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시절,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을까?

이슬아, 『부지런한 사랑』를 읽고

by 고독일기



아이들의 순수한 글쓰기



책 읽는 내내 빡빡한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잠시 초등학생 선생님이 된 기분이었다. 아이들이 쓴 글을 보면서 느낀 건 좋은 글은 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맑은 눈에서 흘러나온다. 악동뮤지션 노래 중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게'라는 노래를 떠올렸다. 팔다리가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고 노래에서는 말한다. 에세이에 나온 아이들의 글을 따라가 보면 정말 그들의 눈엔 세상이 신기하게 보이나 보다. 코로나는 나쁜 친구라고 외로워서 심술 낸다고 적은 글을 보면서 감탄을 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깜찍할 발상을 했는지 신기하다. 다른 아이들의 글도 다시 읽어도 재밌다. 그야말로 노오력이 아닌 순수하고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본인만이 생각으로 써 내려가는 글들이 왜 이렇게 날 웃음 짓게 하는지 그게 더 신기했다.



글을 잘 쓴다는 기준이 뭘까? 화려하고 수려한 문체, 생생한 묘사, 긴장과 감동을 이끄는 전개일까? 에세이를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읽게 된 이 책에서 그런 뚜렷하게 속 시원한 답을 찾을 순 없었지만, 글쓰기에는 누구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울림을 주었다. 유독 아이들이 쓴 글들이 흔히 즐겨봐 왔던 기사, 게시판 글, 댓글과는 다르게 읽힌다. 어떻게 이렇게 표현했을까? 그렇구나. 글이라는 건 자격이 있어야 써야 하는 것도 잘 써야만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 다른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미소를 짓게 한다면 그거야말로 훌륭한 글이지.



어른들의 복잡한 사정을 내세우다 보니 어느새 표현이란 게 두렵고 무섭다. 할 거면 잘 써야 한다는 핑계로 삼아 펜을 잡지 않았다. 딱딱한 어른이었던 나의 기준점을 지워내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나를 위해 펜을 잡아보련다.




한줄평 : 피카소가 평생을 걸쳐 동심을 추구한 이유를 살짝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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