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저들이 우리의 목숨은 가져갈진 몰라도 우리의 자유는 결코 뺏어가진 못할 것이다"
브레이브 하트는 영국의 지배하에 있는 스코틀랜드인의 독립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일제 강점기 지배하에서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투쟁과 비슷하다랄까?
"독립"은 "자유"와 겹치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독립"이란 단어는 대상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예를 들어 부모로부터 독립, 경제적 독립, 또는 일제로부터의 독립 등), "자유"라는 단어가 풍기는 보편성과 일반성에 비해 보다 구체적이고 국소적인 거처럼 들린다. 그래서 "자유"라는 단어와 가치는 아직까지 전해지지만 "독립"이란 가치는 해방 이후에 자연스럽게 그 필요성을 잃지 않았을까 싶다.
과거에는 우리가 "독립"이라고 부르는 것과 서양 사람들이 "자유"라고 부르는 게 같은 뜻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유"라는 보편성에 힘입어 그 가치가 나라의 자유를 넘어 개인의 자유로까지 확장된 게 아닐까?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이후 통제에 대한 미국 시민들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꽤나 흥미로운 점이 많다. 그들은 "자유"라는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통제라는 것의 필요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최근에 브레이브 하트를 우연히 다시 보면서 "자유"와 "독립"을 바꿔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인터뷰 내용의 "자유"를 "독립"과 바꿔 해석해 보면, "개인은 정부의 통제와 독립되게 존재하기 때문에", 즉, "개인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통제의 필요성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시민들의 인터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런 "자유"에 대한 가치관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 더 이상 한 사람의 "독립"적인 행동에 다른 사람이 영향을 받지 않는 시대가 아니게 되었다. 내가 배운 "자유"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행위 내에서의 "자유" 였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모든 공간에서 코로나는 전파될 수 있다.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더 이상 독립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아주 간단히 그리고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할 수 있게 되었다.
한때 "자유"라는 단어가 풍기는 고귀함과 웅장함이 있었다. 지금도 누군가에겐 그럴 테지만 이제 내게는 이기적이고 편협하게만 들린다. 우리는 "자유"라는 가치에 대해 "개인의 독립" 이상의 무언가를 찾아야만 할 것 같다. 코로나는 개인은 더 이상 독립적으로만 존재할 순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상당히 의존적이다. 난 요리를 잘 못하기 때문에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좋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식당이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거나 또는 사람이 없거나 해서... 이런게 나를 아주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 내 의존적인 자유 충족은 결국에 다른 사람의 자유를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아주 이기적이지만 이런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