야. 아무런 희망 없이 가을 햇살에 조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되기 싫으면 자신의 삶 속에 잠자고 있는 자신만의 꿈을 세웠으면 해. 그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글로 옮기고 그 꿈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만 하면 되잖아. 그리고 남에게 자신의 꿈을 말하고 그 꿈을 위대하게 만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해. 그런 고통의 과정을 잘 지내면 평범하지 못해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40대에서 의욕 충만하고 삶이 화사한 기운이 되는 40대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꿈을 적고 지갑에 핸드폰에 적어놓고 다니면서 최소한 하루에 한 번 정도를 보면서 살자. 우리 40대가 이제부터는 다르게 파란 하늘이 열리고 그 파란 하늘을 향후 두 손을 넓게 피는 멋있는 40대로 살아가는 일만 남았네. 

여보 파이팅!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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