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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컬쳐드배 Oct 02. 2019

오늘날 젠트리피케이션

경리단과 투어리스트피케이션

아니 왜 부동산이나 도시산업에 대한 관심사가 늘어가는 것인가. 이러다 인간 배준호는 커피를 접고 공인중개시장으로 몸 담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셀프 염려를 하고 있다. 최근 경리단이나 해방촌처럼 도시 재생 사업에 관심이 많아져 이것저것 찾아보았고 커피나 카페를 빌미로 이에 대입하는 글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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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가 카페를 운영함에 있어 제일 비중이 큰 것은 인건비와 임대료다. 인건비는 시장의 흐름과 달리 치솟고 있으니 이익 창출은 별개로 인당 최하 180만 원이 되어 버렸고 평균 임대료가 200-300만 원 대면 하루 평균 매출이 최소 40-50만 원이 나와야 하는 시장 형성이 되어 버렸다. 할 수 없이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은 직접 매장 일에 뛰어들게 되고 이에 도시재생 사업이라는 빌미로 외부인들의 유입을 쉽게 허용하게 된 시장 혼란의 서막에 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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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인이 유입되면 좋은 거 아니에요?라고 묻는 분들이 계실 텐데 작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의 생존에 직결되는 건 ‘투어리스트’가 아니라, 직접 그 매장의 아이템을 의식주로 소비해 주시는 이웃과 로컬의 안정적인 방문이다.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내가 좋아하던 동네 카페에 외부인이나 외국인으로 점령당한다면 단골이었던 분은 마냥 반가울 수 없는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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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업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원래 옛 가게가 쫓겨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허름해진 90년대 이전의 건축물을 다시 재건축, 재생하자는 게 취지인데 아무래도 돈 없고 실력 있는 아티스트나 창작자들은 임대료가 저렴한 곳에서 시작하다 보니, 이런 산업에 피해자가 되고 있을 뿐. 그런 사람들의 인프라를 보고 들으며 공유받고 싶은 외부인들의 유입을 건물주들은 기회라 생각하며 욕심을 내두르는 때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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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생각하는 ‘가게’란, 외부인이 아닌 주변 이웃 로컬이 찾아주어 완전한 형태인 ‘유니크 가게’가 되는 것이다. 만약 이런 카페 투어를 위한 손님이 소비를 촉진시키지 않고 유입된다면 젠트리피케이션의 연장인 [투어리스티피케이션]만 일어날 뿐이다. 이게 보기 좋게 경리단과 연남동의 예시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런 외부인이 나쁘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게 아니다, 이런 빌미로 기회를 쟁취하려 하는 이들이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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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등장 이전에 경리단은 과거 하얏트 호텔에서 내려오는 소비자로 반, 이태원 정육점과 국방부의 소비층, 이태원에서 연장된 소비층이 섞여 아래에서 올라와 반. 이렇게 100%짜리 상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인의 유입을 허락한 산업은 결국 이렇게 서울의 한 매력의 지역을 몰락시켰다. 속상하지 않을 수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이제 일부러 ‘주차장이 없는 곳’으로 2호점을 낼까. 하는 미친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여하튼 재밌다 도시산업! 커피 외에도 배울 게 너무 많아 즐겁다고 해야 하나, 무섭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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