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은 없었다.
지루함을 느끼다.
심심함을 느끼다.
저 단어들은 부정적인 어감이지만, 저만큼 평화롭고 긍정적인 단어가 있을까?
우리는 아무 일도 없을 때 지루함과 심심함을 느낀다.
즉, 고통스러운 것이 하나도 없는 상태다.
결국 저 감정들은 내가 가진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감정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멀쩡한 손가락과 잘 보이는 눈이 필요하다.
발행하기 위해서는 브런치 작가에 통과해야 한다.
이것들이 당연한 것일까?
해피가 떠난 이후에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깨닫게 되었다.
현관문을 열때마다 해피가 짖던 소리도 당연했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은 항상 내 곁에 있는게 당연했다.
이것은 당연한게 아니라 난 매일을 축복 속에 사는 것이였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친한 친구들이 곁에 머물러주는 것이 아주 소중하게 느껴졌다.
이제서야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에 무심코 넘기고 신경쓰지 않았던 사소한 것들 하나 하나가 소중하게 다가왔다.
엄마가 해주는 비빔국수, 아빠가 보내주는 응원카톡, 옆에서 곤히 잠든 남편의 숨소리.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았다.
요새는 가족들에게 더 자주 표현하게 되고,
남편에게도 더 잘하게 된다.
내일 당연히 내 곁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늘도 내 곁에 있어준 것에 감사하게 된다.
미뤄놨던 친구와의 약속도 잡았다.
지금껏 내가 즐거웠던 일들을 떠올려보면,
내가 목표금액만큼 모았을 때, 보너스를 받았을 때, 차를 샀을 때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과 사소한 주제로 웃으면서 떠들 때,
남편과 멋진 풍경을 보면서 감탄할 때,
해피를 꼭 안고 뽀뽀해줬을 때인 것 같다.
결국, 사랑이라는 것이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나보다.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