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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형진 Jan 10. 2024

체육 교사의 좌충우돌 에듀테크 활용 수업 이야기

체육 교사가 체육 수업에서 에듀테크를 활용하게 된 이유

나는 경북 지역에서 학생들에게 체육을 가르치는 체육 교사다. 2009년 교직에서 첫 발을 내딛게 되었고, 여중과 분교, 고등학교를 거쳐 현재를 학생수련원이라는 곳에서 학생들의 수련 교실 운영을 추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기기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새로운 기기를 사거나 발견하게 되면 설명서를 읽어보고 설명서대로 기기를 만져보면서 하나, 둘 기능을 익히는 것에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꼈다.

체육 교사의 삶을 살면서도 이런 성향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체육 수업을 하면서도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기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그런 기기들을 활용하여 수업을 해 나가면서 수업에 대한 만족과 자신감도 키워갔다.


사실 처음 교직에 들어와 수업을 하면서는 수업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꼈다.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수업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늘 망설였고, 매일 밤 늦게까지 수업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수업의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체육 교사이기는 하지만 내향적인 성격과 다양한 스포츠에 대한 경험의 부재가 나에게는 교사로서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열등감을 가지게 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족함과 수업에 대한 갈증을 채우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연수도 듣고,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용품도 찾아보고 사용해보려는 시도를 많이 했었다. 그런 시도 가운데 하나가 기기를 활용한 수업이었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대형 모니터 같은 기기들이 있으면 내 부족한 수업에서 학생들이 조금은 더 만족감을 느끼고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수업에 가능한 한 도움이 되는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고자 노력했었다. 나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장비들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었고, 그 덕분에 다양한 기기의 활용에 대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익숙해진 것 같다.


스마트 폰의 등장으로 일상의 삶이 바뀌면서 수업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온 것 같다. 스마트폰 자체가 우수한 카메라 성능과 수업에 활용할만한 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수업에도 관심이 커졌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분야를 내 체육수업에 접목해보고 활용해보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로우면서도 즐거웠다. 그렇게 나만의 관심사를 내 수업과 연결하면서 내 나름의 재미와 의미를 찾는 수업을 고민하고 실천해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갑작스레 닥친 전 세계적인 위기가 나 개인의 관심사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게 했다.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위기가 닥치면서 세상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교육도 거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등교 중지 사태가 벌어지고, 하루 아침에 초유의 '온라인 수업'이라는 유래가 없던 수업을 준비해야만 하는 교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시기 나는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늘 즐겁게 활용하던 것들을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무언가 새로운 기회를 찾은 느낌을 받았다. 완벽하다거나 기존의 방식보다 더 나은 방식은 아니었지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에 좀 더 수월한, 조금은 더 효율적인 무언가를 준비되지 않았던 교사들보다는 빨리 해낼 수 있다는 유능감을 경험한 시기가 바로 이 때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활용하던 현재의 구글 워크스페이스(당시에는 'G SUITE FOR EDUCATION' 이라 불렸다.)를 학교 전체에 미리 구축해 둔 덕분에 학교의 메인 온라인 수업 플랫폼은 구글 클래스룸이 되었고, 나는 졸지에 정보부장도 연구부장도 아닌데 온라인 수업의 틀을 짜고 선생님들에게 안내하는 교사가 되었다.


갑작스레 닥친 상황에 모두 당황하고 있던 시기에 그저 호기심에 나 혼자 사용하던 디지털 기반의 교육 방법들이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주고 학생들에게도 열악하기는 하지만 수업이 이루어질 수는 있는 어느 정도의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었다는 것에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다.


이 때 이후로 흔히 말하는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의 합성어, 기술을 활용한 교육의 의미를 띈다.) 활용 교육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체육 수업에서 에듀테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이 때 운이 좋게도 전국의 나와 비슷한 선생님 몇 분을 알게 되어 그 분들과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온라인 체육 수업 방법에 대해 소개도 하고 그것을 계기로 학교체육진흥회에서 에듀테크 활용 체육수업에 대한 연수도 해보게 되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체육 교사로서 에듀테크를 수업에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른 교사들보다 조금 더 빨리 경험하고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시기에 새벽까지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웹 기반의 프로그램들을 찾아보고 테스트 해 보면서 그 효과를 파악하고, 실제 수업에 적용해 보고 함께 고민하는 선생님들과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면서 힘이 들기는 했지만 왠지 모를 성취감과 뿌듯함, 공헌감 같은 감정들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너무 한 쪽 방향으로 치우쳐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한 쪽 방향으로 편향된 경험을 해서라도 무언가 좀 더 경험해 본 것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중간을 찾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여전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많은 질문을 스스로 해 보기도 하고, 기술의 활용에 대해 지나치게 편향되지 않고 체육 교사로서 해야 할 교육자로서의 본질과 에듀테크라는 도구를 거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 나가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정답은 아니지만 조금씩 나만의 해답은 찾아나가고 있다.


이 공간에 글을 쓰는 이유는 그런 질문과 내 나름의 답변들을 기록해 봄으로써 나와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체육 교사들에게 하나의 방법론을 공유하는 것, 그리고 매일 망설이면서 이렇게 내 나름의 교사의 삶을 살고 있는 내가 덜 흔들릴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하루하루 작은 걸음을 걸을 수 있는 용기를 얻기 위해서이다.


비록 정답은 아니지만 하나의 방법으로, 또는 하나의 정보로 내가 알고 있거나 고민하고 있는 것들을 이 공간에서 소소하게 나누어 보고 싶다.


내가 집필한 책의 제목은 '체육교사의 좌충우돌 에듀테크 활용 수업 이야기' 다. 

말 그대로 내 멋대로 좌충우돌 활용했던 에듀테크 활용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곳에서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고 시행착오를 겪은 좌충우돌 에듀테크 활용 수업, 그리고 교육과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부족하지만 솔직하게 전달해 보려 한다. 


작은 걸음이지만 첫 걸음에 감사하며 다음 걸음을 또 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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