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멜로 Dec 15. 2024

슬기로운 독일 겨울나기 (3)

독일 이민 10년 차가 이야기하는 즐겁게 독일 겨울을 보내는 법  

독일 겨울의 꽃은 뭐니 뭐니 해도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도시마다, 동네마다 열리는 이 마켓들은 다 비슷해 보여도 제각기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름을 살펴보면 그 마켓의 개장일이 대략 언젠지 유추할 수 있다.

뮌헨에서 열리는 마켓을 기준으로, ‘크리스마스 마켓(Weihnachtsmarkt)’라는 단어 자체를 사용하거나 ‘아기 예수(Christkindl, 주로 독일 남쪽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쓰는 말)’가 이름에 들어가는 곳은 대체로 올해를 기준으로 11월 25일 혹은 그 이후에 문을 열었다.

- Christkindlmarkt am Marienplatz (마리엔 플라츠에서 열리는 아기 예수 마켓) 11/25일

- Weihnachtsmarkt am Sendlinger Tor (젠들링어 토어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11/25일

- Weihnachtsmarkt am Chinesischen Turm (영국 정원 중국 타워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11/27일

- Münchner Adventsspektakel – Mittelalterlicher Weihnachtsmarkt (뮌헨 아드벤트 스펙터클 - 중세 시대 스타일 크리스마스 마켓) 11/25일

- Pink Christmas, der queere Weihnachtsmarkt (핑크 퀴어 크리스마스 마켓) 11/25일

반면에 직접적으로 이 이름을 사용하지 않은 곳은 대부분 이보다 훨씬 먼저 문을 연 것을 알 수 있다.

- Münchner Eiszauber am Stachus (스타츄스에서 열리는 뮌헨 얼음 마법) 11/22일

- Weihnachtsdorf im Kaiserhof der Residenz (뮌헨 레지던츠의 크리스마스 마을) 11/18일

- Weihnachtszauberwald Bogenhausen und Glühweinfestival (보겐 하우젠 크리스마스 마법 숲 그리고 글뤼바인 축제) 11/14일

- Winterrausch im Hexenhaus – Gans woanders (헥센하우스에서 열리는 겨울의 취기) 11/21일

- Viktualienmarkt Winterzauber (빅투알리안마켓의 겨울 매직) 11/22일

- Winter Wonderland Schwabing (슈바빙 지역 겨울 원더랜드) 11/15일

그 이유는 11월 마지막 일요일인 11/24일이 Totensonntag(토텐존탁), ‘죽은 자의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은 기독교에서 망자를 추모하고 기리는 엄숙한 날로 음악을 틀거나 춤을 추는 일이 금지되어 있다. 바이에른을 비롯한 일부 주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는 날로 공식 지정되어 있기까지 하다(Ruhegesetz).

죽은 자의 날을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대림절(Advent)과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분위기로 전환된다. 종교 관습적으로 죽은 자의 날 전에는 축제 분위기를 자제해야 하는 탓에, 그전에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은 공식적으로는 ’ 겨울 왕국‘과 같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마켓들도 11/24일 당일엔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이걸 모르고 글뤼바인 마시고 싶은 마음에 11월 중순에 가까운 마켓 준비하는 것을 보고 한걸음에 달려갔다가 헛걸음한 적이 있다. 긴긴 독일 밤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크리스마스 마켓을 기다리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도시마다 동네마다 크리스마스 마켓 도장 깨기 하면서 그 마켓만의 특색 있는 맛있는 음식도 먹어보고 글뤼바인도 한잔 하면 연말은 후딱 지나가게 마련이다.


독일 겨울을 슬기롭게 보내는 법 (3)​

독일 도시마다, 동네마다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 도장 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