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늦은 밤 잠 못들고 나는 또 생각에 잠긴다.

by Goemgoem

지금은 새벽 네시 삼십분

피로감은 극에 달한 상태이지만

아직 잠들지 못하고 글을 쓴다.


이런 날은 저녁 약을 먹어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온갖 잡생각들로 나를 힘들게 만든다.


겨우 잠에 들어도 나쁜 꿈만 지속해서

꾸는 경우가 100%이기 때문에

차라리 밤을 새워버리자 생각한다.


오늘 나를 잠못들게 만든 생각은 하나다.

내가 우울증을 정말 극복할 수 있을까?

결국엔 내 의지가 약한 건 아닐까.

남들은 다 일상을 잘 유지하며 지내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가.


혹은 나는 우울증이 아닌게 아닐까?

단순히 현실을 부정하기 위해서

우울증이란 이름 뒤에 숨어버린 건 아닐까?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워서

이 이름 뒤에 숨어버린 건 아닐까..?


알고 보면 나는 다 나았는데도 불구하고

아프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에 멈추어 있는건 아닐까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끊임 없이 올라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는 더이상

나를 없애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마음과 생각이 들 때마다

살아서 뭣하나 이런 마음이 물밀듯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냥 내가 너무 연약하다는 생각과

왜 이렇게 나아지지 않는걸까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는데

왜 이렇게 변함 없이 힘들어 하는걸까

이런 생각들만 하염없이 맴돈다.


모르겠다. 새벽이라는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정말 이런 마음이 드는건지

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시간이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아도 답은 없다.


모르겠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너무나도 절망적이다.

이런 나의 모습을 보이기 싫지만

이 역시도 우울증 중 하나의 모습이리라.

그렇게 생각하고싶다.


무던하게 애쓰던 낮의 나의 모습도

상담을 통해 괜찮다며 웃는 내 말도

지금 이 시간은 그저 다 거짓같으며

사실은 정말 괜찮지 않은게 아닐까

수없는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무는 시간이다.


다른 우울증 친구에게 묻고싶다.

나같은 생각이 들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혹 극복이 가능하기는 한건지

나를 어떻게 보듬어 주어야 하는건지.

방법은 있는건지..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