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사장의 방향성 생각하기
마지막 주 화수는 업사이드 휴일이라 거래처에 보낼 원두을 두 배를 생산하는 날이기도 하다. 덕분에 은비도 지치고 나도 지치고. 유독 더워서 힘든 월요일이 지나갔다. 사실 로스팅이란 게 실무에선 그냥 막노동에 가깝다. 괜히 존경스럽다 하는 게 아니란 걸, 주물 앞에 서 있어보면 금방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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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빡쌔게 로스팅 했음에도 싱글이나 서니사이드는 거의 막바지에 생산하기에 가끔 택배 마감에 쫓겨 배송을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어제가 그런 날이라 끝나고 강남 스크렘 커피로 넘어갔고 원래는 대표님과 마감하고 소주 한 잔 기울일 기회를 뒤로하고 매장에서 조금 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주제는 앞으로 각자 브랜드에 대한 캐파시티를 어떻게 늘리는가에 의의가 있었고 우린 자연스럽게 직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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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턴 지극히 오너의 입장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이며 필자의 현재 입장을 섞는 글이라, 조금은 입장에 대한 이해관계를 좀 더 너그럽게 읽어 주길 바란다. 사실 대표님과 난 타인이 이만큼 더 해주길 바란다는 기대심리를 갖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대는 타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찾아 왔다가 마음대로 실망이란 응아를 싸고 가는 것이다. 이게 아마 대부분의 인간관계 갈등의 핵이나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마음대로 기대하고 실망하는 과정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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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일이 익숙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건 ‘전문화’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그냥 숙련된 반복기술. 설거지 속도가 늘었다고 그걸 ‘전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치와 비슷하다. 이렇게 많은 인물들 속에도 우리는 ‘인재’를 모셔야 더 큰 인사이트를 얻어낼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재는 ‘각자 맡은 바’만 잘 이뤄내고 연봉과 비례하여 전문화된 커리어를 동반한 인물을 만날 수 있어야 한다.(보통 큰 회사 오너들의 고민은 회사는 커지는데 그 만한 인물을 얻어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런 와중에도 ‘나 만큼 해 주는 직원’이 비정상적인 인물인 건 끝없이 생각해야 한다. 당연한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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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쪼끄만한 가게도 혼자 하지 못할 일들 투성인 걸 느끼는데, 앞으로 어떤 인재를 만나야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시간. 사실 나눈 대화는 이것보다 깊고 심오했지만 좀 더 밀도 있게 정리하고 글로 옮겨 볼 생각이다. 처음부터 큰 매장을 하지 않고(못했고) 조그마하게 이런 고민부터 시작할 수 있었던 게 얼마나 행운이었나 싶었다. 난 그 만한 오너 그릇은 아니고 직접 경험하고 느낄 것이 많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려 한다. 이 세상엔 역시 인과관계 투성이다. 그리고 사람은 입장 하나로 전혀 다른 이해관계를 요구시 한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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