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않는 연습
나는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다.
자라온 환경때문인가 했는데, 부모님께서 말씀해주시길 원래 애기때부터 예민한 아기라고 했다.
'아, 그럼 난 그냥 타고난 태생이 그렇구나' 라고 낙담한적도 있다.
나도 그냥 무던하고 둥글둥글한 성격이었다면,
지금보다는 삶이 좀 더 편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가져본다.
불안으로 내 스스로 무너질때면, 차라리 그냥 별 생각 없이 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불안을 멈추지 못했다.
특히 내 불안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러다가 몸이 나빠지면 어떡하지?
이러다가 후회하면 어떡하지?
온통 미래에 대한 걱정이었다.
때론 이게 J의 성향으로 현명한 준비성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오히려 미래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면 그게 더 무방비한 상태가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옛 선조들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엔 생존률이 떨어진다고도 하지 않았는가!
불안, 두려움은 생존에도 필요한 감정이 분명하긴 하다.
위험을 감지하고 미리 조심하면 좀 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대응도 더 빠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우리를 위협하는 멧돼지는 없다.
사냥을 하러 떠나서 숲속의 야생동물과 마주칠 일이 없는데도 그에 버금가는 불안,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반복적인 불안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기만 하면, 좋은 영향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해도 현대사회는 충분히 불안할 수 밖에 없다.
불안하지 않고 사는 사람 또한 거의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 대상만 다를 뿐 각자가 두려워하는 것을 하나씩은 갖고 살더라)
20대는 취업난에, 30대는 결혼과 임신출산에, 40대는 자녀교육에, 50대는 은퇴준비에, 60대는 건강문제에 모두들 불안한 요소를 가지고 산다.
물론 결혼이 계획에 없는 독신들도 그에 걸맞게 다양한 불안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삶은 항상 평탄하지만 않기에.
역설적이게도 불안하지 않고 싶을수록 더 불안해진다.
'앞으로 1분간 백색곰을 떠올리지 마세요'
라고 한다고 백색곰이 안떠오를리가!
저 단어를 보자마자 떠올라버린다.
이건 뭐 워낙 유명한 얘기니까...
그렇다면, 불안해야 하는가?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하는가?
내가 가진 불안은 현존하는 것인가?
아니면 있지도 않을 일인가?
사실 불안은 미래에 대한 걱정, 염려 때문에 오는것이 9할이다.
과거를 후회하면 우울감이 밀려오고, 미래를 걱정하면 불안이 올라온다.
고로, 미래에 대해 고민할수록 불안감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너무 미래를 단정하고 걱정하지 않는 것이
현실에 충실해질 뿐만 아니라 불안감도 많이 사그라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안하지 않으려고 노력할수록, 억누를수록 더 뜻대로 안되는 것도 맞다.
불안해도 괜찮다.
다만, 불안에 중독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원래 불안이 디폴트 값이라 (뭐 이게 생존에 유리했다보니 자동옵션이 이렇게 되어 있는 거 같다;)
의식적으로 미래에 꽂히는 생각을 다시 현재로 돌리는 연습을 해주긴 해야한다.
그러다보면 어느날 굳이 내가 애쓰지 않아도 불안은 많이 희석된다.
앞 날은 아무도 모른다.
당장 1시간 뒤에도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는게 인생 아니겠는가.
그러니 일어나지도 않을 일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고자 한다.
불안해 하기만 하다가 지금 이 소중한 현재를 계속 놓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