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이가?
40년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사춘기에 해야 했을 고민을
40대가 된 지금, 이렇게 치열하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잔짜 나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듯.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나는 유치원생이었을 때도,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었을 때도
매사에 크게 열정적인 아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하게 있었던 적도 없고,
엄마가 경험시켜주려고 했던 많은 것들 앞에서도
나는 금방 흥미를 잃었다.
한 가지를 꾸준히 진득하게 하며
작은 성취의 경험을 해 본 기억도 많지 않다.
주변에서 질문을 하면 나의 대답은 거의
'모르겠어요.' 였다.
참 생각이 없었던 아이였다.
그저 흐르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나는 40대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내가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그런 경험 또한
돌이켜 보면 많지 않다.
그런데 또 이상한 점이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없었음에도
엄마가 대신 내려준 선택 앞에서는
나는 또 그렇게 순순하지는 않았다.
싫다며 고집을 부리고, 괜히 오기를 부리며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나는 무엇이 그렇게 불만이었을까.
그렇게 나는 공공기관에 취업을 했고,
주어진 일을 하며,
부모님 품 안에서 그냥 그렇게 안전하게만 살아 왔다.
'잘 살았다'고 말하기엔 애매하지만.
그리고 결혼.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인 결혼 앞에서
나는 또다시 모든 조언을 무시했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
조건이 좋았던 사람들,
부모님의 의견까지도.
돈이 없어도 괜찮고,
가정 환경이 달라도 괜찮다며,
그저 좋다는 이유 하나로 선택한 결혼.
그것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내가 선택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 이후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결혼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니라,
결혼 이후의 삶이 내 인생에서
웃음이 사라진 시간이 되었다.
웃음이 참 많았던 나는
웃음이 사라진 채, 무표정한 모습으로
8년이라는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점점 위축되고,
자존감은 낮아지고,
앞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자꾸만 숨고만 싶어지는 나.는게 아닌
계속 숨고만 싶어지는
그런데 생각해보면 예전에도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왜이렇게 사람들 앞으로 나가는게 어려울까.
왜 이렇게 사람들과 소통하는게 어려울까.
나는 그렇게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자랐는데도
왜이렇게 자신감이 없고, 위축되는 걸까
어디로 돌아가서 나를 되돌아봐야할까