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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Apr 27. 2020

중간관리자로서 회의감을 느끼시나요?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_중간관리자

나는 중간관리자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그리고 짧은 연차에 중간관리자가 되었다. 보통 중간관리자가 가지는 20-30년의 경력이 없어서일까? 나는 어딘가 모르게 항상 자신이 없고 불안했다. 항상 남몰래 공부를 했고, 공부를 하지 않은 척 자연스럽게 나의 실력을 입증해야만 했다. 중간관리자가 된 이후로 나는 잠을 편하게 자본적이 없다. 업무도 팀원들보다 배는 가져가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의 퍼포먼스까지 보여야만 했다.


그렇게 해야만 팀원들이 나를 의심하지 않고 따라올 것만 같았다.


나의 실무를 다른 팀원에게 미루는 것은 이기적이라 생각했다. 반은 틀리고 반은 맞는 말이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팀원들이 팀 운영이나 업무에 불만을 토로하면, 더 화가 나고 속상했다.

아니,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다 하는데 왜 저 일하는 것조차 불만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실무를 많이 하다 보니, 팀원들이 하는 업무량은 전혀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리더들을 보면서 팀원들은 길잡이가 필요했던 것이지 그저 열심히 일하는 팀원 같은 팀장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하는 것은 권위적이라 생각했다.


나의 실무는 팀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 팀이 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이지, 실무를 팀원들보다 배로 가지고 가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열심히 노를 젓고 누군가는 그 배가 가장 효율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배에 물이 세지는 않는지, 누군가가 지쳐서 쓰러지지는 않았는지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배가 난파하지 않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그저 함께 노를 열심히 졌다 보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것도 모르는 채 서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목적지가 어딘지 정확히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다.


나의 운영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럼 나는 그 방향이 맞는지 몇 번이고 확인하고 이 길이 우리가 가는 가장 짧은 지름길이 맞는지 지도를 줄을 그어가며 체크했어야 한다. 그게 중간관리자로서 팀원들이 기대한 역할이었다. 그들의 일을 덜어준답시고 가져오는 것이 기대한 역할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동안 묵묵히 따라와준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나는 이것을 거짓 1년이 지난 후에야 깨달았다.


요즘 내가 읽는 책에 나오는 거듭 해서 내용이 있다. 내가 성공하기 위해 다른 것들을 다 포기해서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정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아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내가 이 일을 하지 않아도 일주일이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문제가 없다면, 그 일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출근을 하면, 하루에 해야 하는 일들을 리스 트를 길게 적어가며 지우는 것이 과연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일을 10개 할 시간에 꼭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 하나를 잘 정말 잘 처리하는 것이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한다.(One thing 2013, Gary&Jay)


유능한 멀티테스커라 자부했던 나의 머리를 누군가 꽝 때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내가 그날 꼭 해야 하는 일 한 가지를 정해서 하다 보니,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내가 팀장으로 꼭 해야 할 일. 그것이 내가 꼭 해야 하는 그리고 잘해야 하는 실무였던 것이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중간관리자라면, 잠시 실무는 접어두고 꼭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정의해보자. 매일매일 붙잡고 있던 업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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