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
내가 사랑하던 대상과 이별한다면,
어느 기간 동안 슬프고 괴로울까?
기간을 정해놓을 수는 있을까.
사실 이별할 당시에는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의 끝이 없을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한다.
내가 눈감는 그 순간까지 계속 이렇게 슬프고 괴로울 것 같다고 느낀다.
물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서 어느덧 세월이 흐르다보면
이별 당시보다는 희미해지는 게 사실이다.
결국 어느 고통이든 희석되는 순간은 오고,
길고 긴 터널 끝이 보인다는 말이다.
해피가 떠나고 나서 조금이나마 위로받고자,
강아지를 무지개 다리로 떠나 보낸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접속해봤다.
그곳에서 나는 더 큰 두려움을 받았다.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지 몇년이 지났는데도 그 커뮤니티에서는
어제 이별한것처럼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덜컥 겁이 났다.
'나도 몇년이 지나도 저렇게 계속 슬프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그리고 그들은 정말 생생하게 이별의 순간을 기억하고 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울증에 빠졌다는 사람도 있었고, 여전히 밤에 잠들기전마다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 대화는 하루종일 이어졌다.
강아지의 사진을 서로 공유하면서 슬프다는 이야기.
생전에 잘해주지 못했던 아쉬움. 미련.
유골을 어떻게 보관할지와 목걸이나 반지로 만들지 고민하는 이야기.
그들의 강아지를 향한 사랑이 남다르고 무척이나 크다는 것이 느껴졌다.
하긴, 길게는 십몇년을 함께 지내온 가족이기에...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게 맞다.
나 또한 그런 이야기들을 볼 때마다 해피의 마지막 순간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결국, 난 그 커뮤니티를 나왔다.
나 또한 잊고 싶지 않아서 해피의 유품을 주섬주섬 챙겨서 보관중이긴하다.
하지만 영원히 슬프고 싶진 않다.
그걸 해피도 원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이건 나 편하자고 하는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에는 놓아주어야 할 때가 올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순간이 언제쯤이 될지는 모른다.
어쩌면 생각보다 빠를수도 있고,
어쩌면 생각보다 늦을수도 있다.
결국 내가 언젠가 슬픔에서 놓아주어야만,
해피도 자유롭고 신나게 마음 편히 뛰어놀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놓아주는 그 때야말로 내가 자유를 느낄수도.
그 대상이 무엇이든
언젠간 결국 이별을 맞이할테고,
고통에 한없이 갇혀 사는 것보다는
결국 놓아주어야 할 때 놓아주는 것도
아름다운 이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