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서도 매화는 먼저 핀다.
그 꽃을 찻잔에 띄우는 사람의 마음도
이미 봄에 가까이 가 있다.
역사 수업을 함께했던 강순형 선생님이 사진 한 장을 올려주셨다. 맑은 차 위에 매화꽃 한 송이가 떠 있었다.
한참 바라보았다. 이유 없이 행복해졌다.
선생님은 찻잔에 달랑 하나 떠 있는 매화꽃 같은 분이다. 소박하고, 순수하고, 맑다. 그 작은 꽃 하나가 마음을 환하게 밝히듯,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그 맑음이 조용히 전해진다.
우리는 가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아도 좋은 순간을 만난다.
누군가의 얼굴일 수도 있고, 햇빛이 드는 창가일 수도 있고, 바다를 바라보는 뒷모습일수도 있고. 별을 바라보는 순간, 벚꽃이 흩날리는 곳에서 꽃잎을 손에 받아 드는 순간, 석양을 친구와 함께 바라보는 순간 같은 것들.
그 순간에는 설명이 필요 없다.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넓어지고, 살아 있다는 느낌이 조용히 찾아온다.
선생님의 매화차 사진을 보며 나도 잠시 그런 순간을 만났다.
찻잔 위에 떠 있는 작은 매화 한 송이처럼, 사람의 맑은 기운을 만나면 그런순간속에서 조용히 미소짓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