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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Feb 12. 2024

제라늄과 펠라고늄의 차이

그 많은 이름의 계보 

출처ㅣ 빨강머리 앤의 정원 ㅣ 박미나 그림 ㅣ 지금이책



아, 저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걸 좋아해요.  

그저 제라늄일 뿐이라고 해도요. 

이름이 있으면 좀 더 사람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그냥 제라늄이라고 부르면 

제라늄이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출처: 빨강머리 앤의 정원 , 박미나 글 그림 






제라늄과 펠라고늄의 차이


제라늄의 영명은 Geranium이고, 학명은 Pelagonium이다.  제라늄과 펠라고늄은 같은 것인지, 제라늄 안에  펠라고늄 품종이 따로 있는 건지, 제라늄과 펠라고늄은 각각 다른 것인지 혼돈이 됐다. 우리가 알고 있는 꽃이 화려한 종류의 제라늄은 제라늄이 아니라 펠라고늄이다.  


제라늄(쥐손이풀/청하 쥐손이)
이질풀(쥐손이풀목,쥐손이풀과)


우리네 자연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야생화 중 하나인 쥐손이풀이나 이질풀과 같은 식물이 제라늄이고, 화단이나 꽃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훨씬 더 화려하고 큼지막한 꽃을 피우는 것이 펠라고늄이다. 둘 다 쥐손이풀과에 속하지만 속명이 제라늄과 펠라고늄으로 나뉜다.


실버 스텔라
에어프릴 스노우


제라늄과 펠라고늄이 혼돈돼서 사용된 까닭은 스웨덴 식물학자 칼 폰 린네가 식물 분류체계를 처음 세우면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자생하던 쥐손이풀(Geranium)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자생하는 펠라고늄을 같은 속의 식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는 두 종류가 뚜렷하게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 년 뒤인 1789년 린네의 동료 식물학자였던 샤를 레리티에가 린네의 실수를 정정하면서 펠라고늄속으로 정정했다.  

약 300여 년 전 쥐손이풀속 중 펠라고늄으로 분류한 식물을 모두 제라늄으로 취급했다가 30년 후 다시 펠라고늄이란 본명을 찾아 정정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분류법이 정정되는 과정에서 이미 익숙한 제라늄이란 이름을 포기하려는 정원사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제라늄이라는 이름이 단단히 정착돼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밀필 드로즈
조이 블라썸







펠라고늄 종류


펠라고늄은 크게 4종류로 나눈다.  조날 제라늄, 리갈 제라늄, 아이비 제라늄, 구문초로 불리며 영어식으로 센티드 제라늄이라 불리는 향 제라늄이 있다. 


이외에도 잎사귀의 다채로운 무늬나 모양을 즐기는 팬시 제라늄, 전시회 등을 위해 한꺼번에 많은 꽃을 피워내기에 적합한 제라늄들을 묶어 부르는 쇼 제라늄 등이 있으며, 잎사귀의 모양이 단풍잎 처럼 갈라지고 좁은 꽃잎을 가진 꽃을 피우는 제라늄들을 따로 스텔라 제라늄(벤쿠버 제라늄이 대표적)이라고 부른다. 



1. 조날계

학명은 Pelargonium X Hortorum


엘라리즈 알렉시스
브룩사이드 폴카
피코티 핑크
트랜드게사 라이트 핑크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제라늄으로, 화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둥근 잎에 검은색의 말발굽 무늬가 그려진 제라늄이다. 제라늄은 품종별로 무늬가 있고 없기도 하며, 무늬를 가지는 제라늄이라 하더라도 광합성이나 일교차 등에 의해 발현되는 정도가 달라지기도 하므로 절대적인 구별 기준은 아니다.  햇빛을 잘 받으면 잎에 말발굽 형태의 띠가 생긴다. 




2. 리갈계 

학명은 Pelargonium X Domesticum


파비올라
스트로베리크림
패티코트
엔젤아이즈 랜디


펠라고늄을 교잡해서 탄생한 교잡종. 포도나무 잎과 같은 뾰족하게 갈라진 잎에, 팬지꽃과 비슷한 형상과 색상의 큼지막한 꽃이 피는 제라늄. ' Regal', 제왕의, 위대한 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제라늄의 제왕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화려하고 거대한 꽃으로 유명하다.  다만 무더운 여름이 되면 생장을 정지하고 휴면기에 들어가 버리며, 봄에만 꽃이 핀다는 것이 단점.  미국에서는 조지 워싱턴의 부인인 마사 워싱턴이 리갈 제라늄 매니아였다는 사실 때문에 마사 워싱턴 제라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크고 화려한 꽃이 피는 품종과 작은 꽃이 많이 피는 크리스펌 계열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펌 계열인 PAC사의 '엔젤 아이즈 랜디' 품종이 대표적으로 알려진 탓에 리갈 제라늄도 그냥 '랜디'라고 불린다. 




3. 아이비계 

학명은 Pelargonium peltatum


블루시빌
재키굴드
비바 캐롤리이나
레드시빌


이것 저것 교배하는 품종 개량 과정 중에 조날계의 혈통을 부분적으로 갖고 있는 품종도 혼재한다. 아이비라는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마치 담쟁이 잎을 연상시키는 갈라진 잎을 지니며,  줄기는 조날처럼 스스로 서지 못하며 길게 늘어져서 자란다.  그런 특성 덕분에 주로 걸이화분이나 발코니 창가를 장식하는 용도로 재배한다.  가뭄에 강하며 조날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홑꽃이나 겹꽃이 피는 교잡종이 존재하며 겹꽃 품종은 삽목으로 번식한다.  웃자람이 많아서 햇빛 좋은 곳, 주기적인 가지치기, 순따기가 필수다. 




4. 향 제라늄


본트로사이
로즈 제라늄 (구문초)
애플 사이다
애플 제라늄


흔히 구문초라고 해서 모기를 쫓는 식물로 여름에 사랑받는 제라늄이다.  잎에 강한 향 성분을 지니고 있어서 아로마 제품이나 향수의 원료 성분 추출용으로 대량재배되기도 한다.  국내에서 주로 기르는 품종은 로즈 제라늄과 이를 베이스로 교배된 품종 구문초 시리즈들이 있다.  이 외에도 애플 제라늄, 애플사이다 제라늄, 페퍼민트 제라늄, 코코넛 제라늄 등이 주로 재배된다. 



5. 엔젤 제라늄


그린 파쏘 보르도
벅스 웰 골든 애니버셔리
콴타메이 제라늄


리갈의 교배종으로 봄에만 꽃을 피운다.  리갈보다 잎과 꽃의 크기가 작고 웃자람이 있어서 햇빛 좋은 곳, 주기적인 가지치기. 순따기가 필수.




6.  센티드 제라늄 

센티드 제라늄
라임 제라늄


제라늄은 약 200여가지의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종류들을 보면, 상큼한 향기가 매력적인 라임 제라늄이 있다.  센티드계에 속해 센티드 제라늄이라고도 불린다. 잎에서 달콤상콤한 향기가 나는 펠라고늄으로 화장품에도 성분이 사용되고 있다. 




7.  조날틱 제라늄


라라 마조리
조날틱 제라늄 썬빔


조날과 아틱클라툼의 이중 교배종으로,  꽃이 크고 화려하며 봄에만 핀다.  펠라고늄 중 유일하게 응애가 잘 생긴다.




8.  팬시 리프


골드 러쉬
챌시 다이앤


조날 중에서 잎에 흰색,노란색.검은색.붉은색 등의 색깔, 무늬가 있는 종류로 고온다습에 특히 취약한 편. 






꽃의 모양과 무늬에 따라


1.  싱글 (Single)

홑꽃으로 꽃잎이 기본 5장 





2. 세미더블 (Semi-Double)

6~9장의 꽃잎 수 





3.  더블 (Double)

9장 이상의 꽃잎 수 


소프트핑크더블
그래비티 더블살몬
그래피티더블세먼



4. 로즈버드 (Rosebud)

장미를 닮은 꽃 모양 


애플 블라썸 로즈버드
글래디스 에블린
노엘 고든
핑크 램블러
웨스트데일 애플블라썸
웨딩 로얄
스위트 제스
시스터 헨리




5. 튤립형 (Tulip)

튤립을 닮은 꽃 모양 


릴리안안드레아
마베카튤판
레드판도라
미시즈찰스
엠마프론벵스트보




6. 스파클드 (Speckled)

꽃잎에 점들이 흩뿌려진 '깨순이' 제라늄 


그레이트브릿셋
캠스하퍼
샌다운
뉴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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