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약성을 인정하기

단점을 외면하지 말자

by 고도띠

이력서에 필수로 들어가는

'나의 장단점 쓰기'


이 때 제출하는 내용은 사실

취업을 위한 일반적인 것들을 짜깁기한다.


그래서 여러번 써봤어도

구체적으로 나의 장점과 단점을

자세하게 파악하는 경우가 드물다.


진심으로 나의 취약성을 알아채고,

그걸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자존감에 더 좋다.


마냥 나는 좋은 점만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존감을 올려주지 않는다.


내가 어느 부분이 약하고,

어떤 상황에서 감정조절이 잘 안되고,

어떤 것에 잘못 대응하는지

쭉 나열하다보면 그것들의 공통점이 그려진다.




나는 여러 개의 업무가

갑자기 몰려올 때 당황하는 편이다.


특히 나는 손이 느려서

뭔가 빠르게 해야 하는 일에서는

실수가 잦다.


그리고 생각보다 남들의 평가에

쉽게 기분이 좌지우지되고,

내심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꽤 있다.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꽤 크고,

변화를 좀 두려워한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결정해야 할 때,

시간이 꽤 걸린다.


이렇게 나에 대한 취약점을 분석해보면

나는 빠르게 여러가지 일을 처리해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며,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편이다.

사랑을 받고 싶은 애정결핍도 있는 거 같다.

그리고 안정성을 중시해서,

상황이나 환경 변화에도 취약하다.


취약성을 분석하고 끝내면

아무 변화가 없다.


파악 후에는,

내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빠르게 여러가지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이럴 땐 무조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그대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이 많아 결정이 어려울 때는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고민만 되는 것을 구분하여,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생각을 하고,

바꾸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고민하지 말자.


애정결핍에 대해서는

나의 애착유형을 되돌아보고,

진정한 사랑의 기술(에리히 프롬)을

참고하여 재정의 한다.


타인의 평가가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것이 나에게 주는

피폐함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런 기대치로 인해 오히려

실망과 서운함이 생긴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도록 한다.


누군가가 어떤 목적을 위해

내가 원하는 칭찬을 해주는 것에

주의를 한다.




이렇게 나의 취약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 생각할수록 오히려 자존감이

더 회복되는 것 같았다.


나의 단점을 애써 외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특히, 명과 암 모두를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인만큼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도

나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인 거 같다.


이 세상에는 귀신같이 타인의 결핍을

빠르게 눈치채서 그걸 이용하는

악마들도 많다.


일명 나르시시스트인데,

이런 사람은 상대가 뭘 원하는지

잘 캐치한다.

그리고 그 부분을 긁어주면서

상대의 욕망을 해소해주고,

그것에 길들여진 상대를

자신의 마음대로 통제하고

조종하려고 한다.


이게 무서운 것은

누구나 취약점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면,

내가 정말 그 나르시시트를 사랑한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저 나의 욕망이 뭔지 파악해서

그 부분을 공략한 것 뿐인데 말이다.)


이래서 투자 사기꾼들이 사기칠 수 없는

대상은 '돈에 관심없고, 허영심 없는 사람'

이라고 한다.


그만큼 나의 취약성은 타인에게

타겟팅이 되기도 하므로,

꼭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타인에게서 나의 결핍이나

취약성을 채우려 할수록

지옥을 맛보게 된다.


사실 이 결핍과 취약은

스스로의 문제이며,

타인에게 약간의 도움은

받을 수 있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애정결핍이 있다고 하면

연인이나 배우자가 있다고 해서

그 결핍이 모두 충족되진 않는다.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기대하고 요구하면

결국 상대는 지쳐 떠날 것이다.


이때라도 깨달으면 다행인데,

보통 상대방을 '회피형' 이라고

단정짓거나 나에게 목적을 가지고

처음에 좋아한다고 감언이설해놓고

변심한거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만약 자존감은 낮은데 인정욕구만 강하다면,

나의 솔직한 모습보다는 인위적으로

내가 보이고자 하는 캐릭터로 컨셉이 잡히면서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주변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고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 그나마 남아있던

자존감이 더 박살나기도 한다.


만약 위의 사례에서

내 근본의 문제임을 인정하고

그것으로 인해 겪는 감정의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개선한다면,

더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다.




무조건 좋은 점, 칭찬할 점만

생각하고 사는 것보다는

나의 단점도 잘 알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나의 밝은 면도 사랑하는게 중요하지만,

나의 어두운 면도 끌어안아 줄 수 있는게

나를 향한 진정한 사랑의 기술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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