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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음 Aug 03. 2021

칭기즈칸의 놀이터, 초원과 오논강에서 여름을 즐기다

몽골 말타기 여행_8

휴식을 마치고 다시 돌아가는데 걱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침에 말한 확률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다. 어느 젊은 친구가 말을 타는 도중에 말이 흥분해서 말에서 떨어졌고 그 옆에 있던 현지인 말 조교가 정말로 영화에서나 나올만한 장면을 연출했다. 거의 등으로 떨어지는 친구를 남자가 여자를 받는 것과 같은 자세로 안전하게 받아내었다. 정말로 큰 사고가 날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더욱이 놀란 말이 말 사이로 뛰어다녔음에도 아침편지 여행객들은 놀라지 않았고 경험이 많은 조교들이 말을 곧바로 안정시키는 덕택에 추가 사고는 없었다.

[ 언덕 위에서 멀리 오논 강을 바라보는 우리 조의 천사 ]
[ 허영만 화백의 징기즈칸의 일대기를 그린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에서 나오는 오논강 ]
[ 나 혼자 멋진 하늘과 구름, 푸른 초원을 배경으로 한 장 컷 ]
[ 언덕위에서 우리 조의 단체 사진, 푸른 하늘과 파란초원처럼 우리들의 표정도 매우 밝다 ]


그렇게 오전 말타기를 마치고 꿀맛 같은 점심을 먹고 우리는 약 2시간의 휴식을 취했다. 다른 긴장해서 인지 말에서 내리자마자 왜 스트레칭을 강조하는지 몸으로 실감했다. 특히 무릎, 하체가 왜 중요한지를 말을 안 해도 절감하게 되었다. 평소에 아프지 않았던 무릎에 엄청난 통증이 느껴졌다. 그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쪼그려 앉아서 다리를 풀 수밖에 없었다. 말을 탄다는 것이 체력 소모가 크고 기술과 힘과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든지 느낄 수 있었다. 더운 낮이지만 게르에서 낮잠을 자거나 오전 체력을 회복하는 시간이 오수 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3시부터 오후 말타기가 시작되었다.


[ 말타기를 끝내고 휴식시간이 캠프는 조용하기만 하다 ]
[ 캠프의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이 구름 모자를 쓴 모습 ]
[ 몽골 초원의 여름 날의 오후는 무척 더워서 게르 문을 열어 놓는다, 그리고 게르 위에 빨래를 널어 놓는다 ]
[ 말들도 오전의 일과를 끝내고 들판에서 쉬고 있다 ]

사람의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 오전에 약 2시간 탔다고 이제는 말을 오르는데 별로 긴장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오후에는 오전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데 이제는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따각따각' 걸어가는 속도로 바뀌었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허벅지에는 힘이 들어가고 안장 손잡이와 고삐를 쥐는 손에는 자연스럽게 힘이 들어간다. 간혹 조교가 항상 뒤돌아보면서 우리를 관찰한다. 우리가 혼자서 말을 탈 수 있는지 아닌지를 보기 위해서이다. 

[ 오전에는 언덕 코스, 오후에는 넓은 들판으로 와서 쉬고 있다. 하늘의 구름이 빗질을 한듯 펼쳐져 있다 ]

오전보다 꽤 긴 거리를 이동했다. 오전보다 조금은 레벨업이 된 승마수업이었다. 앞에서 이끄는 고도원 님이 속도를 높이면 뛴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도 자연스럽게 속도가 높아진다. 속도를 높이면 안장에서 엉덩이를 떼고 허벅지에 힘을 주어 기마자세를 취하게 된다. 머리는 기마자세를 취하려고 하는데 우리 허벅지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렇게 꽤 먼 거리를 이동하여 전부 내려서 풀밭에서 휴식을 취한다. 말에서 내리면 이제는 자동으로 스트레칭을 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무릎이 아파서 다들 자동이다. 

하지 않으면 몸이 느낀다.  우리 생활이나 삶에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반드시 어떤 것에는 무엇이 따라야 하는 것처럼 말을 탄 후에는 스트레칭이 충분히 되어야 한다. 아마도 이것은 우리가 몽골을 떠날 때까지 우리 몸에 자연스럽게 익혀질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삶아가면서 필요한 것을 우리도 모르게 몸에 익혔다. 우리에게 좋은 습관도 이렇게 고통이 따르면서 익혀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 몽골 초원의 들판을 파노라마로 찍은 모습 ]


돌아오는 길에 저 언덕 하나만 넘으면 캠프인지 알았는데 아닌 것이다. 정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꽤 먼 거리를 왔다. 그러는 와중에 우리 조교는 우리를 계속 선두를 향해 말 사이를 비집고 속도를 높인다. 그러면 나는 엉덩이는 안장에 부딪히기 일수고 아픔을 피하기 위해서 안장에서 엉덩이를 띄우고 기마자세를 취하게 된다. 앞으로 익숙해져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 몽골 말타기 여행의 총 지휘자이자 우리를 선두에서 이끄시는 고도원님의 모습, 카우보이 모자가 썩 잘 어울린다 ]


말타기가 끝나면 선두는 먼저 내려서 풀밭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고 최종 마지막 말까지 도착하면 우리는 박수로 맞이한다. 아마도 서로가 오늘 잘했다고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오후에도 말의 뒷발에 차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말에 차인 분이 여성분인데 다리에 멍이 들었다. 괜찮아야 하는데 걱정이다. 왜 안전! 안전!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마도 고도원 님을 비롯한 아침지기님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16년 동안 하면서 매일 말을 타고 정리를 하면 크고 작은 사고가 났을 텐데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믿음이 있어 더욱 좋다.


말타기를 하는 사이 우리 머리와 몸은 땀에 흠뻑 젖었다. 머리는 긴장과 더운 날씨로 인해서 불타올랐기에 식히려 캠프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오논 강으로 전부 샤워 겸 빨래를 하러 갔다. 이 강에서 800년 전에 물놀이를 하던 어린 테무친과 남동생과 여동생은 보이지 않았지만 얼굴이 빨갛게 탄 아침편지 여행객의 웃음 띤 얼굴들이 있었다. 오논 강의 물줄기는 너무 세서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할 정도였다. 말타기로 더워진 몸과 경직된 몸을 물속에 담글 때 하루의 피로를 흐르는 강물에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정말로 다를 즐거워하는 모습, 바닥에 않아서 머리를 감고 빨래를 하고 정말로 친환경적인 모습을 본지 오래되었다. 아마도 중고등학교 때 교회에서 수련회를 갔을 때 이후 약 30년이 넘었다. 그런 모습을 한국도 아닌 멀리 온 몽골에서 할 줄이야 꿈만 같다.

[ 오늘의 긴장과 피로와 땀과 먼지를 씻어내는 오논 강, 이 강에서 칭기즈칸도 우리와 같은 물에서 몸을 씻었으리라 ]

흐르는 강물에 오늘의 피로를 흘려보내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밤을 기대해본다. 별 볼일 없는 세상에서 정말로 반짝이는 별까지 본다면 몽골에 와서 해 볼 수 있는 것을 하루에 다 누려보는 행운의 첫날이 되기를 소원한다. 칭기스터넛 캠프 밤하늘의 별을 기대해본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몽골에서 말타기

#고도원의 아침편지여행

#몽골여행

#칭기즈칸

#오논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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