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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Nov 12. 2019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스타트업에서 프로잡일러로 살아남기_웃으면서 대처하기

살다 보면 종종 무례한 상황들을 마주한다.


그럴 때마다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웃으며 그 상황을 넘기곤 한다. 하지만, 집에 가면서 후회를 한다.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후회해도 이미 상황은 지나갔고, 다시 가서 말하자니 너무 쪼잔해 보인다. 그런 날은 거울을 보며 연습한다. 무례한 상황에서 의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이런 일을 회사를 하면서 더 자주 마주하게 된다. 회사이기 때문에 더욱 의연하게 어른처럼 대처하고 싶지만, 회사이기에 더 그러기 힘들다. 먼저 감정을 드러내면 지는 거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하지만,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도 감정은 여전히 숨길수가 없다.


무례함을 그 자리에서 그 순간에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혹은 왜 기분이 나쁜지 모르겠는데, 묘하게 기분이 나쁜 경우도 있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고 결국 ‘할 말’을 해야 할 타이밍을 놓친다. 그렇다면, 그다음 같은 상황이 연출될 때 웃으며 대처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것은 사람의 성향이다. 불편한 공기를 견딜 수 없는 사람과 불편하더라도 정확하게 말하고 넘어갈 수 있는 성향을 가진 사람의 차이다.


하지만, 성향으로 단념하기엔 너무 화가 난다.

가끔 나는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거울을 보고 연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요즘 부쩍 살이 찌셨네요?”라고 많은 사람들 모여있는 자리에서 말한다면, “아 그래요?”라고 웃어넘기곤 했다. 웃어넘겼으면 쿨하게 기분이 나쁘지 말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생각난다. 그럼 담엔 “너무 무례하시네요. 살이 쪘다니요? 사과하세요.”라고 말해야지 하면서 거울을 보고 넌지시 입꼬리는 올리고 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는 꾹꾹 밟아 답변하는 연습을 한다. 하지만, 같은 상황이 되면 연습한 데로 되지 않고 또 같은 상황을 반복한다.


도대체 왜일까?

내가 과연 못되지 않아서일까? 아님, 그만큼 성숙하지 못해서? 아니다. 그냥 나는 선천적인 성향이 분위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담 과연 어떻게 ‘당신이 방금 마우 무례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효과적으로 전달함에 있어 세련됨을 어떻게 패치할 수 있을까?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보고 있다면, 절대 세련되려 하지 말기를 바란다. 한 번에 절대 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고민해서 찾아낸 나의 방법은 ‘화살 돌리기’이다.


나에게 집중된 화살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요즘 부쩍 살이 찌셨네요?”라는 말을 들은 상황으로 넘어가 보자. 이 말에 대한 나의 감정을 말하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그 감정선을 던지는 것이다. 이슈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전에 김 과장한테도 살쪘다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혹은 “김대리(질문자)는 살이 많이 빠지셨네요?”의 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포커스를 돌리는 것이다. 질문자에 대한 칭찬이나 질문으로 돌리면 가장 베스트다. 더 이상 질문자는 공격이라는 것을 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본인에 대해 언급하려 한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불편한 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추가 공격을 받게 될 가능성도 줄어들기 때문에 훨씬 마음이 편할 것이다.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은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감정을 소비하는 게 상책이다.

감정도 아깝다. 내가 감정소비를 하기를 원하는 질문자 앞에서 그 소리에 반응하면, 그들은 더욱더 재미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바로 토픽을 닫아버리면, ‘어렵다.’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토픽을 다른 사람에게 토스 해버라면, 나와의 신경전이 아닌 그들만의 신경전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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