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_두 번째
안녕, 지비야.
오늘도 너는 일어나서 아빠를 찾았고, 엄마가 출근할 때까지 밥을 먹지 않아 혼이 났지.
출근하면서 "아이에게 밥을 잘 먹이는 방법"에 대해 열심히 찾아봤어. 이렇게 찾아봐도 집에 가면 깜박 잊고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이지만...^^
오늘은 네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려고 해. 네가 학교를 다니면서 직장을 다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야. 그때마다 너는 너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다양한 추억을 공유하며 사회생활의 즐거움을 경험하겠지.
좋은 인간관계는 너에게 큰 원동력이 된단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간관계는 너의 인생에 많은 영향력을 가질 거야. 어렸을 때는 엄마 아빠가 네가 경험하고 영향받는 인간관계의 전부였다면, 사회에 나가면서부터 너의 친구들은 너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거야. 이것은 지극히 평범한 현상이니 인간관계에 휘둘린다고 힘들어하거나 그러지는 말기를.
때로는 네가 원하는 데로 인간관계가 되지 않을 수도 있어. 때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어. 가끔은 너무 싫어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너를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어. 이런 인간관계가 너를 정말 힘들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그리고 네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너에게 그 사회가 그렇게 중요치 않다는 것’이야. 너에겐 그 사회 말고도 걱정하고 에너지를 써야 할 무수히 많은 사회가 있어. 너를 가장 사랑하고 응원하는 가족이라는 사회가 될 수도 있고, 너를 가장 사랑하는 연인이라는 사회가 될 수도 있고, 너의 재능을 높이 평가해주는 동호회가 될 수도 있어.
너를 괴롭히거나 네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너의 많은 에너지를 쓰기엔 너는 너무 특별하단다.
물론, 막상 이런 상황이 되면 이렇게 의연하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거야. 때로는 세상이 다 너의 적처럼 느껴질수도,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하지만, 바꿔서 생각하면 얼마나 슬픈 일이니? 그 친구는 이 사회가 그 친구의 전부이고 너무 소중한거야. 그 사회에서 누군가를 괴롭히거나 미워하고 싶은 거야.
왜냐면, 그 친구에겐 그 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다른 사회가 없거든.
너는 너무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네가 속상해하면 함께 울어주고 함께 욕해줄 가족이 있어. 그러니 너무 속상하고 미워도 의연하게 행동할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왜 영화나 드라마보면 주인공이 그런 과정을 거치고 멋지게 성장하잖아? 그런 너를 상상해봐. 생각만 해도 너무 설레이지 않니? 한 번에 될 수는 없을 거야.(엄마는 아직도 생각이 맞지 않으면 얼굴에 그 감정이 다 들어난단다...)
하지만, 이런 현상을 직면하고 인정할 때, 너는 더 성장할 수 있을 거야. ‘내가 또 아무것도 아닌것에 속상해 했구나.’, ‘지나고 나면, 별일도 아닌데 나중에 이불킥 할 일인데.’ 라고 담백하게 인정하는 방법을 연습하다 보면, 어느새 의연한 너를 발견할 수 있을 거야.
참 사람이라는 게 내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아.
이런 생각은 네가 친구를 사귈 때에도 연인을 만날때에도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문득문득 떠오를거야. 가끔은 “내가 이 정도 했으면, 너도 이 만큼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을 거야.
서로 각자 다른 배경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너의 생각과 같을 수 있겠니. 같은 뱃속에 있던 쌍둥이도 서로 생각이 다르다는데, 어떻게 다르게 자란 사람이 너의 생각을 알 수 있겠니. 이건 부부 사이에도 적용되는 것이야.
친구 사이에, 동료 사이에, 연인 사이에 무엇을 베푼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야. 오롯히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다는 것. 이것은 본능적이지 않은(물론, 엄마와 자식 사이에는 본능적으로 나오기도 하더라.) 어떤 복잡한 감정과 그 상대방도 알아줄거라는 기대감이 함께 만들어내는 액션이더라. 하지만, 말그대로 상대방은 내가 아니기 때문에 절대 알 수 없어. 그리고 내가 기대한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는 것은 감정이라는 게 존재하는 이상 깨닫기 어려울거야. 엄마가 그런 서운함을 느낄때마다 항상 다짐하는것은 ‘줄 거면 바라지 말고 주고, 바랄꺼면 주지도 말자.’라는 것이야.
내가 무엇을 희생하고나 베풀어야 한다면 아예 그에 대한 반응이나 액션을 기대하지말고 해줘.(기대하지 않고도 네가 해주고 싶다면 그건 정말 너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증거야.) 그리고 너의 업적(?!), 마음을 꼭 전달해.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 알 수 없단다.
그렇게 엄마는 지비가 성숙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사회인이 연인이 되기를 바래. 그리고,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이 되길 바래.
상처는 너를 더 성숙하게 만들것이고, 어떤 상황이 와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노련함을 선사할 것이야.
엄마는 또 가봐야겠다.
오늘 너에게 퇴근 후, 책을 읽어주기로 약속했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