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연주를 듣고
Thou whisper to drum what you want (그대가 원하는 걸 드럼에게 속삭이는군요)
2016년 8월 7일, snarky puppy란 밴드의 flood란 연주를 보고 내가 느꼈던 감탄에 허세를 섞어 블로그에 써놨던 문구다. 어떤 연주가 너무 좋으면 칭찬보다는 욕이 튀어나온다. 그것도 아주 쌍스럽고 강력하게. 신선한 충격은 아름다운 단어보단 더러운 말로 전해야 그 감탄이 더 깊이가 있는 것만 같다랄까. 신기하게도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다. 유튜브에서 댓글을 보면 어떤 사람은 “연주가 너무 더러워서 아내가 내 방에 들어오면 차라리 포르노로 바꿔서 틀어야겠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하나의 밴드가 창조하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아니 이렇게 더럽기 짝이 없을 수 있는가. 노래를 듣고 있자면 마치 내가 살아본 적 없는 다른 세상에 잠깐 와서 앉아 있는 느낌이 든다. 연주하는 사람들은 더 이해할 수 없다. 나 모르게 그들끼리 아주 팽팽한 외줄을 타고 있나 보다. 상기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며, 몇몇은 땀에 뻘뻘 흘리기도 한다. 그 연주를 구경하는 사람은 마치 옆에서 누군가가 허벅지를 꼬집고 있는지 내내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이 밴드의 노래들은 대부분 6분짜리인데 대부분의 곡이 좀 더 듣고 싶지만 아쉬움에 끝이 난다.
이런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은 엄청 행복하지 않을까? 꽤 많은 사람에게 더러움을 주고 있는 거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딱 들어도 돈은 안될 것 같다. 그냥 행복을 주는 것에 만족하라구. 더러운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