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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Aug 01. 2021

몽골에서의 친구를 만나다

몽골에서 말타기_6

말에 대한 안전 교육을 충분히 받고 이제 말을 탈까 했는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잠시 쉬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부푼 마음을 접고 게르로 헤어졌다. 점점 빗줄기기 굵어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마음도 모른 채 몽골 초원의 하늘은 빗줄기가 계속 내린다. 기다리는 우리마음과 달리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해서 내리기 시작해서 결국은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오늘 말타기 일정이 취소됐다. 말 그대로 주변 환경을 잘 살피는 것을 말타기 첫 날부터 우리는 경험해야 했다. 말을 타려는 기대는 접고 비 내리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 지 생각해야 했다.

[ 비가 내리면 게르 문쪽에는 밖에서 내리는 비와 게르 천막을 타고 내리는 빗물로 보고 있다 ]


점심을 먹는 사이 오늘 말타기를 준비하던 말 조교들과 그들이 가지고 온 말은 어디로 간지 없어지고 덩그러니 푸른 초원만 남았다. 이제부터 식사 시간에는 여행 오신 많은 분들과 한 번씩은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도 작은 목표이다. 새로운 분들과 식사를 하려고 기다리는 사이 고도원님께서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하게 되었다. 고도원님, 백기환님, 오유정님과 식사하면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서 말씀 드리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좀 더 공부하고 왔다고 말이다. 책도 여러 권 읽고 유튜브등 몽골에 대해서 공부를 쪼금은 했다고 말이다.


점심 이후 시간은 이번 여행을 같이할 조원분들과 서로 얼굴을 익히는 조별 모임 시간을 가졌다. 모이는 장소가 마땅치 않아 내가 머물고 있는 게르로 초대했다. 우리 게르에는 나를 포함해서 3명이 묶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오셔도 편할 것 같아 7분을 초대했다. 바닥도 깨끗하고 비도 안 새고 넓고 더욱이 오시기 전에 난로에 불을 지펴 훈훈하게 만들었다. 다들 오시면서 인사가 참 좋은 게르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셋은 다른 게르도 우리 게르와 같은 수준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하긴 다른 게르는 약간 비가 샌다고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몽골이 나에게는 더욱 잘 맞는 느낌이 든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대해서 늘 감사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배정 받은 게르가 더욱 좋아서 일지도 모른다.


이어진 조별모임의 시간은 자신에 대한 소개를 좀 더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여행을 어떻게 왔는지 그리고 무엇을 버리고 갈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얻어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초반 분위기는 이야기가 잘 이어질지 걱정했었는데 그건 기우였다. 한 분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데 끊임없이 이어졌고 오랫동안 만난 사람같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한 분씩 풀어내는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특히 여성분 중에 연장자인 김애란님의 진솔하고 직선적인 화법은 우리들의 마음 문을 활짝 열게 만들었다. ’술, 술, 술’이었던 삶에서 “책, 책, 책”으로 변하게 된 아침편지에 대한 간증은 우리를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고 우리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자신들의 경험담과 인생 살아온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게 했다. 역시 인생 경험이 많으신 분들의 지혜와 배려가 참 좋은 분위기로 몰고 가는 것 같다.이 정도면 우리 조의 케미도 잘 풀려 나가는 것 같아 기분 시작이었다. 앞으로 더욱 정들 것 같은 이 불안한 예감은 뭘까?


그렇게 오후시간이 지나가고 나는 이번 여행 때 가지고 온 책을 펼쳐 들었다. 비 내리는 게르에서 책을 읽는 것은 색다른 재미였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대한 경제서적이었다. 몽골에서의 날씨 변화를 보는 것 같이 한치 앞을 알 수 없도록 몰고 가는 책이라 더욱 몰입하게 되었다.


[ 칭기즈칸의 삶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 ]


저녁 식사 후에는 칭기즈칸의 일대기인 그린 영화 상영이 있었다. 제목은 "몽골'이었는데 태무친의 어린 시기부터 자무카와 ‘안다’(의형제)’를 맺고 통일을 이루기 까지 있는 내용이었다. 저 영화가 나오는 것처럼 현재 우리가 묶고 있는 헨티아이막, 오논강이 흐르는 강가라고 하니 우리가 정말 역사의 한 장소에서 묶고 있는 것이 더욱 실감났다. 아마도 내일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도 말을 타고 있는 몽골인으로 되돌아 갔으면 한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몽골에서 말타기

#고도원의 아침편지여행

#칭기즈칸

#말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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