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음식은 없다

오카다 데쓰, 『돈가스의 탄생』를 읽고

by 고독일기



풍부한 영양가만큼 풍성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돈가스 이야기



4차 혁명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매일 수많은 뉴스들이 우리 사회가 어떻게 급변하는지 그리고 서로 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라고 연신 외치고 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데 너는 무엇을 하고 있냐고 잔소리하는 거 같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 종일 받아들이는 정보가 많아 머리가 터지는 중에 이 책을 만났다. 돈가스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인 줄로만 알아 국사책을 핀 고3 수험생처럼 읽다가 퍼져버렸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돈가스의 맛은 역사적 기원으로부터 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작가는 그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했나 보다. 너무나 많은 변화를 무심코 넘겨버리는 나날에 흔히 먹는 돈가스가 일본의 문호 개방과 함께 기득권과 지식층 주도로 시작된 국가 프로젝트였다는 게 새삼 놀랍다. 이 작가는 돈가스 오타쿠거나 진짜 똑똑한 사람이다. '왜'라는 질문의 끝을 따라가다 보니 결국 음식 하나가 탄생할 때도 시대적 사명을 시작으로 일본 고유의 디테일한 요리 기법으로 발전시켜 완성시킨 또 다른 문화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성장과 적응은 인간의 사명이다. 그 기본 바탕이 되는 게 바로 잘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천왕은 부국강병을 위해 본질인 체격을 키우기 위해 채식에서 육식으로 식문화를 바꿨다. 서민들은 고기를 먹기 위해 저마다의 노하우를 발휘하여 일본 고유의 돈가스와 고로케가 탄생했다. 지금 내가 누리는 따뜻한 밥 한 공기와 시대가 주는 정보도 그 나름의 기원을 벗겨보면 어떤 사명과 의도가 똘똘 뭉친 걸까? 복잡한 세상에서 하나를 파고들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리고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하나하나 정당성이 부여하는 기술들이 총집합되었다는 걸 알겠다.



흐름을 본다는 건 결국 한 가지를 파고들어야 보는 건가? 내가 알고 있던 상식이 육식을 거부하는 일본인처럼 구닥다리일까? 생각을 깨고는 싶지만 쉽지가 않다. 정보를 강요받는 나날에 오래간만에 즐거운 돈가스 덕후 친구를 만나 떠들어 대는 기분이다. 오늘 점심은 돈가스를 먹어볼까? 빵가루에 발린 그윽한 기름진 안심을 꼭꼭 씹어 삼켜야만 만족할 날이다.




한줄평 : 하나의 음식에 담긴 역사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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