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딸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이름을 부른다.
“경신…”
“엄마, 우리 집 앞 편의점에 내 카드 두고 온 것 같아.”
“엄마가 좀 찾아다 줄 수 있어?”
“응, 알겠어.”
전화를 끊고 바로 나가려는데
차 열쇠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차 열쇠가 안 보이네.”
“차 열쇠는 안 가져왔는데…”
순간 멈칫했지만,
일단 남편 차를 타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편의점 안에는
진열대를 정리하던 점원이 있었다.
“어제 우유랑 과자 사면서
카드를 두고 온 것 같아요.”
말을 건네자
점원은 “아, 네.” 하며
아무렇지 않게 카드 한 장을 건넨다.
확인해 보니
딸아이 이름이 적혀 있다.
이름을 한 번 더 확인시켜 드리고
“감사합니다.” 인사를 남기고 돌아왔다.
집에 와서
어제 입고 나간 옷 주머니를 뒤져본다.
그 안에
얌전히 들어 있는 자동차 키.
나는 잠시 웃었다.
카드와 자동차 키를 나란히 놓고
사진 한 장을 찍어
딸아이에게 보낸다.
깜빡하고 잊어버리는 것,
그것도 나를 닮았다.
친구와 여행을 갔을 때도
화장실 다녀온 사이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가방을 두고 나왔던 일,
차를 타고 20미터쯤 가다가
그제야 알아차리고 되돌아갔던 순간.
경주역에 도착하기 전
친구 차에서 충전하던 핸드폰을 두고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기 직전에
‘내 핸드폰…’ 하고 멈춰 섰던 일.
돌이켜보면
작은 실수들이 꽤 많다.
그래도 다행인 건
금방 알아차린다는 것.
한 달 전,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금목걸이 6돈에 비하면
오늘의 일은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정도다.
잊어버린다는 건
어쩌면
살아가는 동안 생기는 작은 빈틈 같은 것.
그 틈을
다시 돌아보고, 챙기고, 채워가는 일.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나는
조금 더 잘 챙겨보겠다고 다짐해 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한마디.
넌, 내 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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